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해양경찰청장 “현장에 강하고, 기본에 충실한 해경으로…”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현장에 강하고, 기본에 충실한 해경으로…”
  • 대담 송영택 발행인 / 글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04.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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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 창설 70년 만의 첫 순경 출신 청장

[현대해양] 김종욱 청장은 지난 2월 3일 제19대 해양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1968년 경남 거제 출생인 그는 1989년 순경으로 해경에 입문 후 울산해경서장, 해양경찰교육원장,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을 거쳐 해양경찰 창설 70년 이래 순경 출신 첫 해양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동·서·남해 전 해역의 현장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친 만큼 그는 해경청 내에서도 모든 업무와 모든 직원을 ‘속속들이 다 아는 상사’로 유명하다.

자타공인 ‘워커홀릭’이기도 한 김 청장은 최근 몇 년간 다도(茶道)를 하며 조금씩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상경하애(上敬下愛) 정신을 강조했던 그는 “매일 퇴근 시간이 지나면 차를 한잔하며 오늘 혹시 누군가에게 실수한 적은 없는지를 돌아본다”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해양경찰의 새로운 리더로서 “경찰은 무엇보다 머리보다 몸을 쓸 줄 알아야 한다. 현장에 강하고 기본에 충실한 해경으로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순경 출신 첫 청장인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해양경찰 70년 역사에서 최초 순경 출신 청장이라는 의미는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는 좋은 선례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청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솔선수범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앞으로 해양경찰은 기본에 더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조직이 돼야 합니다.

저는 해양경찰청장이 되기까지 전 계급에서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고, 순경 때부터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선 직원들의 고충과 현장부서의 어려운 여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강인한 해양경찰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제일 낮은 계급에서도 조직의 총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직원에게 좋은 자극과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취임사에서 상경하애(上敬下愛)의 정신으로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는데…

아무리 좋은 목표와 정책이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한마음이 되지 못하면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라는 ‘상경하애’는 조직원들이 진정으로 화합할 수 있는 기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존중·사랑하는 마음은 구성원 간의 깊은 이해와 응집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해양경찰의 업무역량도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송영택 현대해양 발행인과 대담중인 김종욱 청장
송영택 현대해양 발행인과 대담중인 김종욱 청장

 

앞으로 해경을 이끌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주안점을 둘 생각인지

취임 후 80여 일(3월 29일 기준)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조직 내실화를 통해 더 강인하고 튼튼한 해양경찰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인사제도, 조직문화, 각종 업무체계 등을 개선해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교육 훈련 체계 고도화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향상하겠습니다. 또한, 각종 사건·사고에 경찰서·지방청 등 현장을 중심으로 상황을 처리하고, 본청은 정책·기획·예산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할 것입니다. 공직 내외를 막론하고, ‘성과 중심 인사’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해양경찰청도 성과 중심 인사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입직 경로나 연공 서열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승진 소요 최저 연수 단축’과 ‘경력평정 반영 비율 축소’로 승진에서의 연공 서열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경무관 이상의 입직 경로를 다양화해 능력 있는 경찰관이 입직 경로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제한되지 않도록 하고자 합니다.

 

해양경찰법 시행 이후 해양경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데…

해양경찰법은 해양경찰 업무의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9년 8월 20일 제정됐고, 2020년 2월 21일 시행됐습니다.

먼저, 해양경찰법 시행과 함께 해양경찰위원회가 출범해 국민의 목소리가 주요 정책들에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소통과 독립적 외부 통제장치가 마련됐죠. 또한, 내부에서 자체 청장을 배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습니다. 자체 청장은 조직 내부의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추진되는 주요 정책들의 연혁과 배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근본적인 발전과 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해경의 구조 역량을 더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먼저 수색구조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치안안전 수요가 높은 해역은 경비함정을 신규 배치하고, 노후 함정항공기는 신형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구조대원 개인 역량도 강화하려 합니다. 구조대원들이 안심하고 현장 구조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개인 안전 장비, 최신 수중수색 장비를 보급하고, 개인별 능력에 맞춘 교육·훈련 및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전복 선박 구조 등 특수교육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구조 상황 이후 지속적인 의료지원을 위해 구급 체계도 개선 중입니다. 해양경찰 중심의 해상 구급 체계에서 다수 사상자 발생 등에 대비해 소방·지역 보건소 및 의료기관 등과 이송 및 응급구호소 운영 체계 등을 확립할 계획입니다.

