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바로알기 5. 해안 관광 목적지, 경기바다의 부상
해양레저 바로알기 5. 해안 관광 목적지, 경기바다의 부상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3.03.16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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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해양레저산업은 제조,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전방위적 산업이지만, 실질적 산업 파급효과는 해양관광 쪽에서 크게 일어난다. 실제 세계 최대 보트쇼 중 하나인 독일의 ‘뒤셀도르프 보트쇼’에는 해양관광 업체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전시컨벤션 산업인 MICE(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Exhibition)에서도 ‘목적지 마케팅’을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해양관광도 ‘해안 목적지’라는 이름으로 뒤셀도르프 보트쇼에서도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리하고 있다. 실제로도 해양레저 선진국에서는 해양레저 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마케팅이 매우 활발하다. 보팅과 요팅이 시작되는 마리나는 선박 계류기능을 포함하여 차터링, 렌털 등 소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보트와 요트가 방문하는 섬과 바닷가 등에서도 모두 소비가 이루어진다. 이건 스쿠버 다이빙, 카누, 카약, 서핑 등 대부분의 해양레저활동 모두에 해당된다. 해양레저 활동을 위해서는 장비가 필요하므로 장비를 보관·관리하는 계류지역뿐만 아니라, 해양레저 장비를 이용하여 방문하는 활동 지역 등 ‘해안 목적지’에서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광역단체 중 최대인구, 최대규모, 그러나 짧은 해안선의 경기도

2022년 12월 기준 경기도의 인구는 약 1,397만 명으로 전국인구의 약 26.5%로 1위이며, 2020년 경기도 GRDP(지역내 총생산)는 약 491조 원으로 서울시 약 444조 원보다 큰 규모로 전국 1위, 약 25.3%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해안선은 약 268km로서 전국 1만 5,257km의 약 1.8%에 불과하며, 도서(섬) 수는 유인도 5개, 무인도 37개, 전체 42개로 전국 도서 3,382개의 약 1.2%이다.

반면, 보트·요트 등이 등록돼 있는 동력수상레저기구의 시도별 기구 등록현황을 보면 2022년 기준 경기도는 약 6,000 대로 전국 3만 5,000대의 약 17%를 차지해 전체 광역단체 중 1위이다. 여기에 바다가 없어서 경기바다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시의 동력수상레저기구까지 포함하면 약 24.3%로 올라가게 된다. 경기도의 해안선이 짧은데도 국내 최대 해양레저 활동 수요가 경기바다에 집중되는 것이다.

 

‘경기바다, 김포에서 평택까지 5개 시 인접

경기도에는 31개 시군이 있다. 이 중 29개가 ‘시’ 규모로써 동두천시(인구 약 9만 5,000명)를 제외한 28개가 인구 10만 명 이상이며, 가평군과 연천군만이 5만 명 내외 인구를 가지고 있다. 이 중 가평, 남양주 등 북한강과 양평, 하남 등 남한강은 내수면에 위치해 있으며, 김포, 시흥, 안산, 화성, 평택 등 5개 시가 경기바다에 인접해 있다. 2023년 1월 기준 이 5개 시의 인구는 약 329만 명으로 경상남도 전체 인구 약 328만 명과 비슷한 규모이다.

5개 시 중 하나인 화성시에 우리나라 300석 규모의 제부마리나와 200석 규모의 전곡마리나 등 두 개의 대형 마리나가 있다. 2차 마리나 항만계획에 포함된 안산마리나도 300석 규모로 추진하고 있어, 다른 광역단체 대비 대형 마리나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도 경기도 내 등록된 6,000대를 보면 결코 충분한 숫자라 할 수는 없다. 또한, 유인도 5개 중 도내 가장 큰 섬인 풍도와 육도는 안산시에, 제부도와 국화도, 입파도는 화성시에 자리 잡고 있다.

 

‘바다’하면 떠오르는 곳? ‘동해’

경기도는 2022년 하반기에 국내 바다에 대한 인식 및 해양관광 목적의 바다 방문시 중요한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경기평택항만공사 등과 함께 ‘경기바다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를 시행했다. 전국 유효표본 약 1,768명이 응답하였는데, 응답자의 지역을 인구비율을 고려해 배분했다. 경기도민은 전체의 26.8%, 서울시와 인천시는 전체의 51.6%로 2022년 12월 기준 수도권 인구 50.5%와 유사하게 배정했다. 

‘국내 바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약 30.4%가 ‘동해’를 선택했다. 강릉과 합치면 36.4%로 2위인 부산·해운대 24.7%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제주도는 6.6%로 낮게 나왔는데 제주도는 ‘바다’와의 인식 연계성이 의외로 낮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서해는 2.4%로 바다 지역 기준 가장 낮은 응답율을 보였다.

 

89.4%가 “동해 가봤다” 

중복응답을 허용한 응답자들이 답한 ‘선호하는 바다’의 이유는 첫 번째가 ‘깨끗한 바다’로 45.7%로 나타났으며, 주변 관광지가 많은 곳이 27.6%로 두 번째였다. 동해와 제주바다는 이 두 가지 질문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세 번째 선호 바다는 ‘가까운 바다’로 26.4%로 나타났는데 서해와 남해가 이 항목에 높은 응답을 보였다. 수도권과 영남권이 인구가 많은 만큼 거리가 가까운 이유가 선호하는 바다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이 그동안 가 본적 있는 바다 중 1위는 ‘동해바다’로 약 89.4%가 방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위는 제주바다 79.6%, 3위는 남해바다 77.8%로 나타났다.

