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수산과학원 조직개편 방안
이상한 수산과학원 조직개편 방안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6.13 07: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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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龍頭蛇尾) 우려 목소리

[현대해양] 수산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우동식)의 조직개편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산과학원은 시대 변화, 기후 변화, 수온 상승 등으로 달라지는 해양환경에 적극 대응키 위해서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수산과학원은 특히 해수온 변화에 따른 자원 이동과 자원량 변화 등에 민감한 어업인들의 고충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국립연구기관이기에 이를 전담할 부서를 설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위기라는 것.

수산과학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수산과학원은 지난 2021년 12월 우동식 원장 취임 직후부터 조직 개편을 준비했으며, 지난해 11~12월 본격적으로 이를 서둘렀다(현대해양 4월호 기사 참조). 특히 올 2월에 있을 예정이었던, 향후 5년간의 새로운 중장기 목표, 전략방향, 연구종합계획 등을 담은 비전 선포식에 맞춰 조직개편을 서둘렀다.

이런 배경으로 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를 중점 연구할 기후환경연구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기후변화와 재해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팀인 ‘자연재해 대응팀’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 기후환경연구부만 신설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소 기형적인 모양새이긴 했지만 기후변화연구과가 기존 연구기획조정부 산하에 있는 것. 그럼에도 부(部)를 신설한다는 것은 기존 연구기획조정부의 기능을 운영지원과 등으로 분산시키고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이 숨어있는 것. 이는 국내 다른 국립 연구기관처럼 행정부서 중심이 아닌 연구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취지가 담겨 있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뒤 신설되는 기후환경연구부 부장을 식품위생 전공자가 맡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자원환경식품부 소속 식품위생가공과가 ‘식품안전가공과’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기후환경연구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자 비전공자가 신설 부서장이 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며, 부 신설의 의미가 없으며, 조직개편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곧바로 비전문가이긴 하지만 식품 전문가이기도 한 부장급 실세 연구관을 다시 의식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는 이들이 나왔다.

수산과학원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연구과가 독립해서 부로 (승격)되는데 또 다시 같은 비전문가가 그 부를 맡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설 연구부를 맡는 것으로 알려진 이는 실세 부서를 6년째 맡아오는 고위공무원단(고공단) 소속 연구관이다. 보통 2년 정도 부장을 맡는 것에 견주면 이 연구관의 사례는 매우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그는 어떻게 본원 실세 부서에서 6년이나 수장을 맡을 수 있었을까.

고공단은 정부에서 직접 성과, 실적, 업무 등을 파악하고 자격 유지 여부를 따진다. 즉 고공단에 남기 위해서는 ‘실적’이 필요하다는 것. 당연한 얘기지만 연구기관에서는 연구 성과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연구자가 연구부서가 아닌 행정 부서를 오랫동안 맡으면서 실적을 낼 수 있는 방법, 반대로 스스로 부원장이라 칭하며 핵심 부서장을 장기간 맡을 수 있는 비결은 무얼까.

실세 고위 공무원의 최근 논문, 연구보고서가 여러 편 발견된다. 눈에 띄는 것은 본인 전문 분야와 다른 분야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 사례가 그것이다. ‘기후변화’ 관련 연구,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현 원장 취임 이후부터 최근 몇 년 사이 관련 논문 작성 ‘실적’이 두드러져 보인다. 그의 실적은 특허 출원에 까지도 미친다. 최근 몇 년 사이 OO용 OO 처리장치, OO용 회피장치 등의 수산공학과 소관의 특허 주발명자 등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확인된다(<그림2>참조).

본인 전문이 아닌 이런 저런 연구와 특허 출원에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로부터 특허의 경우 “아이디어를 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연구의 경우 “TF단장을 맡아 관리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내고, 관리했다는 이유로 주발명자,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린 것. 이와 관련해 수산과학원 연구 풍토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래서는 안 되지만 상급자 이름을 올려주고 다른 실익을 얻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인 분야가 아닌 분야의 논문, 연구 보고서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행위는 연구윤리의 문제이기도 하고 범죄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F팀까지 조직해 운영했던 수산과학원의 이번 조직개편 시도가 용두사미로 그친다면 이는 예산 낭비,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일 뿐만 아니라 수과원 개혁은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저자 표기와 관련해 해당 부장급 연구관은 “전체를 오그나이즈(organize)한 것이 아니라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특허 출원과 관련해서 이 부장급 연구관은 “아이디어를 냈다.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떻겠나, 저건 저렇게 하면 어떻겠나 해서 (특허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설 기후환경연구부 부장 내정설에 대해서는 “식품안전가공과가 기후환경연구부로 가는 건 맞지만 누가 부장을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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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가 나간 뒤 당사자(여기서 라고 지칭 함)는 아래와 같이 국립수산과학원 홍보 담당자를 통해서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크게 3가지다

