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해안침식 대응 방안
정부의 해안침식 대응 방안
  • 황상호 해양수산부 항만연안재생과장
  • 승인 2023.04.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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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관리법 따라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시행
황상호 해양수산부 항만연안재생과장
황상호 해양수산부 항만연안재생과장

[현대해양]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연안 지역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공간이다. 연안지역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8%가 거주하고, 토지 면적은 32%를 차지한다. 또한, 전국 산업단지의 약 40%, 전국 사업체 수의 28% 정도가 연안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종사자 수는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공원도 연안지역에 37%가 분포되어 있어 국민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는 주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안 지역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공간, 경제 활동 공간, 여가 활동 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연안 지역은 사회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지만 연안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연안 지역의 침식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이상파랑 내습 등의 영향으로 침식 경향이 가속화 되고 있다.

침식으로 인한 연안 피해 유형
침식으로 인한 연안 피해 유형은 횡단표사, 연안표사, 호안세굴, 포락, 비사, 완충구역 감소 등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횡단표사는 해변의 모래가 파랑 등에 의하여 해안선의 직각인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안표사는 해변의 모래가 파랑 등에 의하여 해안선에 평행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호안세굴은 파랑이 호안에 부딪혀 발생하는 반사파에 의해 모래 또는 토사유실로 침식이나 세굴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포락은 해수 등에 모래 또는 토사가 무너져 떨어져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비사는 해변에서 바람에 의해 모래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여, 완충구역 감소는 연안지역의 개발 등으로 배후부지가 좁아져 파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구역의 범위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동해안은 고파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표사이동으로 인한 연안침식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조차가 심한 서해안은 호안세굴, 포락, 비사 형태의 연안 피해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 남해안은 각 피해 유형이 고루 발생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연안침식 피해 유형
연안침식 피해 유형

연안관리법 제정
이러한 침식 등 연안 지역에서 발생하는 피해 방지를 위해 해양수산부에서는 연안관리법을 제정하여 그에 따라 연안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연안관리법에 따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0년 마다 연안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 오고 있다. 연안정비사업에는 연안재해로부터 연안을 보호하고 훼손된 연안을 정비하는 사업, 연안을 보전 또는 개선하는 사업, 국민이 연안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연안정비기본계획은 2000년에 처음으로 1차 연안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10년 2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 이어 현재는 2020년에 수립된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연안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서는 전국 283개소를 연안정비 대상 사업지로 선정하였으며, 약 2조 3,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지역별 사업 분포를 보면, 전남 지역이 89개소(약 2,900억 원)로 가장 많은 개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강원 44개소(약 6,600억 원), 경북 42개소(약 6,400억 원)으로 개소 수는 전남 지역에 비해 적으나 사업비 측면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침식 피해 규모가 큰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그 밖에 경남 38개소(약 2,600억 원), 충남 23개소(약 1,300억 원), 부산 13개소(약 1,600억 원), 전북 9개소(약 700억 원) 등이다.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서는 ‘연안재해 대응능력 향상 및 환경 친화적 공간 조성으로 지속가능한 연안 발전 도모’를 추진 목표로 하여 크게 세 가지 연안정비 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첫 번째 전략으로는 재해에 강한 연안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안 지역에 발생하는 피해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각 유형에 맞는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파랑에 의한 침식 피해 발생 지역에 대해서는 수중방파제를 설치하여 파랑을 저감시키고, 표사 이동을 제어하는 돌제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침식에 의한 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서 호안이나 옹벽 등으로 지반을 고정하고 있으며, 양빈을 통해 모래사장 폭을 확보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설물 배치 시 이 시설물로 인한 인근 지역에 추가 침식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호영향 범위를 고려하여 시설물 배치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미래 기후변화 대비 연안 적응 능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재해 예방을 위한 환경 친화적 공법을 확대하고자 한다. 기존에 선호하던 공법인 수중방파제와 같은 대형 인공 구조물이 2차 침식 피해를 야기한다는 문제점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공 구조물에 의한 2차 침식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환경 친화적인 침식방지공법을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 물론, 동해안과 같이 고파랑이 내습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파랑을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수중방파제 설치가 필수적이지만 상대적으로 파랑 강도가 약한 서해안 지역은 모래유실방지용 모래포집기, 바닷물 범람을 막는 완충 언덕, 양빈 등 친환경적인 공법의 확대 적용을 통해 침식 피해를 예방하고자 한다. 

