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생활플랫폼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 기대하며
어촌생활플랫폼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 기대하며
  • 김향자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초빙교수
  • 승인 2023.06.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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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정비·보전사업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어촌지역의 경제·교육·문화·복지·의료·일자리 등 경제·생활 플랫폼과 안전 인프라 전반을 지원하여 어촌을 혁신적인 경제 공간으로 전환하고 어촌사회 지속성 강화 및 어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전 정부 사업인 어촌뉴딜300사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하고 발전적 사업 모델을 구축하여 인구감소 위기의 어촌지역 재생 추진을 위하여 세 가지 유형의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 중 어촌신활력증진 어촌 생활플랫폼 조성 사업은 기존 해양수산부 정책사업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 및 조직에 대해 지원하고 이러한 조직을 통하여 어촌의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로컬크리에이터 이외에 민간조직에 관한 지원 사례는 드물어 우려 속에 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촌이 당면하고 있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지역쇠퇴라는 현실 여건을 고려할 때,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오는 방법을 여러모로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어촌지역의 쇠퇴도는 도시는 물론 일반 농촌보다도 심각한 상황이고 의료복지, 생활 서비스의 접근성과 이용 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실정이다.

이 사업이 어촌뉴딜300사업과 다른 점은 어촌뉴딜300사업이 계획 중심의 ‘완결형’ 사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면, 어촌신활력증진 어촌 생활플랫폼 조성 사업은 역량 있는 주체가 초기에 참여하여 사회혁신실험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한 후 어촌스테이션 기능을 결정하고 이를 계획에 담아 사업을 추진하는 ‘현장완성형’ 사업 방식이라는 점이다. 또한, 기존의 어촌뉴딜300사업이 주민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자체와 지역협의체의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었다면, 어촌신활력증진 생활플랫폼 사업은 사업 종료 이후 사업 효과의 지속성을 제고하고 지자체 주도의 지역개발 사업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민·관 협력형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어촌신활력사업 유형2의 목적 및 특성

기존의 어촌뉴딜300사업은 어촌·어항 기반시설을 현대화하는 어촌생활 SOC사업으로 전국 어촌·어항 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함으로써 어촌지역의 활력과 어촌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어촌신활력증진 어촌 생활플랫폼 사업은 어촌·어항 시설 개선과 수산업 발전 중심의 해양수산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촌 삶의 질 개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어촌’ 조성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어촌지역의 인구감소 둔화를 위한 생활 서비스 기반 구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생활인구 증대와 함께 어촌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과 관련된 생활 서비스 개선을 통하여 ‘정주하는 어촌’, ‘다시 돌아오는 어촌’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의 목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돌봄이나 교육, 문화, 복지 등 어촌 주민의 열악한 생활 서비스를 개선하여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 즉, 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회복과 어촌의 생산인구 유출을 최소화하고 관광, 사업, 체류를 목적으로 어촌으로 들어오는 관계인구 유입을 위해 어촌의 산업경제자원, 생태환경 및 경관자원 활용을 통한 어촌지역에 특화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역 기반의 다양한 민간 활동 주체의 참여와 관련 사업을 연계하여 어촌의 가치를 높임으로 어촌의 물리·사회·경제적 측면의 통합적 재생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세부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주체는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이 기존의 어촌계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전문적 경험과 능력을 갖춘 앵커조직이 중심이 되어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해보기도 하고, 주민을 조직화하기도 하여 지역 생활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체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의 어촌·어항 사업이 주로 수산업 중심, 어촌계 중심으로 추진돼 왔으나 어촌에 사는 주민들의 다양성, 어업이 아닌 산업 영역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해 ‘앵커조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다.

앵커조직과 링커조직은 왜 중요한가

어촌뉴딜300사업은 물론 기존 어항 및 어촌 관련 시설개발사업은 대부분 어촌계와 같은 어촌공동체가 협의체의 중심이 되어 지자체가 직접 추진해 왔다. 어촌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어촌의 어업노동을 중심으로 결성된 어촌의 대표적인 조직으로서 어촌사회 구성 및 존속의 근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업에서는 이러한 어촌계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어촌지역 주민들 모두를 정책 대상으로 보고, 이들 어촌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촌신활력증진 생활플랫폼 사업은 새롭게 투입되는 앵커조직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파트너로 참여하는 민관협력형 사업이다.

