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비한 레질리언스 강화
기후변화에 대비한 레질리언스 강화
  • 김규한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회장
  • 승인 2023.05.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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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회장
김규한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회장

[현대해양]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들썩인다. 이제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넘어 기후위기(Climate Crisis)의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기후위기는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성큼 다가왔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는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다주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상의 기온이 상승하고 해수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해수의 부피 팽창 등의 이유로 해수면의 수위 상승이 확실해지고 있다는 것인데, 해수 온도의 상승과 해수면 상승은 강력한 태풍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킬 것이며, 이는 태풍의 풍속 증가와 파랑의 대형화를 유발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중에서도 태풍으로 인한 폭풍해일이 발생할 경우 폭풍해일에 의한 수위상승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기후변화를 통해 일반적인 조위의 값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 등은 기후변화가 연안 및 항만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국립해양조사원은 2021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의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적용하여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해수면 상승 폭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온실가스가 저감 없이 배출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 5-8.5)에서 해수면 높이는 2050년까지 25cm, 2100년에는 82cm까지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경사면의 저하를 초래하고, 이에 따른 해안 침식을 가속화시키며, 연안 도시나 해안에 위치한 인프라, 주택 등은 침식되거나 침수될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 폭풍, 강한 파도 등 극심한 기상 조건은 해안도시나 항만, 어항, 공항, 산업단지 및 발전소와 같은 인프라에 대한 피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해안 지역의 생태계와 주민들의 안전과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와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블랙 스완 이벤트(Black Swan Event)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랙 스완 이벤트는 예측할 수 없고, 매우 드문 이벤트이지만 그 결과 초래되는 피해와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레질리언스(Resilience; 변화나 교란에 대응하는 생태계의 재건 능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대비를 견고히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해안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의 핵심 키워드는 순환과 적응 그리고 레질리언스라고 할 수 있다.

 

자연기반 대응기술 활용

인공적인 해안 보호시설보다는 자연적인 연안재해 저감방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외력 에너지를 완충하고 소산시키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연안완충구역을 도입하여 인공구조물 중심의 ‘보호(Protection, Defence)’ 보다는 연안의 역동성을 용인하는 ‘적응(Adaptation)’ 이나 ‘계획된 후퇴(Managed Retreat)’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회복력 있는 인프라 구축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회복력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이러한 대책은 재해 발생 시 빠른 복구와 재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방재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기존의 경성구조물 공법과 함께 자연 및 자연기반 레질리언스 강화 구조물을 활용하여 해안의 방재능력을 향상시키고 해양생태계도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 기반 구조물은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강력해지는 자연재해에 스스로 저항·적응하여 복원되는 새로운 생태계 변화하여 유지관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 보전

해안 생태계는 기후변화로부터 해안 지역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선진국에서 적용되고 있는 NNBF(Natural and Nature-Based Features), EWN(Engineering with Nature) 등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목표로 기존의 인프라 설계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특성과 동적인 변화를 고려하고 기존의 방식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예측 중시한 순응적 해안관리

첨단기술에 의한 보다 신속 정확한 모니터링기술을 이용하여 장래 기후변화와 인위적인 변화에 의한 영향 등도 고려한 상태에서 장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예측에 기반한 대응책을 실시한다. 아울러 그 효과를 모니터링으로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다음의 대책을 새롭게 검토하는 시스템이 순응적 해안관리의 도입이 시급하다.

 

교육과 홍보

대응방안에서는 구조적인 대책과 비구조적인 대책이 존재하는데, 해안조성은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주민 및 일반 시민들에게는 비구조적인 대책을 통한 교육과 홍보도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항만 및 해안 기술자, 연구자들에게도 비구조적인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과 홍보 및 윤리 강화가 절실하다는 것은 필자만이 생각하는 고민은 아닐 것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은 해수면 상승, 백사장에 내습하는 파랑의 증대, 연안흐름의 변화로 인해 침식 또는 퇴적환경의 극심한 변화가 예상되므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변화되는 기상·해상의 장기모니터링이 중요하다.

태풍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그에 따른 폭풍 해일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변화 추세를 장기 예측시뮬레이션의 기초자료로 제공해야 한다. 파랑관측시스템의 구축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수면 수위 상승에 의한 재난 리스트와 폭풍해일이 미치는 영향 등을 철저히 계측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여야 한다.

또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위험지역을 사전예측하고, 이 지역에 대한 별도의 해안조성 및 관리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이나 주요 인프라가 위치한 지역 등 지역의 사회환경적 중요도 및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대한 우선적 대비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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