반면 서해바다는 63.1%, 경기바다는 50.8%로 응답했다. 그런데 이를 응답자 거주지 특성으로 나누어 보면 호남권, 영남권의 경기바다 방문율은 각 28.7%와 24.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동해와 남해를 70%~90%가 방문하지만, 영·호남에서는 서해와 경기바다를 20%~30%로 낮게 방문하는 것이다. 반면 수도권 응답자의 경기바다 방문율은 약 68.7%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바다방문 횟수와 여행빈도가 높을수록 경기바다 방문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2022년 최소 한번 바다를 방문한 응답자는 88.9%로 이들은 동해바다를 가장 많이 방문함으로써 경기바다 45.9% 대비 거의 두 배 차이였지만, 6회 이상 자주 바다를 방문한 사람으로 제한하면 동해바다 95.4% 대 경기바다 70.7%로 격차가 좁혀지게 된다.

국내 바다의 총 방문횟수
국내 바다의 총 방문횟수
2022년 방문한 국내 바다
2022년 방문한 국내 바다

경기바다 방문횟수 2.1회로 지역별 1위

2022년 바다 평균 방문횟수는 3.2회로서 경기바다가 2.1회로 근소하게 1위이고 동해, 남해, 서해바다가 2.0회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바다는 1.5회로 나타났다. 이처럼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바다는 바다 방문 빈도가 높아질수록 함께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이는 가장 먼 곳에 있는 제주바다와는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2년 방문한 국내바다는 동해바다가 44.1%로 1위, 제주바다가 26.9%, 남해바다 21.4%, 경기바다 20.0% 순으로 나타났으나, 각 바다별 방문 경험률 대비 2022년 방문비율을 살펴보면 경기바다가 39.4%로 제주바다 33.8%를 넘어섰고, 동해바다 49.3%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경기바다의 전체적인 방문 경험률은 낮지만, 그에 비해 2022년 방문자가 많아 최근 활성화 되고 있는 해양관광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경기바다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산, 시흥에 가장 많이 방문해

경기바다하면 떠오르는 지역을 묻자 대부도 등 안산시가 44.7%로 1위, 전곡마리나, 제부도 등 화성시가 18.3%로 2위, 오이도 등 시흥시가 15.6%로 3위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령대를 대입해 분석해보면 20대~30대에서는 시흥시에 대한 경기바다 연상점수가 50대~60대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2022년 방문한 경기바다 지역 순위에도 나타나는데 인지도는 세 번째 였던 시흥시가 2위로 올라섰다. 

경기바다가 동해나 남해 대비 가깝다는게 강점이지만, 반면 자차없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설문결과에서도 경기바다를 방문하지 않은 이유가 ‘거리가 멀어서’라는 응답이 1위로 나타날 정도로 심리적 거리가 경기바다 방문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시흥시의 오이도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인근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점에서 30대 이하 젊은 층이 선호하는 ‘해안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바다 ‘드라이브’와 ‘맛집’위해 방문 

경기바다 방문 주목적은 거리적 이점인 ‘드라이브’가 33.7%, 여행 28.9%, 맛집탐방 20.4% 순으로 확인됐다. 경기바다를 방문하게 된 계기도 거주지와 가까워서가 53.8%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주변 관광지 방문 및 맛집탐방 목적이 17.6%로 두 번째로 높았다. 중복응답 허용 시 맛집탐방 문항이 59.8%까지 높아졌는데 설문결과 응답자 상당수는 가까운 바닷가에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 것이 경기바다를 방문하는 이유라고 응답했다. 또한, 경기바다 방문 시 숙박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체의 51% 이상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당일치기 목적으로 경기바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일치기 방문객의 평균 지출은 약 10만 5,000원으로 교통비, 식음료비, 기타 관광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경기바다를 방문한 응답자의 경기바다 만족도 조사결과 48.2%가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으며, 12.2%는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이유로 가장 높은 것은 중복응답 포함 시 수도권과 가깝다는 점이 75.9%였고, 여행비용이 경제적이라는 응답이 45.9%로 두 번째로 나타났다. 경기바다의 재방문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66.9%로 없다는 응답 7.6%의 약 9배 정도 높게 나타났으며, 추천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58.9%로 없다는 응답 10.8%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경영학에서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방문, 추천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경기바다가 매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거리, 먹거리, 할 거리가 중요하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해양관광을 위한 바다여행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교통의 편의성’이었다. 경기바다가 가깝지만 멀다고 느끼는 것은 거주지에서 실질적인 거리는 물론, 교통수단 이동시간인 심리적 거리도 방문 결정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통의 편의성이 만족도에서 3.7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방문지에서의 먹거리도 3.6점으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교통 편의성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응답이었다. 그 외에 해양레저 활동도 3점대로 나타나는 등 해양관광 활성화에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산업 관점에서 경기바다는 짧은 해안선과 적은 바다 면적, 얼마 안 되는 섬 등 매우 미약한 곳이었다. 그러나 해양레저, 해양관광 관점에서의 경기바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해양레저 활동지이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로서 매우 의미 있는 곳이 되었다. 비록 가장 깨끗한 바다는 아니지만, 당일치기가 가능한 가까운 바다, 먹을 것이 많고 할 것이 많은 바다로서 해양레저시대의 경기바다는 다른 어떤 바다보다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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