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바로알기 3. 해양레저산업 분류체계 필요성
해양레저 바로알기 3. 해양레저산업 분류체계 필요성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3.01.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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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해양레저’, ‘해양레저산업’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언론은 물론이고 정부 발표 및 여러 연구자료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으며 관련 산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주 듣게 되는 대표성 있는 용어가 되었다. 해양레저산업은 과거보다는 미래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인식되고 기대되고 있다. 해양레저가 미래가치가 높은 이유는 앞으로의 여유로운 삶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해양에서 레저활동을 즐기기 위해서는 ‘장비’가 필요하다. 보트, 요트, 서핑보드, 낚시도구, 스쿠버 다이빙 장비 등 해양레저활동을 위한 장비를 구매하거나 빌려야 하고, 다루기 위한 교육 시간을 내야 하는 등 해양레저산업은 경제력과 여가시간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과거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 유럽 등 구미주 선진국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1960년 이후로 보면 세계 경제는 오일쇼크, 금융위기, 최근 코로나19 등 여러 전염병 사태 등을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World Bank에 따르면 세계 GDP 규모는 2021년에 약 96조 달러로 1960년의 1조 3,000억 달러 대비 약 73배나 커졌으며, 2000년 33조 8,000억 달러와 비교해도 20년 만에 거의 3배 가까이 전 세계 경제가 성장하였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며 소비력과 여가시간을 갖게 된 계층이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했고, 이는 해양레저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아름다운 바다, 내수 등 해양레저를 즐기기 위한 좋은 환경은 선진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득증대, 주 5일제 근무 등 근로 여건 개선으로 인한 여가시간이 확보만 된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국가 GDP가 1960년 23억 달러에서 2021년 약 1조 8,000억 달러로 약 782배 성장한 우리도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는 경제력과 여가시간이라는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꾸준한 전 세계 경제 성장 속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해양산업의 부가가치가 2030년에 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고, 이 중 해양관광 분야는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2위인 7,800억 달러를 기대할 정도로 전망이 좋다. 과거 세계해양협회(ICOMIA)도 해양레저산업의 시장 규모를 2006년 47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2,3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해양레저는 국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서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해양레저의 혼재 문제와 해양레저산업의 분류체계 필요성

해양레저는 해외에서는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용어(Leisure Marine)이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용어와 혼재되어 쓰이고 있다. 해양레저관광, 해양레저스포츠, 해양관광레저, 해양레포츠 등 지자체는 물론이고 법률적으로도, 학술용어도 혼용되어 있다. 단어에서도 알수 있듯 해양레저가 ‘해양’에서 ‘레저’활동을 즐기는 것이라면 수상, 수중 등 해양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모든 레저활동을 해양레저라 볼 수 있으며, 해양레저산업의 범주도 레저 선박의 건조, 대여, 수리, 관리업은 물론이고 해양레저 스포츠용품의 제조, 판매, 대여업과 보험, 금융, 교육, 훈련 등 서비스업, 마리나 개발 등 시설업까지 다양한 관련 산업이 포함된다.

해양레저산업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이고, 어느 정도의 규모이며, 몇 명이나 이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가?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양레저산업의 규모와 범위를 알아야 한다. 완전한 신규산업이라면 산업을 정의하고 명확한 관련업종의 정의가 가능하겠지만 해양레저산업은 조선, 자동차, IT, 섬유산업 등과의 연관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해당 산업의 기업이 해양레저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므로 해양레저용품을 만들어도 산업분류 상으로는 다른 산업에 잡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직은 해양레저산업이 법률상, 학문상 명확한 분류체계가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양레저산업의 규모와 범위를 정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지원을 끌어내고 다른 산업과의 관계를 조정하게 하는 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경기도는 한국리서치와 해양레저산업의 분류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작업을 2017년에 이어 2022년에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외 해양산업의 분류체계를 분석하고 해양레저산업의 분류체계를 설계하고 수립하여 핵심산업과 상호의존산업의 범위와 정의를 하였고, 경기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현황을 경기도 공장등록리스트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례 할당 추출을 통해 도출하였다.

해양수산업 분류체계 대분류(해양수산부)
해양수산업 분류체계 대분류(해양수산부)
해양수산업 분류체계(미국/아일랜드/캐나다 순)
해양수산업 분류체계(미국/아일랜드/캐나다 순)

 

국내 해양산업 분류체계 현황

국내 해양산업 분류체계로는 대표적으로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업 분류체계가 있다.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세분류 등 총 4단계로 되어 있으며 대분류로는 해양자원 개발 및 건설업, 해운항만업,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수리업, 수산물 생산업, 수산물 가공업, 수산물 유통업, 해양수산 레저관광업, 해양수산 기자재 제조업, 해양수산관련 서비스업 등 총 9가지가 있다. 이 중 해양레저산업과 가장 유사한 해양레저관광업은 2개의 중분류 아래에 해양레저시설 운영업, 해양관광시설 운영업, 낚시관광업, 기타 수산레저관광업 등 4개 소분류, 10개의 세분류로 되어 있다. 해양수산업은 총 143개의 세분류가 있는데 이 중 해양레저산업에 포함되는 것으로는 68개가 해당한다.

부산시도 해양산업 분류체계가 있으며 해양산업 분류구조를 대분류 6개, 중분류 29개, 소분류 107개 등 3단계로 구성하고, 소분류는 한국표준산업 분류코드와 연계하였다. 해양관광으로는 해양레저 스포츠업과 숙박 및 음식업, 그 밖의 해양관광 관련 서비스업 등 3개로 나누었으며, 소분류로는 유람선업, 낚시장 운영업 등 10개로 나누었다. 부산시 해양산업 107개 세분류 중 해양레저산업 포함 항목은 51개가 해당하였다.

