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부산물의 새로운 가치창출
수산부산물의 새로운 가치창출
  • 오철홍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특성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승인 2023.02.0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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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수산물은 인간이 소비하는 대표적인 영양공급원 중 하나로 어류, 패류, 갑각류, 해조류 등 식용 가능한 수생생물을 말한다. 이러한 수산물들은 부패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영양가를 보존하면서 오염을 줄이기 위해 냉동, 염장, 건조 및 훈제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여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부산물(머리, 뼈, 내장, 껍질, 줄기, 패각 등)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수산부산물의 재활용, 해양 순환경제로 가는 첫걸음

수산물은 생산, 유통, 가공, 판매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부산물이 발생하며 이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이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

이렇게 폐기되는 부산물은 그 과정에서 폐수나 악취를 유발하고, 불법 매립 및 해양 투기, 방치되는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을 ‘감소, 재사용, 수리 및 재활용 이론’에 기반을 둔 순환경제 접근 방식을 도입하고 있고, 유럽연합, 미국, 아이슬란드 및 일본의 경우 자원순환형 기반 구축을 위한 ‘폐기물 기본지침’, ‘자원보전 및 재생법’, ‘식품순환자원의 재생이용’, ‘자원의 유효한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과 같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측면에서 순환자원의 사용과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둔 재생가능프로세스 개발을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적인 부분이라 판단하고,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산부산물 유래 바이오자원의 자원 재평가 접근법은 바이오경제에 순환성을 가져오는데 근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정부 및 지자체 지원과 함께 과학계가 막대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 순환바이오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바이오 소재화 프로세스 개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막대한 양의 부산물은 해양자원의 재사용 측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시장 가치가 높은 제품의 매우 유망한 원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하에 해양수산부에서는 2022년부터 ‘해양수산부산물 바이오소재화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7개 시도의 위생적으로 처리된 수산물(넙치, 갈치, 연어, 참치, 방어, 다시마, 우뭇가사리, 김, 전복, 멍게 등)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산부산물에서 단백질, 다당류 등 유용소재를 추출 분리하여 식품, 화장품 및 의약품으로 활용 가능한 바이오산업 원료로 전환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또한, 법률적으로도 2021년 7월에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오는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률에서는 수산부산물이 패류의 껍데기에 한정되어 있지만 수산부산물의 재활용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으며, 해양수산부에서는 ‘제1차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하여 수산부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단계적으로 수산부산물 활용대상을 넓혀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수산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류, 그리고 부산물

어류는 인간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고품질 단백질 공급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업 및 양식에 의한 어류 생산량은 1억 7,000톤에 달하고 그 중 1억 5,000톤이 인간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 이 중, 머리, 뼈, 내장, 껍질 등의 부산물이 30~70%가 발생하고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된다.

최근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어류 가치 사슬에서 식량 손실과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어류 폐기물 관리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물을 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예로 동물 사료(어분 및 어유), 바이오가스, 식이제품(키토산 등), 의약품(오메가-3 등), 비료 등을 들 수 있다.

어류부산물은 어류와 마찬가지로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처리 공정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사람이 소비하기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필수 단계인 GMP 또는 HACCP 시설과 연동하여 부산물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지자체, 기업, 과학계 모두가 관심 가져야

현재까지는 국내의 수산부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법률적 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산부산물을 어분 및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서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된 부산물들이 위생적으로 처리되었는지 판별하기 어렵고 국제적인 원료 가격이 불안정하기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수산부산물을 성공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활용가치 창출과 더불어 안정적인 부산물 공급 여부 및 위생이 담보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가적으로, 국가에서는 수산부산물 재활용 대상을 법률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하며, 지자체에서는 부산물의 활용을 위한 기반 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기업에서는 안전하고 좋은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해양 순환바이오경제를 완성할 수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자원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2차 산업에서는 부산물에 대한 폐기물 처리비용 감소, 4차 산업에서는 버려지는 자원 활용을 통한 원료비 감소 및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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