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바다식목일인가
왜 바다식목일인가
  • 이춘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 승인 2023.05.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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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이춘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현대해양]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이하는 ‘바다식목일’ 기념식은 앞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마음에서 첫 번째 기념식이 개최되었던 제주도에서 다시 열린다. ‘바다식목일’은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3년 바다 생태계의 중요성과 바다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관심 속에서 바다숲을 조성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지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바다식목일’이라는 이름은 들과 산에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는 육상의 식목일처럼 바다에도 해조류와 해초를 심어 ‘바다숲’을 가꾸자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면 왜 ‘5월 10일’을 기념일로 삼았을까? 바다식목일의 시기를 위해서는 바다숲을 구성하는 해조류의 생애주기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육상의 식물은 봄에 잎이 나고 여름에 무성하게 자랐다가 가을에 낙엽이 진다. 그러나 해조류는 가을에 포자가 발아하기 시작해서 겨울에 자라난다. 그리고 봄철이 되면 무성하게 숲을 이루게 되는데,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이 되면 해조류는 다시 포자를 방출하고 거의 녹아 없어진다. 즉 해조류하고 육상의 식물은 전혀 반대의 생애주기를 가진 것이다.

인위적으로 바다숲을 조성할 때는 해조류 성체를 자연암반이나 구조물에 부착한다. 이때 바다숲 조성의 주 대상이 되는 것은 감태, 곰피, 대황 등 다년생 대형 갈조류다. 이것은 10월 말에 채묘되어 이듬해 봄철인 5월경에는 무성하게 자라게 되는데, 이렇게 자란 해조류 성체를 바닷속에 이식하게 될 경우 이식과정에서 탈락률을 줄일 수 있다.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친숙한 어종인 참조기(3월~6월), 삼치(4~6월)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어류들은 산란기가 봄철이다. 따라서 봄철에 번성한 바다숲은 어류들에게 있어서 훌륭한 산란·서식장이 되어준다. 봄철 산란기를 맞이한 어류들은 깊은 바다에서 얕은 연안으로 이동한 뒤 바다숲에서 주로 산란을 하고, 다시 깊은 바다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한다. 부화한 어린 물고기도 바다숲의 보호를 받아 연안 바다의 풍부한 먹이를 먹으며 성장하고 점점 깊은 바다로 생활 영역을 넓혀간다.

바다숲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범국가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국가별 연구진들은 바다숲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바다숲은 갯녹음이나 환경변화 등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식물만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바다숲을 근거로 해서 산란하고 어린고기가 성육되는 보금자리도 함께 사라지는 중대한 문제다. 이는 어업자원의 재생산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고, 결국은 수산자원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풍요로운 우리 연안 바다를 위하여 ‘바다식목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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