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보다 더 무서운 것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보다 더 무서운 것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6.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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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식화하면서 해양환경과 수산물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데 2008년 광우병 파동을 연상시킬 정도로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해양 오염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 등 방사능, 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장과 논리가 나눠진다.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것이 원천적으로 논란을 막을 최상의 방법으로 꼽히지만 일본은 여러 방법 중 ‘방류’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이슈는 해양수산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거론되는 것으로 해양쓰레기 문제가 있다. 해양쓰레기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해상 기인 쓰레기와 육상 기인 쓰레기가 바로 그것이다.

해상 기인 쓰레기는 어업 현장에서 유실되는 폐어구가 주이고, 육상 기인 쓰레기는 PET(Poly Ethylene Terephthalate) 플라스틱이 주라고 할 수 있다. PET 플라스틱의 경우 강, 하천 등을 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큰 플라스틱도 상당 시간이 지나면서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그런데, 미세플라스틱을 해양생물이 섭취했을 경우의 폐해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초에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해양에 유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지난 2019년 6월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의 뉴캐슬대학은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전 세계 성인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해서 많은 논문이 발간되고 있는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등에 따르면 산모의 태반이나 모유, 심지어 혈액에서 10µ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식음료를 통해서 인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 중 100µm 이상 크기는 몸 밖으로 배출이 되지만 이보다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순환기, 심혈관, 뇌혈관을 통해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보고된다. 지난 2월 중국 광저우 의과대학과 중산대 제5부속병원 등의 연구팀은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폐암 환자의 기관지-폐포 세척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인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 중 식음료를 통한 것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호흡 과정에서 폐로 유입된다. 또 폐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50%는 섬유 형태로 유입돼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의 폐해는 구체적인 반면, 원전 오염수의 경우는 막연한 우려와 찝찝함, 불신 등에서 비롯된 점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미세플라스틱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은 물론, 세탁 과정에서 배출되는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을 막기 위한 세탁기 필터 개발과 장착의 제도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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