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과 스마트조선소
4차산업과 스마트조선소
  •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승인 2023.02.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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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4차 산업혁명은 오늘날 전 세계 다양한 산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념적으로 완벽함에 가까워 보이는 4차 산업혁명은 안타깝게도 제조산업의 범주에서는 아직 충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조업이 추구하는 본질인 QCD는 산업혁명의 단계와 관계없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하고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이러한 본질보다는 수단 자체가 목적으로 전도되고 있다.

그렇다면, 제조업이 4차산업의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들이 필요할까? 본 고에서는 조선산업을 대상으로 조선생산의 스마트화를 위한 요건 3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스마트 조선소를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생산자원의 연결(Connectivity)이다. 연결의 가장 원시적인 방법은 사람이 직접 생산자원 데이터를 필요한 부서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POP(Point of Production)의 등장으로 데이터 전달 방식이 개선됐고 POP에서 발전된 개념인 IoT(Internet of Things)가 등장했다. IoT는 각종 센서가 모든 사물에 탑재돼 사물 자체가 능동적으로 양방향 통신을 하게 되는 개념을 의미한다. 모든 생산자원에 IoT 개념이 구현되면 데이터의 무결성 확보와 함께 실시간 전달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스마트 조선소의 데이터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생산설비의 자율화(Automation)이다. 설비의 작동 방식에서 수작업 다음의 가장 낮은 수준은 기계화, 그리고 다음 단계로 작업의 일부 또는 모두를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에 의해 작동될 수 있는 자동화다. 자율화 단계에서는 생산설비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여 사람의 개입 없이 작업을 시작하고 완료한다. 자율화 단계가 구현되면 사람의 육체노동을 설비가 대체하게 되어 무인화가 가능하다.

세 번째는 지능화(Intelligent)이다. 지능화는 사람의 지식노동을 대체하는 단계. 지능화의 가장 낮은 단계는 사람의 경험, 다음 단계는 문서화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이러한 암묵지들이 데이터화 되기 시작하였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다양한 알고리즘과 시스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로부터 가공/생성되는 정보화 단계로 진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성숙으로 인해 사람의 인지판단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지능화의 새로운 단계(지식노동의 대체)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요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정보전달, 육체노동 그리고 지식노동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오늘날 제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무인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수준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기술이 목표에 선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Kalus Schwab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기존 영역들의 경계의 융합’이라고 했듯이, 전통적인 이론과 기술들이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 전통과 최신 기술이 융합되었을 때 스마트 조선소 실현을 위해 산재한 다양한 과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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