 

해외 해양산업 분류체계 현황

미국은 국가해양경제프로그램(NOEP)에서 해양수산업 분류를 하였는데 미국의 해양경제를 해양건설업, 해양생물자원, 해양광물, 해운업, 선박과 보트건조업, 해양관광 및 레크리에이션 등 6개로 구분하고 있다. 보트건조와 해양관광은 해양레저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의 대분류 6개 중 2개가 해양레저산업과 직접 관련이 있다.

아일랜드는 사회경제해양연구원(SEMRU)에서 해양경제를 전통 해양수산업 9개와 신해양수산업 4개 등 총 13개로 분류하였다. 해양관광 및 레저, 크루즈는 전통수산업에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 해양금융, 해양법률, 해양법률 등의 해양상업을 신해양수산업에 포함시킨 점이 눈길을 끈다. 캐나다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분으로 나누었는데 7개의 민간부문에 해양기반 레크레이션, 레저와 선박 및 보트건조가 포함되어 있다. 4개의 공공부분에는 연방 및 지방정부, 대학과 연구소 등의 사업으로 분리했다.

 

한국형 해양레저산업 분류체계 수립

경기도와 한국리서치는 국내와 해외의 해양산업 분류체계를 분석하여 해양레저산업과 관련된 항목들을 추출하여 한국형 해양레저 분류체계를 도출하였다. 대분류와 중분류 등 2단계로 분류하고 중분류의 항목을 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와 연결하였다. 대분류는 해양레저 활동을 중심으로 대분류 간 구조와 연관성을 고려하여 10가지 항목으로 정하였다. 중분류는 주제, 분야를 구분하여 34가지로 세분화하였으며, 해양레저산업을 유형 특징별로 구분하고 한국표준산업 분류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분류 코드와 매칭하였다. 한국표준산업 분류 코드는 해양레저산업에 맞는 단일한 분류 코드가 아닌 한계가 있지만 한국표준산업 분류를 통해 중분류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는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총 10개의 대분류 중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등 8가지는 ‘해양레저 핵심산업’으로, 해양레저 관련 서비스업 등 2가지는 ‘해양레저 상호의존산업’으로 분류하였고 나머지 하나는 해양레저 공공활동으로 구분하였다. 해양레저 핵심산업은 해양레저와 관련된 용품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것 등 해양레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포함하였다. 해양레저 핵심산업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공공활동이 아닌 산업은 해양레저 상호 의존산업으로 분류하였다. 숙박업소나 음식점과 같이 해양레저 활동은 아니지만 파생된 업종은 상호 의존산업으로 분류하였다. 그 외 공공의 이익을 위하거나 공적인 특성을 가진 해양레저 활동은 해양레저 공공활동으로 나누었다.

 

경기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현황

경기도 권역분류
경기도 권역분류

이렇게 분류한 해양레저산업의 분류체계를 2022년도 경기도 공장리스트 데이터베이스를 대입하여 분석하면 경기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기업체 수는 약 1만 7,000개로 전체의 약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종사자수도 약 29만명으로 약 24.2%를 차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보면 사업체 수는 1만 2,980개사에서 2022년 1만 7,301개사로 4,321개사, 약 33%가 증가하였으며, 종사자 수도 2019년 22만 269명에서 2022년 29만 1,191명으로 약 7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권역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비중
경기도 권역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비중

경기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누어 분석한 경기도 권역별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사업체 수를 분석해보면 화성, 안산, 시흥 등이 포함된 남서권의 비중이 약 60.7%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경기바다 인근에 다수의 사업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도 남서권에서 2019년 대비 증가 폭이 큰 산업은 해양레저 관련 기타 생산업으로 약 198% 성장하였다. 그 외에도 레저선박 건조업이 약 20%, 레저선박 기기·장비 제조업이 약 14.7%로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남동권의 해양레저 기기·장비 제조업 중 가장 큰 종사자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레저선박 기기·장비 제조업으로 약 92%를 차지하며, 해양레저 관련 기타 생산업의 비중은 약 6.1%로 적게 나타났지만, 종사자 수 증가폭은 약 32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 남서권에도 약 171%가 성장하는 등 해양레저 관련 기타 생산업이 점차 활성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적 추출의 한계점

해양레저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창출효과와 국가경제 기여가 기대되는 산업이다. 해양레저산업의 가능성과 세계시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한국의 해양레저산업은 초창기이지만 우리나라가 가진 관련산업의 제조 경쟁력을 통해 해양레저 핵심산업의 경쟁력 확보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려면 보다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나 관련법 부재, 대학의 전공학과 부재, 통계분류체계 부재 등 산업의 육성과 발전에 필요한 기초자료와 체계가 안 갖춰져 있는 상황에선 여러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현황조사를 함에 있어 전수 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보다 세부적인 국내·외 사례조사와 분석을 통해 해양레저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번 결과는 경기도에 한해 분석한 데이터라는 한계도 있지만 최신의 공장리스트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과거 어느 때보다 정확도가 높아졌음은 분명하다. 특히 2019년과 2022년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이를 볼 수 있던 점 또한 더 고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 숫자에 포함된 기업들이 모두 해양레저 제품만 만든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자동차 시트를 만드는 회사가 해상용 시트를 만들고 있고 IT 통신회사가 해상용 통신장비를 만들고 있다. 각 기업에서 해양레저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인력을 확보하고 R&D에 어려움은 없는지 등 보다 세부적인 데이터와 현황분석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이해관계에 있는 관련 산업과 종사자가 서로 양보하기 위해서는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이 ‘산업’으로서의 체계를 갖추고 관리되고 제대로 육성하려면 정말 많은 과정과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해양레저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면, 우리 국민에게 힐링을 주고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기여한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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