해양레저 바로알기 8.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
해양레저 바로알기 8.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3.06.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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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약 30년 전인 1993년 10월 11일 연합뉴스에는 ‘자동차 정비업체, 인력부족 갈수록 심화’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당시 기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89년 대비 정비차량 대수는 81%가 증가했지만, 정비인력 증가는 28%에 그쳤다는 것으로서, 정비인력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차량 수는 1989년의 170대에서 1993년은 239대로 늘어나 정비인력 부족에 따른 정비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기사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1989년 384만 대에서 1993년 821만 대로 또다시 두 배 넘게 성장하였다. 그리고 1997년 1,041만 대로 1,000만 대를 넘긴 이후 2022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2,500만 대를 넘어섰다. 반면 자동차 사고 건수는 1997년 24만 6,000건에서 2021년 20만 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산술적으로는 자동차가 2.5배 늘었으니 사고도 비슷한 비율로 증가해야 하나 오히려 약 16%가 감소한 것이다. 더구나 전체 운전면허자의 수는 2001년 1,988만 명에서 2021년 3,372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음에도 사고를 줄인 것이다.

자동차 1,000만 대를 넘어선 1997년 이후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은 여러 노력을 통해 자동차 사고 감소에 매우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냈다.

 

무엇이 자동차 사고를 감소시켰나?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가 잘 작동해야 한다. 먼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의식이다. 빨간불에는 멈추고 파란불에 움직여야 하는 기본적인 것이 당연하게도 지켜져야 하며, 무단횡단, 음주운전, 과속 등을 하지 않는 질서의식 등 안전에 대한 자동차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안전한 자동차 주행과 주차 등에 대한 인프라다. 자동차 도로와 신호등 체계 등 안전이 고려된 교통 인프라는 잠재적 사고를 줄이는 데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세 번째로 자동차 장비에 대한 관리가 잘되어야 한다. 자동차 품질 향상도 동반되어야 하지만 실력있고 검증된 정비인력이 시행하는 자동차 기계장비에 대한 완성도 높은 정비는 고장을 줄이고 사고도 줄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2022년 2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영업중인 자동차 종합정비소(1급 정비소)는 전국에 약 5,000곳 이상이며, 카센터 등 모든 자동차 정비소는 약 3만 5,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자동차 정비소 입장에선 치열한 경쟁이지만, 사용자로서는 근거리에 자동차 관리를 할 수 있는 정비소가 있음으로써 차량 관리가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전국 각지에 있는 100개 가까운 대학의 자동차 관련 학과에서 배출한 양질의 인력이 자동차 산업에 유입되며 자동차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체계적이고 훈련된 정비인력까지 자동차 정비소로 공급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때 활발한 캠페인이었던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이나 정차선을 잘 지키는 운전자에게 ‘양심 냉장고’를 선물하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던 시절은 과거의 역사가 되었다.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정차선을 잘 지키는 것이 당연한 요즘의 대한민국에서는 자동차의 정기적 관리는 물론 사용자 인식개선의 수준까지 꽤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과 유사한 해상엔진

내연기관은 이동을 위한 에너지를 오일로부터 얻어 운동에너지로 전환한다. 대표적인 해양레저인 보트와 요트 역시 내연기관이 장착되어 있고 보팅과 요팅을 위한 에너지를 내연기관으로부터 얻게 된다. 해상엔진도 엔진오일 등 각종 오일류와 필터 등을 사용하는 구조가 자동차 엔진과 매우 흡사하다. 실제로 해상용 엔진을 만드는 브랜드들은 내연기관 엔진을 만드는 회사가 많다. 선외기 브랜드인 야마하, 혼다, 스즈키는 물론이고, 선내기 브랜드인 볼보 팬타, 현대 씨즈올 등이 오토바이나 자동차 엔진을 기반으로 해상용 엔진까지 확장한 사례이다. 따라서 레저 선박의 내연기관 관리는 자동차와 유사하다.

연도별 해양사고 발생현황
연도별 해양사고 발생현황
수상레저기구 사고 원인
수상레저기구 사고 원인

증가하는 수상레저기구 해양사고, 그 중 1위는 정비사고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전체 해양사고는 2016년 2,549건에서 2021년 3,053건으로 19.8%가 증가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 포털에 따른 어선의 수는 2016년 6만 6,000대에서 2021년 6만 5,000대로 큰 변화가 없으나, 이 시기 동력수상레저기구는 2016년 1만 9,000대에서 2021년 3만 3,000대까지 증가했다. 해양사고 중 수상레저기구 사고는 2016년 325건에서 2021년 597건으로 무려 83.7%가 증가했다.

사고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정비 관련 사고인 기관손상, 조타장치 손상, 추진축계 손상 등의 비율은 2021년 597건 중 338건(56.6%)이나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매우 치명적이다. 조류가 흐르는 바다에서 기관, 조타장치, 추진축계 등이 고장난다면 생명과 직결된 중대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정비 관련 사고는 후진국형 사고로 여겨지고 있다. 사용자가 선제적으로 적시에, 훈련된 정비사가 제대로 정비하면 사고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소위 통제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동력수상레저기구 수요예측 결과
동력수상레저기구 수요예측 결과

동력수상레저기구, 2028년 5만 척 넘어설 듯

보트, 요트 등의 등록대수를 관리하는 우리나라의 동력수상레저기구 등록대수는 2022년말 기준 3만 5,000대를 넘어섰다. 불과 10년 전인 2013년엔 1만 대도 안되는 9,000대 수준이었지만 매년 3,000~4,000대 내외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일본 다음으로 큰 규모의 시장으로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보트와 요트 운항을 위한 조종면허자는 매년 2만 명씩 신규취득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30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해양레저교육센터 타당성 용역에서 향후 동력수상레저기구 등록대수를 선형 회귀분석을 통해 추정한 결과 2028년이면 5만 척을 넘어서고 2035년에 현재의 두 배인 7만 척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비교적 보수적으로 추정한 예측치로서 다항식 기반으로 추정하면 이 시기는 3년 이상 앞당겨진다.

