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걸음, 국립수산과학원 조직개편
거북이 걸음, 국립수산과학원 조직개편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4.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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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수준 개편 이뤄져야” 의견 나오기도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

[현대해양]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직개편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지난 2021년 12월 부임 이후 조직 개편 필요성에 대해 밝혀왔다. 그리고 지난해 11~12월 간부 회의를 통해 조직개편안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중장기 계획 수립 용역기간 중에 조직개편 필요성이 대두됐고, 지난 2월 비전 선포식에 맞춰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려는 의지도 있었다. 어업인이 필요로 하는 조직에 맞는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조직개편에 부정적인 이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들어 다시 우 원장이 구조개편(직제개편)안을 담당 부서에 마련할 것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이후 내부 절차를 거쳐 지난달 23일 조직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직원들에게 하달했다.

 

연구부서 위주 개편

조직개편 취지는 시대의 변화, 기후의 변화, 수온상승 등으로 달라지는 해양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특히 수산과학원은 해수온 변화 등에 따라 자원이동과 자원변화 등에 민감한 어업인들의 고충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국립연구기관임을 감안할 때 이를 집중적으로 전담하고 대응하는 부서를 설치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과원은 기후변화와 재해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인 자연재해 대응팀을 신설하는 기후변화연구부 산하에 두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수산자원식품부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파트를 명칭이 바뀌는 수산바이오과와 식품가공과로 분산 배치한다는 것.

수산과학원이 기후변화와 이에 따라 자연재해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기로 한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바다 사정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수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 이에 수과원은 기후변화 전담 대응팀을 신설하고 수산현장의 피해 최소화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체됐다”

조직개편과 관련, 수과원 한 간부는 “원장님과 간부들 협의로 안을 만들었고, 현재 직원들 의견수렴 단계이다. 4월말까지는 의견을 수렴해 협의해 보려 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국립연구기관에는 기획부가 없다. 다들 연구부서로만 이뤄져 있는데 우리만 기획부가 있어 시대상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개편 논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과원 내부는 이런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과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뤄 개혁해야 한다는 세력으로 나눠지는 형국이다. 조직원 반응도 다양하다. 조직개편과 관련해 연구사 A씨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정체됐다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 변화를 시키고 책임운영기관으로서 특화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 개편안을 보면 일부 기득권 세력의 의중에 편중된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이런 조직개편이 조직원 전체와 어업인을 위한 것이라면 환영하지만 조직의 일부를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편 제대로 해야”

A씨는 “사실 전임 원장 때도 조직 개편을 하고 싶어 했지만 부분 개편만 이뤄졌지 혁신적인 개편은 김영춘 전 장관 때부터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5년 만에 하는 개편인데 개편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며 개편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이 있음을 암시했다. 또 이 관계자는 “간부들과 얘기를 해보려 한다. 신설되는 부서도 있고 사라지는 부서도 있는데 좀 어정쩡한 개편인 것 같다. 담담 부서에서 개혁의지를 보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대놓고 반대는 못하지만 없어지는 부서는 불만이 있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C씨는 “정체돼 있는 부서가 있다. 시대와 맞지 않는 부서도 있다. 그럼에도 변화를 거부하려는 이가 있어 여태 개편다운 개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직개편 절차와 관련해서 수과원 간부는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빠르면 6월까지도 마칠 수 도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협의가 끝난다 하더라도 해수부와의 협의, 행안부와의 협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직개편은 그리 쉬운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부처 소속 연구기관처럼 연구부서 위주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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