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망, 장기적·통합적 관리 필요하다
물류망, 장기적·통합적 관리 필요하다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0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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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엘진 기자
김엘진 기자

[현대해양] 2022년에는 공급망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사실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공급망’의 중요성에 대해 실감하게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아니, 있었다. 코로나19가 막 시작되던 때 우리 국민은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어야 했다. 당시 우린 주민등록 번호에 맞춰 정해진 날에만 정해진 양의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다. 정부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도 많았다. 알고 보면 당시 우리나라의 품귀 제품은 마스크 정도였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마스크는 물론 생필품과 식품도 동이 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우리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마스크처럼 모든 국민에게 공급망의 존재감을 강력하게 드러낸 아이템은 없었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공급망 이슈는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2020년 초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2021년 3월의 수에즈 운하의 마비 사태, 2021년 10월부터 시작된 요소수 대란, 2021년 말 발생한 미 서부 항만의 물류적체 현상, 2022년 2월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상하이 봉쇄 조치, 그리고 최근의 화물연대 파업까지.

이러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관련 TF팀 등을 꾸려 이슈에 대응했다. 이렇게 등장한 TF팀은 보통 관련 부처와 전문가들이 모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회의하는 방식으로 굴러갔다. 그러다가 이슈가 잠잠해지면 대부분 팀이 해산된다. 이러한 팀의 팀원들은 주 업무가 따로 있기에 제대로 팀이 굴러가지 않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공급망 관련 정부 TF팀이 구성된 지 한 달여 만에 담당자를 찾았을 때, 담당자는 변경된 상태였다. 새로 팀을 맡았다는 담당자는 “지금은 ㅇㅇ 때문에 일이 밀렸다”라며 “아직 팀 구성 후 공식인 회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해운업, 조선업, 무역업, 물류업은 모두 함께 움직이는 공급사슬에 속하지만, 이 모든 것을 총괄해서 처리하는 부서가 없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또한, 원활한 물류흐름은 해운업이 살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이것에 대해서는 우리모두 팬데믹 기간 동안 충분히 경험했다.

한 해운물류 전문가는 “공급망에 대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 가능성을 보고, 계속해서 국내외 상황을 팔로우하며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문제가 생기면 부랴부랴 전문가를 불러모아 대책을 마련하고 해산하는 방법은 장기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2023년을 맞이하며, 윤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계획을 넘어 산업 자체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공급망 관리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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