첫째 그는 어떻게 실세 부서에서 6년이나 수장을 맡을 수 있었을까. 고공단은 정부에서 직접 성과, 실적, 업무 등을 파악하고 자격 유지 여부를 따진다. 즉 고공단에 남기 위해서는 실적이 필요하다는 것. 당연한 얘기지만 연구기관에서는 연구성과가 필요하다.는 문장에 대해서 그는 연구기관이라 하더라도 부서 특성에 따라 성과지표를 달리한다. 특히 연구지원부서(연구기획조정부장)의 경우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의 성과지표가 있으며, 논문을 성과평가 지표로 삼고 있지는 않는다라고 반론했다.

그러나 기사에서 지적한 것은 문서상에 있는 성과 지표 외에도 다른 성과가 있는 것이 평가에 유리하기 때문에 연구기관에서 연구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는 연구성과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한 인터뷰이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 행정업무만 하는 연구자보다는 행정업무를 하면서 연구성과도 내는 연구자가 있을 때 기관에서는 누구를 택할 것인가를 놓고 본다면, 연구성과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는 수산과학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둘째, 아이디어를 내고, 관리했다는 이유로 주발명자, 1저자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는 문장에 대해서 그는 매년 중국발 모자반이 밀려와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나 모자반은 염분이 높고, 건조가 더디며, 건조 후에는 경질화되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모자반의 이용성 증대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탈수, 건조 그리고 조직파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식품제조장치(분쇄기)를 응용하여 선박에 장착하고, 이물질 없이 깨끗한 상태의 모자반 조각을 만들어 사료, 비료 등 2차 이용이 용이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이렇게 발명의 목적과 효과, 장치의 핵심적 원리 및 구성 등 중요한 아이디어를 동료 연구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구현하도록 하여 주발명자로 결정되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가 취재시에 당사자와 담당자 모두 막연하게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발명은 막연한 아이디어보다 아이디어를 적용할 구체적인 기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 막연히 아이디어를 낸 것을 발명했다고는 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발명했다고 한다면 누구나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도 거짓으로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취지의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이어 그는 또한 ‘2022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는 제1저자가 별도로 있는 보고서가 아니며, 보고서에 기여한 관련자들이 분야별로 망라되어 있다고 반론했다.

그러나 이는 본 기사에서 지칭한 논문이 아니다.

셋째, 본인 분야가 아닌 분야의 논문, 연구 보고서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행위는 연구윤리의 문제이기도 하고 범죄행위이기도 하다는 문장에 대해서 그는 연구윤리에서는 본인 전공분야 불문하고 제1저자로서 요구되는 지적 기여를 하였다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자기 전공분야와 다른 분야와의 만남으로 학문의 발전은 물론 타분야의 대가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학문을 창출하기도 한다고 반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수산과학원 연구 풍토를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담당 연구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영역에서, 특히 행정부서에서 행정업무도 많은데 연구에 직접 관여한다는 것은 구조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들 본인 연구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영역을 침해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

설사 다른 영역의 연구자가 연구에 기여했다 하더라도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난센스이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연구자들끼리의 윤리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터뷰이 멘트에서 범죄행위라고 지적한 것은 법률적인 범죄행위라는 의미라기보다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범죄행위라는 의미로 수산과학원 관계자가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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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2023-07-04 20:02:06
조직개편 기사에 대해 수산과학원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 해명하는 것이 좀 이상하네요. 개인의 해명 말고 조직개편에 대한 수산과학원의 공식 해명이나 입장은 없나요?
어민들은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때문에 생계를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기관의 간부는 자기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조목조목 해명하고 따지는 모습이 참 태평스럽게 보여서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