앵커조직은 지역자원 조사를 통한 어촌생활권을 설정하여 어촌지역에 필요한 사회혁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발전시킨 어촌스테이션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실제로 사업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링커조직을 발굴하는 일을 한다. 또한 사업계획을 담은 공간환경마스터플랜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하여야 하며, 사업에 대한 백서발간 및 홍보 등 사업 전 과정을 총괄적으로 지휘하여야 한다. 이와같이 앵커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동 사업에서는 4명의 상근인력 인건비를 지원하고 조직이 운영될 수 있는 일부 운영경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업구조로 볼 때 매우 획기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본사업에서는 사람과 조직을 사업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따라서 본 사업은 얼마나 역량 있고 지역 친화적 앵커조직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앵커조직은 어촌지역 주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하여 어촌의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어촌스테이션과 같은 거점시설을 운영하는 한편, 어촌생활 및 경제 생태계를 조직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링커조직은 지역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거나 잠재해 있는 조직으로 어촌지역에서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가 된다. 기존에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와 관련 활동을 수행해 왔던 사람과 조직들이 어촌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촌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앵커조직과 함께 발굴하고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역할들은 지역 내 다양한 분야의 공공기관, 민간조직, 전문가 그룹 등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도들, 사회혁신프로그램 및 어촌스테이션

이 사업은 어촌의 생활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일정 공간을 범위로 한 어촌생활권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어촌생활권은 마을과 생활권을 연계하는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공간이며 마을 단위 생활서비스 수요를 잇는 어촌생활 생태계를 조성하고 더 나아가 어촌자원을 활용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초기에 어촌생활권에 대한 조사 분석이 필요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생활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1차 어촌생활권은 어업권과 생활서비스를 공유하는 어항 배후마을과 인접마을로 마을공동체, 생산공동체의 기초단위로 보고 있다. 1차 어촌생활거점은 어촌생활권 간 서비스 연계를 위한 핵심 장소로 일상생활 서비스관련 시설 밀집 장소로서 어촌스테이션과 같은 거점시설의 도입 장소로 고려하고 있다. 2차 어촌생활거점은 생활서비스/경제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읍·면·동 거점지역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해당 어촌생활권에서 필요한 생활서비스 개발을 위하여 필요한 프로그램을 ‘사회혁신 프로그램’으로 추진하고, 이를 정착화하기 위하여 어촌플랫폼인 어촌스테이션을 조성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러한 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자 하면 지역에 역량 있는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발굴하여 연계시키고, 실제 역할 주체로 만들어 나가느냐가 이 사업의 중요 핵심이다.

어촌스테이션은 어촌지역에서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돌봄, 교육, 문화 등 생활서비스 및 경제활동의 발신기지임과 동시에 플랫폼 역할을 하는 물리적 공간이며 실제 사업이 운영되는 장소이다. 따라서 공간은 어촌생활권 내에서 서비스 접근이 유리한 위치에 입지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촌의 아동, 노인 돌봄 등을 위한 어촌돌봄 스테이션 조성의 경우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고, 보건진료소, 초등학교(분교), 도서관 등 기존 시설과 연계하여 돌봄,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최근 창원에서는 소방서의 일부를 방과 후 돌봄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좋은 예가 있다.

 

꼭 필요한 정책 모델 어촌신활력증진 어촌 생활플랫폼 사업

이 사업은 어촌에서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추진하기 어려웠던 어촌 경제·생활 플랫폼을 구축하여 어촌을 혁신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사업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시설은 갖추고 있으나 시스템과 조직이 부족하여 활성화가 미흡하였던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미래지향적 어촌 맞춤형 사업이다. 그러하기에 이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부분의 국고지원사업과 마찬가지로 이 사업에서도 사업 시행주체로서 행정전담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자체가 새로운 정책 시도를 하고 있으므로 지자체에서는 전담 인력이 배치되어야 하며,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하여 총괄관리 및 행정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앵커조직과의 긴밀한 협력과 유관 조직과의 업무 협의 등을 통한 사업 지원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하여 사업추진협의체 및 행정전담조직은 앵커조직과 함께 본 사업에 대한 학습과 경험의 공유 등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습과 정보 공유는 동 사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심의·조정위원회도 예외는 아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개선되어야 할 정책 이슈들을 도출하고 정책 환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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