 

해양안전, 사용자는 만족 못하고 있다

자동차가 증가하며 교통사고가 증가한 것을 경험했듯, 동력수상레저기구의 증가는 해양사고 증가를 가져올 것임을 충분하게도 예측할 수 있다. 교통사고 예방은 운전자의 교통안전의식과 초기대응에 대한 방법이 중요하다. 2019년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이 조사한 부경해양지수 중 안전지수는 52.1점으로 일반인들은 해양안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해양안전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방법을 잘 숙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8.2%에 불과했으며 해양안전의식 강화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61.7%이다.

2022년 경기해양교육센터 타당성 용역에서 레저 선박 선주와 관리자 2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정비업체에 대한 만족도는 73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FRP보트의 정비 신뢰성은 71점, 정비비용은 68점, 수리시간은 70점으로 낮은 결과를 보였다.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업체 선정조건은 업체의 정비 경력과 전문성이 85점으로 중요한 요건으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기대 대비 정비업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비인력 채용의 어려움 정도, 역량강화를 위한 전문교육 필요성

해양레저 정비업체,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같은 보고서에서 전국 54개 해양레저 기관, 선박정비업체를 대상으로 한 결과를 보면 정비업체의 운영 업력은 5년 미만이 61%이며, 이 중에서도 3년 미만이 48%나 된다. 정비인력의 근속연수도 5년 미만이 68%이며, 이 중 2년 미만도 33%이다.

이러다 보니 정비업체에서도 정비인력의 역량 수준에 대한 만족한다는 응답이 20%에 불과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비인력의 채용도 쉽지 않다. 채용이 쉽다는 응답은 7%에 불과하며 어렵다는 응답이 51%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적정한 정비인력의 채용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4명이 근무하고 있는 소형 정비업체의 경우 부족한 인력은 2.3명이라고 응답했다. 즉, 정비업체는 필요인력의 약 66%만 채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해양레저 정비 전문 교육에 대한 갈망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역량 수준은 낮고 근속연수도 짧은 정비인력이 수리하는 상황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선주 등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리시간은 길어지고 그만큼 비용은 올라가는 데다가 정비 신뢰성까지 낮아지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다. 이는 결국 정비 결과물에 대한 비용과 품질에 대한 사용자의 불신을 높이게 되어 정기적이고 선제적인 정비를 주저하게 만들어 장비의 안전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해양레저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비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필요 없다는 응답은 5%에 불과하며 필요,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65%를 나타냈다. 신규인력의 교육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선외기 22%, 선내기 18%, 추진장치 16%, 전기장치 17%, 선체 23% 등 전 분야에 대한 교육이 골고루 이루어지기를 희망했다.

 

해양레저 정비인력 양성하는 경기해양레저인력양성센터

경기도는 2016년부터 선외기, 선내기 등 해상엔진, FRP 선체에 대한 직업훈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40명 내외의 인원을 교육해 2022년까지 7년간 341명을 수료시켰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로 좁혀보면 이 기간 동안 154명이 수료하고 취업, 창업자는 108명으로서 취·창업률은 70.1%이다. 정부의 전체 직업훈련사업 취업률이 53.5%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2일 내외의 자가정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선외기, 선내기 등 해상엔진에 대한 작동원리, 응급조치방법, 기초 유지보수 등을 통해 안전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하여 응급상황 시 1차적 현장대응을 할 수 있고 전문가와의 통화를 통해 조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으로서 2022년까지 465명이 수료하였다. 해양 전문기관에서도 요청하는 위탁 교육도 시행하는 등 안전한 해양레저 활동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사용자의 역량 강화 교육을 7년째 추진하고 있다.

 

해양레저 정비 전문 인력양성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

2021년 해양수산부의 해양관광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해양관광 관련 선박 수리업 종사자는 1,321명으로 나타났다. 동력수상레저기구 1대당 경정비, 전체수리, 출장시간 등 연간 정비시간 약 159.1시간을 적용하면 2022년에 필요한 인력은 2,894명으로 1,573명, 약 54.3%가 부족하다. 5만 척이 넘어가는 2028년에는 4,254명이 필요하며 7만 척을 넘기고 난 2036년에는 6,000명의 해양레저 정비인력이 필요하다고 예측된다.

경기해양레저인력양성센터는 안산, 김포, 인천으로 흩어져 각각 교육장 한 곳만을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해상엔진 정규반 교육에 3개월씩 소요되는 상황에서 교육 인원 증가나 업계가 요구하는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이 불가능하다. 자동차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감소를 가능하게 했던 여러 이유 중 훈련된 정비인력 양성은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동력수상레저기구 증가를 고려한 전문 정비인력의 확대와 기존 종사자의 역량 강화교육을 개설하여 안전한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 교육장을 갖춘 집적화된 해양레저 교육센터 건립은 안전한 대한민국 해양레저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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