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라스틱 쓰레기, 건설재료로서의 가능성 모색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건설재료로서의 가능성 모색
  • 박준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 승인 2023.0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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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박준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현대해양]

해양쓰레기 발생과 특성

해양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4,800만 톤에서 1억 2,70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북태평양 지대에 형성되어 있는 거대한 폐기물 지대(해양 내 플라스틱 폐기물 밀도가 높은 지대)는 면적이 약 160만㎢로 대한민국 국토의 약 19배, 그 무게는 8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발생한 해양쓰레기로 인한 환경파괴문제는 꾸준히 이슈화되어 왔으며, 최근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해양수산부 주도하에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만 약 9만 5,632톤이 수거되었다. 수거된 해양쓰레기 중에서 플라스틱의 비율은 8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비용으로 1999년에서 2018년까지 약 1,273억 원을 사용했다.

해양플라스틱은 해양과 육상에서 양쪽에서 발생하는데, 해양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수거는 침저 쓰레기의 수거와 집하장을 통해 수거되는 쓰레기로 나눌 수 있다. 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수거된 해양플라스틱의 개수로 나눴을 때 파편이 29.66%, 밧줄이 13.70%, 음료수병 및 각종 뚜껑이 11.99%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파편이나 음료수병 등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비율을 발생 개수로 계산했기 때문이기에, 실제 해양 분류의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부피 혹은 무게의 비율과는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비율 10%에 못 미쳐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수거, 운반, 처리, 재활용촉진 등이 담겨 있는 해양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으며, 양식용 부표의 경우 제품생산자에게 제품 관련 폐기물을 회수・재활용하도록 생산자책임 재활용 의무율을 29% 부여하였다. 또한, 해양폐기물 및 해양 오염퇴적물 관리법을 제정, 이달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유럽의회의 경우 2025년까지 유실된 플라스틱 어구의 50% 이상을 수거하여 15% 이상 재활용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규제안을 2018년 12월 의결하였다. 이 규제에 따르면, 플라스틱이 함유된 어구의 경우 제품생산자에게 제품 관련 폐기물을 회수 재활용하도록 하는 생산자책임 재활용 제도를 2024년까지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의 활성화를 통해 해양환경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해양쓰레기 저감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양쓰레기 전처리기술의 부재로 해양쓰레기를 육상에 매립하거나 소각하고 있으며, 재활용되는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산업화되고 있는 분야는 패션산업에서 나일론과 PET 재질을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재활용 섬유를 생산하는 것 정도다. 하지만, 해양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재질은 나일론과 PET를 제외하고도 폴리에틸린, 폴리프로필린 등 다양한 재질이 있기에 이를 처리할 방안이 필요하다.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한 건설재료

해양에서 사용되는 구조물 중 콘크리트 구조물은 염분으로 인해 콘크리트의 중성화 및 내부철근의 부식으로 인한 균열이 발생하기 쉬워 내구성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물의 내구성 향상을 위해 현재 FRP(섬유강화플라스틱 : Fiber reinforced polymer)를 사용한 보강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FRP를 대체하기 위해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거한 해양 플라스틱에 함유되어있는 염분과 이물질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전처리 공정이 필요하다. 이를 효율적으로 전처리하여 플라스틱의 내염해성과 높은 인장강도를 이용하여 건설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양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양플라스틱 중 폐어망 및 로프를 파쇄하여 콘크리트에 첨가하게 되면 콘크리트의 균열 발생을 억제할 수 있으며, 균열의 진전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은 콘크리트에 비해 내염해성이 우수하여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을 보강한다면 콘크리트에 침투되는 염분을 차단할 수 있어 구조물의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2020년부터 진행된 연구에서 1차년도 ‘해양쓰레기 재활용을 위한 전처리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해양쓰레기 전처리기술 확보,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전처리 공정기술 개발, 해양쓰레기 원재료 확보하였으며, 이어진 2차년도 연구에서는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재 기술개발’을 목표로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재를 사용한 섬유보강 복합재료의 물성 평가, 해양쓰레기 재활용 패널 제작과 물성 평가,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시트 제작기술 개발과 물성 평가를 진행했다. 올해는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재와 보강공법의 성능향상’을 목표로 해양쓰레기 재활용 복합패널의 보강성능 강화 방안 도출 연구와 함께 재활용 복합시트의 보강성능 강화 방안 도출,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재의 해수 환경영향 평가 연구를 진행하였다.

향후, ‘해양쓰레기 재활용 구조 공법을 적용한 구조부재의 성능평가와 적용기술 개발’ 연구와 함께 ‘해양쓰레기 재활용 보강재 적용 항만 구조물의 성능평가’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해양쓰레기 재활용 실증실험을 통한 항만구조물의 성능평가 보고서와 수명연장기술 경제성 평가보고서 작성을 예정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국내 해양쓰레기 재활용 인프라 확립과 해양쓰레기 수거율 증진에 기여하고 해양쓰레기 재활용 구조물 보강용 원자재 등의 제품 생산을 통한 재활용률 향상, 항만과 지반 구조물 적용을 통한 해양쓰레기의 효율적인 처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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