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컨테이너 해운 시황 전망
2023년 컨테이너 해운 시황 전망
  • 최덕림 한국해양진흥공사 경영자문위원
  • 승인 2023.01.10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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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빠르게 회귀?

[현대해양] 최근 몇 년간의 해운시장을 보면 마치 럭비공을 연상케 한다. 특히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작은 외생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예측을 하기 무척 힘든 속성을 가지고 있다. 2019년~2020년 코비드19(COVID19) 발발 이후, 대부분의 해운 관계자들은 2020년 이후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고, 글로벌 선사들조차 이러한 전망에 따라 선박의 추가 발주량을 줄였으며, 장기적인 계선(Idling) 계획을 세워나갔다.

그러나 이러한 당초 예상과는 달리 2021년~2022년 컨테이너 해운 역사상 유래 없는 롤러코스트장이 펼쳐졌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 보면 코비드19 발발 직후인 2019년 말~2020년 상반기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아시아 발 수출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이후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여행의 제한으로 아시아발 미국향 내구재(Durable goods)수요가 2020년 하반기부터 시발되어 2021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2022년 초반까지 꾸준히 증가하였다.

 

선사, COVID19 기간 지난 20년 적자 만회

공급 측면에서는 2020년 초 선사들의 선박 계선 이후, 하반기 급작스러운 수요증가로 인해 선복량 및 컨테이너 장비의 극심한 부족 현상을 겪었다. 게다가 2021년 4월 에버그린 선박의 수에즈 운하 좌초 사고, 미 서안 부두 노동자들의 코로나 감염 확대, 미국 내륙 공급망(Supply chain) 붕괴, Yantian 및 동남아 부두 노동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항구 봉쇄 등 갖가지 예상치 않았던 외생변수를 겪으며, 명목 공급량 대비 실제 가용 공급량이 20% 이상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지난 20여 년 동안 80~90% 내외를 보여 왔던 글로벌 선박 스케줄 정시성은 2021년 들어 40% 이하로 하락하였고, 특히 미 서안은 20% 대의 낮은 선박 스케줄 정시성을 보였다. L.A/Long beach 항에서는 100척 내외의 선박이 외항에서 대기하였고, 이로 인해 태평양 노선의 Transit time은 기존보다 3배가 넘는 악조건 속에 해상운임 급등과 더불어 컨테이너 장비와 선복의 절대 부족으로 많은 화주들과 물류사들이 유래 없는 극심한 고초를 겪었다.

이 2년여 간에 벌어진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지난 60여 년의 컨테이너 해운 역사를 뒤바꿔 놓기에 충분하였고, 이로 인한 화주들의 심각성과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였다.

역설적으로 선사들 입장에서는 지난 10년간 해운시장 불황 때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이 2년여 기간 동안의 운임 수입으로 지난 20년 동안의 적자를 커버하고도 남을만한 든든한 종자돈(Seed Money)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해운물류 관계자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서 물류의 중요성을 각성시키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운임 회복 성공 여부 불투명

그렇다면 향후의 시장은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가?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컨테이너 시장은 외생변수로 인한 운임의 민감성으로 인해 한치 앞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까지의 상황 변화와 추이, 그리고 향후 선사들의 운임 및 선복운영 정책을 감안, 향후 예견되는 상황변화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전망을 하고자 한다.

2022년 상해운임지수(SCFI)는 1월 5,100p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중국 상해항 봉쇄 이후 1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월 중순 4.100p까지 도달하였다. 그 이후 4주간 반등세를 보이다 이후 2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12월 셋째 주 1123p까지 하락하게 되었다. 올해 최고치 대비 4배 이상 하락한 수치이다.

따라서 선사들은 10월 이후 BEP 수준 이하로 운임수준이 하락하였고, 선박 비용구조가 양호한 일부 선사들만이 겨우 BE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급작스러운 글로벌 운임 하락으로 인한 수지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글로벌 선사들이 10월부터 본격적인 P/L 관리 체제로 들어섰다.

