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65. 겨울철에 한반도, 철원·연천을 찾아오는 두루미들
청봉의 새이야기 65. 겨울철에 한반도, 철원·연천을 찾아오는 두루미들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3.01.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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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철원, 한탄강 잠 터에서 두루미의 새해 첫 비행 모습
눈 내리는 철원, 한탄강 잠 터에서 두루미의 새해 첫 비행 모습

뚜룩, 뚜룩, 뚜뚜룩!

어미 두루미가 가족들에게 아침 기상 신호를 보낸다.

뚜룩, 일어나라! 뚜룩, 아침이 밝았다! 뚜뚜룩, 한탄강에 평화와 안녕의 계묘년(癸卯年) 아침 해가 밝았다!

우리 선조들은 ‘뚜룩, 뚜룩, 뚜뚜루’ 맑은 목소리로 가족들에게 소리신호를 보낸다고 ‘두루미’라고 이름을 지어 불렀다. 흰 바탕의 의복에 검은 목도리, 정수리에는 붉은 관을 쓴 단아한 선비 같은 모습을 했다고 단정학(丹頂鶴)으로도 불리는 두루미는 몸길이가 140cm, 날개를 펼친 몸 너비는 250cm인 대형 겨울 철새다.

두루미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는 민화나 학춤 등 민속예술의 주요 소재로 자주 등장해왔다. 민화 속의 ‘신선들이 단정학을 타고 창공을 나는 모습’은 인간들의 소박한 바람인 ‘장수(長壽)와 부귀(富貴)’를 상징한다.

두루미들은 러시아, 아무르·우수리 지방, 만주 동북부 및 일본 홋카이도 동부(구시로)지역에서 4월~5월에 번식하고, 겨울철(10월 하순부터)에는 한반도의 한탄강·임진강(DMZ 지역), 중국의 동부지역(양쯔강 하류)으로 2,000여km의 거리를 이동해 월동한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번식한 두루미는 번식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텃새로 살아간다. 먹이는 미꾸라지, 올챙이, 갯지렁이, 다슬기 등 동물성이나 벼의 낙곡, 들풀의 씨앗 등도 먹는 잡식성의 조류이다. 두루미는 서식지 훼손, 먹이 부족, 과대 농약 살포, 전깃줄 피해, 비닐하우스, 기후변화 등 서식 생태·환경 악화로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는 지구상에 약 3,000여 개체만 생존해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한국전쟁 전에는 한반도에 수 천 마리의 두루미가 매 절기마다 찾아왔으나 최근에는 1,000여 개체의 두루미만이 철원·연천의 한탄강 및 임진강(DMZ 지역)을 찾아온다. 인간들이 만든 군사적 긴장 지역이 두루미등 야생동식물 보존의 낙원으로 변하고 있다.

두루미들은 가족 단위의 집단을 구성, 천적들의 기습공격에 대비한다. 두루미는 사주경계가 쉬운 개활지(開豁地), 무릎 깊이의 강여울, 저수지 등 안전지역을 휴식과 잠 터로 신중하게 선정한다. 두루미들은 먹이터에서뿐만 아니라 잠 터에서도 가족들의 안전을 위한 보초병을 세우는 등 철저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후손들에게 귀한 두루미를 포함하여 한반도의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지구 기후·생태환경을 유지하는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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