바다에서의 안전은 해양경찰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 함양도 필요합니다. 해양경찰은 관계부처, 민간 등과 협업해 구명조끼 착용 실천 운동 등 안전 콘텐츠를 개발보급해 스스로 바다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전남 신안군 어선 청보호 전복사고 관련해 수중수색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전남 신안군 어선 청보호 전복사고 관련해 수중수색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최근 각 분야의 드론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해경의 드론 현황은?

해양경찰청은 우리 해역의 감시 능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첨단장비를 도입 추진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드론입니다.

드론은 함정보다 빠르게 이동하고, 감시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며, 현장 영상정보를 상황실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해경은 70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출소와 구조대 등 현장부서는 운용성이 좋은 소형 드론을 활용, 광역해역 경비 대형함정 7척에서는 해양에 특화된 드론을 2022년 배치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간 불법조업 외국 어선들은 경비함정의 접근을 미리 레이더로 탐지하고, 도주하거나 증거를 은폐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드론 도입 이후에는 불법조업 또는 흉기 사용 등의 장면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어, 지난해 11월 25일 중국어선 불법조업 현장을 드론으로 채증 후, 해상특수기동대에서 검거하기도 했습니다.

해양경찰청은 해양주권 수호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드론을 2028년까지 1,500톤급 이상 모든 대형함(32척)과 해경서(20개서)에 모두 배치(각 3대, 총 144대)함으로써 광역해역뿐 아니라 연안해역까지 감시 능력을 확대해 빈틈없는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방안이 있다고…

지난해 국정과제와 연계해 향후 10년간 중장기 발전전략 방향을 담은 ‘비전 2033’을 마련했고, 올해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해양 정보 융합플랫폼(MDA)’ 기반 과학경비 체계 구축과 대한민국 해양권익 확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인공위성-무인 항공기 등 첨단자산을 도입해 입체적 해양감시망을 구축하고, 3,000톤급에서 1만 톤급 대형함을 확충할 것입니다. 또한 해양 구조·안전을 위해 국민이 체감하는 실효적 연안 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민간 구조 세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전국 선박교통관제(VTS)를 일원화해 한반도 전 해역의 교통 현황을 한눈에 살피고, 드론·무인선 등을 활용한 무인 관측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산된 민간 지원 세력을 통합해 (가칭)민간해양경찰대를 출범시키려고 합니다.

 

그 외 올해 중점 추진과제는?

해양치안 관련해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구축, 해양 과학수사 역량 강화 등 해양 특화 수사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주변국과 정보 협력체계를 통해 마약과 같은 국제성 범죄 대응역량도 강화하겠습니다.

해양환경에 있어서는 지금까지는 해상 유출 기름 회수가 주된 임무였으나 앞으로는 모든 해양환경을 위해 요인에 대한 긴급방재 임무로 업무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화재·폭발을 동반하는 복합적 해양사고 대응역량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난 3월 28일에는 필리핀 중부 해역에서 발생한 ‘M/T프린세스 엠프레스호’ 해양 오염 사고 방제를 돕기 위해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긴급방제팀을 파견하고, 방제 자재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의 해양 오염 사고를 지원한 첫 번째 사례로 국제적으로 방제 역량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미래지향적 조직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적 역량 강화와 직무수행 자긍심 고취를 위한 사기진작 방안을 병행 추진하는 한편, 상황관리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직구조 개편도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목포 연안해역 치안점검 후 직원들과 함께
목포 연안해역 치안점검 후 직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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