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친환경 산업, 수산업
미래의 친환경 산업, 수산업
  • 김규옥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
  • 승인 2023.01.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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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김규옥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

[현대해양] 지구 인구가 80억 명을 넘었다. 요즘 누구나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지만, 근본 원인인 탄소 기반의 산업화와 인구 증가에 대해서는 아직 소극적인 것 같다.

농수축산물 중에서 무엇이 가장 탄소배출이 적을지 생각해봤다. 농산물은 토지를 개간하고 저수지와 용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시설을 구축하고 경작, 수확하는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축산업은 이미 공해산업으로 지목됐다. 사람이 먹는 식량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사료, 다량의 폐수와 메탄가스 등 환경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비하면 수산업은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어업은 생산 과정은 생략하고 수확만 하면 되는 산업이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바다에 가서 잡아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족자원이 줄어들어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면서 양식, 치어 방류, 인공어초 등의 인위적 노력이 가미됐지만, 아직도 수산업은 거친 파도와 직접 맞서서 싸우는 원초적인 노동이 핵심이다.

건강의 관점에서도 수산물은 질 좋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불포화 지방산 등 성인병 예방효과가 높은 편이며, 동물 복지의 문제도 자유롭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그야말로 건강식이다. 앞으로는 식물이나 곤충에서 대체육을 만드는 것보다 멸치, 새우, 고등어 등 우리가 다 잡지 못해 바다에서 수명을 다하는 어류를 활용해서 인공육을 만드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보편화된 시대가 올 것이다.

정부도 우리 바다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수산물을 국민에게 충분히 공급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점과 관련 두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현재 정부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총어획량 규제(TAC), 연근해 어선 감척, 강제 휴어기 등 전반적인 생산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의 친환경성을 감안할 때 일률적 어획량 감축보다는 적정한 생산과 소비가 필요하다. 과학적 조사를 통해 어종별, 수역별로 적정 수준의 어획량을 산출하여 지속 가능한 생산을 확보, 유지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 집약적 기술을 접목하여 현대화된 친환경 식품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영세한 어업을 현대화된 산업으로 규모화한다면 자연스레 젊은 세대들이 수산업에 유입되면서 생산, 유통, 가공, 판매 등 모든 과정에 새로운 기술과 자본이 들어올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산업진흥정책적 시각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또 하나 수산업이 당면한 과제로는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해양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 문제다. 육상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도 많지만, 어획과 양식 과정에서 배출된 스티로폼, 폐그물, 통발, 밧줄 등이 산적해 있다. 중국에서 몰려오는 쓰레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친환경 산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수산인들과 수협, 주무 부처뿐만 아니라 전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온 바다와 해산물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면서, 가장 친환경적인 먹거리 산업인 수산업을 더욱 사랑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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