세 번째 전략으로는 친수성 강화를 통한 연안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안 지역의 접근성 및 이용성을 높이는 친수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연안의 공유재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주민 이용 시설을 마련하여 연안 지역 접근성을 제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한다. 추가 심식 등을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친수연안사업을 반영하여 환경은 보호하면서 지역 발전 효과를 달성하는 상생 효과를 도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연안정비사업 종류 (좌) 수중방파제, (우) 모래포집기
연안정비사업 종류 (좌) 수중방파제, (우) 모래포집기

국민안심해안사업 추진
또한, 기존의 시설물 설치 위주의 연안정비사업에서 탈피한 면적 방어 개념의 새로운 개념의 연안정비사업인 ‘국민안심해안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안심해안사업은 침식이나 침수로 인한 피해 범위를 예측하고 피해 범위 내 토지를 매입하고 시설물은 철거 또는 이전시켜 완충구역으로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확보된 완충구역은 친수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재해 예방과 함께 연안 공간에 대한 이용성을 증진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자체에서 주도하여 완충구역 내 토지 확보 및 친수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에서는 소요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동해권과 서해권 각 1개소에 대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후 전국 단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3년에 국민안심해안사업 실행방안수립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용역을 통해 사업대상지 선정, 완충구역 범위 설정, 세부 추진계획 등을 수립하여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연안침식 실태조사 시행
이와 같은 연안정비사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피해 발생 지역에 대한 피해 발생 현황과 피해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에서는 매년 전국 연안 지역 300여 개소에 대한 연안침식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빈폭의 변화 양상을 주기적으로 측량하고 관찰하고 있다. 
실태 조사 결과 해당 지역의 침식 정도를 A(양호), B(보통), C(우려), D(심각)로 분류하고 있으며, C등급 또는 D등급으로 판정된 지역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연안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실태 조사와는 별개로 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그 원인 파악을 위해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밀조사에서는 파랑의 흐름을 관측하는 센서를 탑재한 장비를 수중에 설치하고 여기서 획득한 파랑 데이터를 토대로 침식을 발생시키는 파랑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설물 배치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해양수산부에서 운영하는 ‘연안포털’ 사이트에 업로더하여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수 사례
마지막으로 그간 추진되었던 연안정비사업 중 우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부산시 송도해수욕장지구다. 송도해수욕장은 침식으로 인해 모래사장이 유실되고 태풍으로 인한 침수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지역이었다. 이에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약 272억 원을 투입하여 연안정비사업을 시행하였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으로는 수중방파제 300m, 이안제 140m, 호안 285m 등 방파 시설을 설치하고 친수 공간(28,504㎡) 조성 및 양빈(99,200㎥)을 통해 해변의 이용성을 증진시켰다. 사업 효과로는 수중 방파제 등 방파 시설물 설치로 해수욕장 해빈 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변 이용성 증진에 따라 관광객 수가 최근 10년 사이 약 200만 명 이상 늘어나고 매년 약 7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안정비사업 후 송도해수욕장지구 평균 해빈폭 변화
연안정비사업 후 송도해수욕장지구 평균 해빈폭 변화

 

송도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시행 전·후 비교
송도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시행 전·후 비교

다음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연안정비사업 우수 사례는 충남 서천군 다사2지구이다. 이 지역은 해안사구지역이 조성된 보존 산림지까지 포락이 진행되어 침식방지대책이 필요한 지역이었다. 이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55억 원을 투입해 사구보호공 691m, 양빈 21,500㎡, 연안표사 제어공 300m 등을 시행하였다. 연안정비사업 이후 해빈 폭을 침식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였고, 침식으로 인한 산림 훼손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충남 서천군 연안정비사업 시행 전 후 비교
충남 서천군 연안정비사업 시행 전 후 비교

2020년부터 2029년까지 2조 3,000억 원 투입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2조 3,000억 원을 투자해 283개소의 연안 지역에 대한 연안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는 생산유발효과 4조 4,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 7,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1만 6,000명 등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량적으로 산출되는 효과 외에도 연안정비사업을 통해 안전한 주거 환경 조성, 산업시설 보호, 국민들의 연안 이용성 증대 등의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기존에 추진되어 오던 연안정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새로 도입되는 국민안심해안 사업도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자연 재해는 그 특성상 완벽한 예측과 방어가 매우 힘들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하여 그 양상을 예측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안재해로 부터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의 미비점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연안 지역을 안전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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