2023년 컨테이너 시황을 보는 견해는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큰 반등은 없다는 것이 선사 및 해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선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운임의 지속적인 하락에 대한 방어에 들어갔고, 선사별로 내년도 태평양 노선 축소 또는 운항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탄력적인 Blank Sailing을 통해 선박별 소석률(화물 적재율)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내년도 수요 공급 불균형에 따른 운임하락에 대비하여 선사들은 운임 회복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나, 아직도 신규 소형 선사들의 지나친 집하 경쟁 및 일부 글로벌 선사들의 종합물류 서비스 고객 확보에 따른 운임 특혜 제공의 여지가 있어, 선사들의 운임 회복이 성공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또한 2023년부터 IMO의 해운 환경 규제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CII, EEXI 적용으로 전반적인 산업 비용 증가와 선박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규정대로라며 기존 선대의 30%에 해당하는 선박이 IMO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커 향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컨테이너 해운 수요 증가 둔화

2023년도 2%대의 컨테이너 해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평균 공급량은 전년 대비 8.6%(약 230만 TEU) 증가를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 폐선량 또한 연평균 20만 TEU의 3배 정도인 60만 TEU로 예상되어 내년 전체 글로벌 선복량 2,700만 TEU 대비 약 2.2%로 전망된다. 이로 인한 2.2%의 공급량 감소가 연내 실제로 반영된다면, 내년 동 폐선(Scrapping)의 영향도 공급량 증가 억제 효과에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내년도 시장 전망에 대한 키워드는 1)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글로벌 해운 수요 증가 둔화, 2)명복 공급량 증가, 3) IMO 환경규제로 인한 실지 선복 증가 제약, 4) 전쟁 등 각종 외생변수, 5) 선사들의 운임 방어 및 노선 축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20년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컨테이너 해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제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빠르게 회기하고 있다. 이젠 선사들의 종합 물류화, Digital Transformation 0 등의 본격적인 각축장일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러한 선사들의 종합물류화가 전반적인 단기적 수익 창출 효과 및 단기적으로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선하주 간 윈윈(win-win) 전략은?

현재 운임 하락 국면이 구주 노선을 소폭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태평양 노선 역시 운임하락의 정점에 와 있어 상승 분위기만 타게 되면 언제든지 GRI(General Rate Increase)를 시도하겠다는 것이 선사들의 의도이다. 이에 대한 시장 내의 심리적 각축전 또한 만만치가 않다.

코비드19 팬데믹 기간 동안 해운시장의 급변을 겪으며 선사, 화주 공히 시장의 극심한 변동으로 인한 단기적 상황 변화보다는 예측 가능한 시황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더 양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팬데믹 이후(Post Pandemic) 해운 시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전망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다양한 외생변수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시장의 방향을 항상 주시해야 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선사로서는 불황의 장기화를 대비해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우수 화주의 장기 계약 및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공, 화주 편의 우선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지속적인 시도와 서비스 스코프(Service Scope) 확대 및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야 한다.

화주 입장에서는 급작스러운 시황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선사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 제공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선하주 간의 윈윈(win-win) 전략을 위한 협조 체제 구축과 더불어 일정 수준의 장기계약 체결을 통한 필요 기간 동안의 선복 확보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해운 시황의 Visibility(가시성) 확보를 위해 시황과 관련된 각종 선행지표의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2자 물류사인 S사에서는 해운 시황에 영향을 주는 갖가지 인자들을 시스템 역학(System Dynamics)을 통해 분석하고, 운임 시황 예측 모델을 통해 노선별 시황 전망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운 시황 전문가 및 시스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주기적인 전망치를 연구, 발표하고 있다.

향후에는 선사들이나 대형 물류사에서도 효과적인 투자 및 비용구조 합리화 노력과 더불어 이러한 해운 시장의 객관적 Visibility 확보를 위한 집단 지성의 발휘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를 운항 중인 11,000TEU급 이상의 메가 컨테이너선 중 유일하게 가장 큰 규모의 스크러버를 장착한 ‘HMM Blessing’호
전 세계를 운항 중인 11,000TEU급 이상의 메가 컨테이너선 중 유일하게 가장 큰 규모의 스크러버를 장착한 ‘HMM Blessing’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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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2023-01-10 11:11:55
중소형 선사외 해외선사는 살아남기 위해 미래를 가치를 반영해 사업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국내 1위 선사 hmm 아직도 컨선 비율 93% 고집하고 무능한 경영진이 이끌고 간다 그외 해진공과 해수부의 과도한 욕심이 더욱 부채질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젤 우선시는 답없는 경영진 교체하고 전문 경영진를 내세워 사업 다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매각이 문제가 아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