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수산식품 수출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세계 수산식품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 역시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인 31억 6,000만 달러를 달성하기도 하였다. 올해의 경우 수산식품 수출의 잠재성에 기인하여 단기 및 장기 수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원 팀(One Team)’이 되어 제도 개선 노력은 물론, 수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접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이 개방된 현 상황에서의 수산식품 수출산업 활성화에 관한 관심은 국내 수산 경영 소득의 안정은 물론, 수산식품의 품질 향상 도모, 수산업의 미래 성장산업으로의 전환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산식품 수출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본 산업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힘(Power)’을 키우는 노력에 대한 고민 역시 동시에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전 현대해양 기고문을 통해 수산식품 수출산업을 수산업의 ‘꽃’이라고 표현을 했던 적이 있다. 꽃(수출)이 피기 위해서는 뿌리(생산), 줄기(유통), 기후영향(해외시장 모니터링)이 모두 받쳐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다양한 부문에서 체계적이면서도 유동적인 협력이 이루어져야 우리는 시장성 있는 ‘꽃’을 피울 수 있다.
수산식품 수출 경쟁력 향상에 영향 미치는 것
수산식품 수출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하기 위해 필자는 종합적·체계적 국가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마이클 포터의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하여 실증적으로 글로벌 수산식품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요인을 발견하는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수산식품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다양한 요인이 글로벌 수산식품 수출 경쟁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에서도 ‘어선의 규모화 노력’과 ‘국내 소비시장의 성장’이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은 함의하는 바가 있다.
‘어선의 규모화 노력’은 적은 어선 수로도 많은 어획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의 ‘효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이클 포터 역시 국가의 경쟁력은 초기에는 ‘부존자원’에 의해 결정되나, 이후에는 ‘효율성’, 다음은 ‘기술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현 수산식품 수출산업은 ‘효율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단계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내수 성장과 수출 경쟁력
‘국내 소비시장의 성장’이 수산식품 수출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는 분석 결과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포터는 자국 소비시장의 성장이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자국 소비시장의 성장과정에서 ‘제품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중요 시 여기고 있으며, 이때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세분화된 소비시장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우리 국내 수산식품 소비자가 높은 품질은 물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요구하는 수준이 될 때 우리나라 제품이 타국 제품에 비해 경쟁우위를 얻게 된다.
소비자들이 기업들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높은 수준에 도달하도록 압력을 가하면 개선, 혁신, 더 선진화된 세분시장의 개척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과 연계해서는 수산식품뿐만 아니라, 우리 소비자의 가치관과 기호를 함께 수출하는 노력이 있을 때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세계적 추세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경쟁력 향상 위한 히든카드는
마이클 포터는 미국 기업들의 패스트푸드의 세계화를 편의성에 대한 미국인의 욕구뿐만 아니라, 이들 기호를 다른 국가들에 확산시킨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처럼 ‘효율성’과 ‘국내 소비시장의 성장’을 중요시 한 마이클 포터의 이론과 필자가 수행한 연구 결과가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수산업 역시 경쟁력 향상 방안에 있어 타 산업과 같이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가운데, 우리는 우리 국내 소비시장의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히든카드(Hidden Card)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수산식품 시장의 세분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만, 최근의 우리 수산식품 소비시장의 성장세에 대해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전까지의 우리나라의 수산식품 소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 등에 의해 상당히 선호되어 왔고, 그 결과가 현재와 같이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최상위권에 해당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최근 우리 수산식품 소비시장의 성장세는 성숙국면(Maturity Phase)에 진입하였으며,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산식품 소비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탄탄한 내수 기반 중요
모든 산업의 시작은 ‘수요’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최근 수산물 소비시장 성장세의 정체국면 진입과 젊은 세대의 수산물 소비기피 현상은 우리 산업의 미래 지표를 나타내기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요의 위축은 곧 우리 산업의 활력을 낮추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요의 중요성에 따라 EU와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수산식품 소비활성화 프로젝트(Success, Pride Fish) 등을 통해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역시 브랜드 대전 등 가격 할인을 이용하여 수산식품 소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수산식품 소비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소비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국내 수산식품 소비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은 우리 수산업계의 탄탄한 내수 기반은 물론, 타 국가와는 차별적인 우리나라만의 수출 경쟁력 향상 방안으로 작용할 수 있는 ‘히든카드(Hidden Card)’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