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가치평가체계 고도화 필요
선박 가치평가체계 고도화 필요
  • 최정석 목포해양대 해상운송학부 교수
  • 승인 2023.05.08 1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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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목포해양대 해상운송학부 교수
최정석 목포해양대 해상운송학부 교수

[현대해양] 영국의 시장분석기관 VesselValue.com에 따르면 한국 해운기업들은 해운산업이 호황이었던 2005~2008년까지 약 4년간 300척의 선박을 높은 가격에 매입했고, 해운불황이 극심했던 2013~2017년까지 5년간 390척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액이 약 97억 달러로 10조 원 이상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미래 경제적 시장 변동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현재의 선박 자산 가치만으로 선박을 구입한 것이 투자 손실의 주요원인이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고선박을 거래하기 위한 비준기준 및 금융권의 담보가치 평가를 목적으로 선박가치평가를 활용하고 있다. 선박의 가치평가는 시장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평가가 필요한 시점의 시세를 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적의 평가를 위해 선박의 상태와 같은 외적요인 뿐만 아니라, 체결된 운임계약과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시장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선박의 담보가치가 경기여건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하락할 경우 금융권은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금융상환을 시도하여 해운기업들의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면 해운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순환적 행태가 나타나므로 단기적인 여건변화 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시장 변동성을 반영한 보다 객관적인 방법을 통한 선박가치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독일의 경우, 해운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고, 통계적으로 증명된 LTAV(Long Term Asset Value)선박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하여 선주, 은행, 투자사, 법원 등의 신뢰를 득하여 해운기업의 단기 유동성 악화에 따른 선박 자산매각 위험성을 경감시키는 등 자국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해운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자는 우리나라 선박가치평가 체계의 고도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선박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요인들을 객관적으로 도출하고 중요 순위에 따라 모델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고선의 경우 매매 과정에서 선박의 원가 이외에도 해상운임, 용선료, 유가, 수급여건, 건조 조선소, 선박의 상태 등 해운시장, 투자환경, 경제 환경적 요인 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요인들 간의 인과관계와 중요도를 측정하여 선박가치 산정 요소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체계화된 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고도화된 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연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기법 등을 반영하여 가치를 측정하고 예측한다면 경기변동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선박가격에 반영하여 선박가치평가의 객관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선박가치평가 모델이 개발된다면 해운기업, 화주, 금융권, 정부 등 선박가치와 관련된 각각의 이해 당사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건전한 해운거래 산업을 조성하고,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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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형 2023-05-09 06:48:52
우리나라 교수 수준이란.. 조선임원들이 이기사를 보면 헛웃음나오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