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생태계 복원 왜 어떻게 하나
갯벌생태계 복원 왜 어떻게 하나
  •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 승인 2023.04.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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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현대해양] 육지의 허파는 숲, 바다의 허파는 갯벌

전 세계적으로 환경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갯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산업의 요충지라는 단면에서 벗어나 생물다양성과 블루카본(해양생태계의 탄소흡수원)의 핵심 자원으로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1,000여 종 이상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터전으로 세계적 자연유산인 와덴해 갯벌과 비교하여 2.5배 이상 뛰어난 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닷새 기착지로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남해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로 등재되었다.

해양수산부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탄소흡수, 재해저감, 오염물질 정화 등 갯벌 기능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7조 원에 이르며, 갯벌 1㎢당 69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산 경제, 지구온난화 방지, 해양생태계 보전 효과 등 유·무형의 가치가 매우 높아 각광받고 있다.

 

갯벌 훼손과 면적 감소

과거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와 개발의 시대를 거치며 간척사업을 활발히 추진하였다. 바다를 메워 육지를 만드는 것은 식량 증산의 기회이자 국토를 확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갯벌은 농·공업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 대상으로 인식되어 급격하게 소실되었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갯벌의 22.3%(약 714㎢)가 감소하였고 이를 서식처로 삼았던 다양한 저서생물, 염생식물, 패류 등의 연쇄적인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갯벌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수산자원 공급, 재해방지, 자연경관 등 다양한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갯벌생태계 복원의 필요성

우리나라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완만한 경사의 리아스식 해안 등 갯벌 형성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며, 최근에는 갯벌의 생태적·환경적·미래적 가치를 공감하여 훼손된 갯벌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갯벌의 기능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친환경 어업, 생태관광지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갯벌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해일 방지, 담수 확보 목적으로 설치된 하굿둑에 대규모 암거를 설치하여 해수 소통을 실시하고 녹·적조 감소 등 수질개선으로 관광객이 증가하였다.

또한, 홍콩 마이포 습지는 매립된 갯벌을 농지, 양어장, 공원 등으로 복원하여 시민들이 즐겨찾는 습지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우리나라도 갯벌생태계 복원을 통하여 고유의 생물다양성과 황금어장을 회복하고, 각종 자연재해 완충작용, 육상발 오염물질 정화작용,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블루카본 저장, 생태적 기능과 생태관광지로서의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갯벌생태계 복원 현황과 방향

해양수산부는 인위적으로 훼손된 갯벌과 그 생태적 기능가치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갯벌복원사업을 추진함으로써 현재까지 총 14개소, 1.8㎢의 갯벌과 3.5㎞의 물길 복원을 완료하였다.

갯벌생태계 복원은 해수소통이 단절된 갯벌의 노두 및 연륙교 등을 교량화하거나 해수 소통구를 확대 설치하는 해수소통형, 방치된 폐염전 및 폐양식장 등의 제방을 제거하고 해수유입을 통한 자연천이를 유도하는 갯벌재생형, 폐어구 및 오수 등 다양한 오염물질에 의하여 갯벌의 생태적 기능이 저하된 지역을 회복하는 기능개선형 등 3가지 유형을 위주로 진행되었다.

해양환경공단은 2018년부터 복원 실시계획 수립, 설계, 복원공사, 생태계 모니터링 등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갯벌 복원 유형을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갯벌 내 염생식물 군락지를 조성하여 민갯벌의 탄소흡수량 대비 69%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갯벌 식생복원 방식을 전국에 신규 도입하였다. 그리고 연안 담수호 기능개선을 위한 해수소통화 신규 추진 등 전방위적으로 갯벌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2025년까지 갯벌 누적 복원 면적 4.5㎢ 달성을 목표로 매년 2개소씩 복원 대상지를 추가하여 갯벌생태계 복원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갯벌을 지속 가능한 생태공간으로

아울러, 해양수산부에서는 갯벌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갯벌 등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2021년에는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과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함으로써 2050년까지 블루카본 136만 2,000톤(해양수산 분야 탄소 목표 감축량 중 18.7% 수준) 흡수를 목표로 우리나라 갯벌을 지속 가능한 생태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잠재적 블루카본 후보군(해조류, 패류, 조하대-대륙붕 퇴적물, 미세조류 등)에 대한 탄소흡수 능력을 입증하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득하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효과적인 갯벌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대상지별 특성에 따라 복원 유형을 다각화하고, 신규 탄소 흡수원 및 관련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복원 방향과 전략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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