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유산 보존·관리의 필요성
수산업 유산 보존·관리의 필요성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3.04.0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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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산업유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모든 생산적 활동인 산업과 앞세대가 물려준 유·무형의 자산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의 유산이 합쳐진 용어입니다.

학문적 해석을 보면 역사, 기술, 사회, 건축, 과학적으로 가치를 지닌 산업 문화 유물이라고 합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전통어로 문화 계승이라고 하여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유산 기준을 억지춘향격으로 끼워 맞추다 보니 실질적인 보존가치가 있는 수산업 유산을 발굴·보존·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우리 수산업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현대 수산업은 1960년대 외화획득의 첨병이었고 이후로도 국민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 속에서 바다현장 일은 더럽고 어렵고 위험하다는 3D를 넘어 거리가 먼 4D 직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며 젊은이들이 회피하는 직업군으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종사자들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감척사업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해오다 보니 어업기술전승의 대가 끊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현 상황이 몇 년만 더 지속이 된다면 우리나라 전통 어업지식이 사라질 것이라 걱정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기후변화, 산업변화, 인구변화로 기인한 것으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수산업의 존속은 타 산업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과학기술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인류 최고(最古)의 산업인 수산업이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대사의 한 획을 그었던 수산업을 산업유산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유네스코 산업유산 등재 근거를 따라 볼 때도 우리 현대 수산업은 역사적 의미, 산업적인 의미, 국가 발전에 미친 영향력, 보존가치가 있는 시설, 국가 차원 특별한 의미 등 모두에서 그 중요성이 빠지지 않아 보입니다.

어업별 역사 및 기술, 수산 시설물과 상징 건물, 종사자들의 정신과 경험으로 체화된 지식, 바다와의 교감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제도로 확립하기 위해서 수산업어촌발전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 한국수산회와 같은 수산대표 단체에서 관리하도록 역할을 부여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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