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바로알기 2. 해양레저 사용자는 달라지고 있다
해양레저 바로알기 2. 해양레저 사용자는 달라지고 있다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2.12.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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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인류사에서 2020년부터 3년은 세계 경제가 크게 재조정을 거친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전 세계 전염병이라는 사태 속에 많은 것들이 제한되었고 이는 경제활동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여러 산업이 위기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여행산업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출국자 수는 2019년 약 2,871만 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약 93%가 줄어든 218만 명으로 급감하며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항공사 파산이 이어졌으며, MICE(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Exhibition) 산업 중 전시산업은 2020년 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411조의 손실과 일자리 240만 개가 증발하는 등 산업별로 수십 년 동안 노력해온 과정과 결과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걸 많은 기사와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씁쓸히 보고 있다.

반면 이러한 지각변동에도 반등한 산업들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레저산업’이다. 이동과 다수의 모임이 제한된 상황에서 개인별 또는 소규모로 활동할 수 있는 레저활동은 사람들에게 ‘힐링’이라는 레저활동을 하는 근본 목적에 부응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의 골프 산업은 2006년부터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었으나 2020년에는 신규 골프 인구로만 50만 명이 증가하였으며 골프채를 새로 구매한 인구가 6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 골프 인구도 2019년 대비 2020년에 20%가 증가한 562만 명이며 골프장을 방문한 누적 인구도 5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레저산업은 소비력이 높은 산업이므로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과의 결합성이 높은 산업이다. 그런데 202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7%로 마이너스였음에도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 속에 레저산업은 성장하였다. 해양레저산업도 물과 관련된 레저산업이므로 코로나19로 인해 기회를 얻은 산업이다. 신규로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2019년 3,154대에서 2020년 3,357대로 증가하였으며, 보트와 요트 운항을 위한 면허인 조종면허자 신규 등록 인원도 2019년 1만 7,822명에서 2020년 2만 406명으로 증가하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물류대란과 생산 차질, 불안정한 반도체 수급 등으로 신조 제품의 수급이 원활치 않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증가한 숫자 이상의 관심이 해양레저에 쏠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국제보트쇼 방문객 분석으로 살펴본 해양레저 사용자 변화

우리나라에서 해양레저산업은 성장과 비전이 있다는 발표와 전망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체계적인 데이터와 추진 조직체계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산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시장은 얼마나 성장을 한 것인지, 소비자들은 코로나19 기간 어떤 변화를 보였으며, 한국 시장은 해외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 것인지 등 현상을 알아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중지를 모을 텐데 데이터, 소위 ‘넘버(Number)’가 많이 부족하다.

경기도는 해양레저의 데이터와 통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경기해양레저포럼 등의 자리를 이용해 발표하고 있다. 판로확대와 저변확대를 비롯하여 해양레저 데이터를 확보하는 사업 중 하나인 경기국제보트쇼는 2022년도가 15회로서 해양레저 대표 행사로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국내 최대의 보트쇼이자 해양레저산업 전시회이다. 경기국제보트쇼는 매년 조사표본 4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 및 성과평가를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오프라인에서 열린 3년 만의 전시회로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2022년의 데이터를 비교해봄으로써 코로나19를 거치며 달라진 해양레저 사용자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해양레저 활동에 연간 100만원 이상 지출 비중이 57%에서 63.5%로 증가

‘지난 1년간 해양레저 활동에 따른 지출금액이 얼마인가?’라는 문항에서 연간 100만 원 이상 지출했다는 응답이 57%에서 63.5%로 6.5% 증가하였다. 연간 500만 원 이상 지출도 23.5%에서 27%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간 50만 원 이하의 지출은 43%에서 36.5%로 감소하였는데, 특히 30만 원 이하 지출이 30.6%에서 17.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회성 해양레저 활동보다는 반복적인 활동과 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해양레저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에 관한 질문에서는 2019년 65.5%에서 2022년 73.3%로 약 7.8%가 높아졌다. 경영학에서 제품 구매 의사는 고객 충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질문 중 하나이다. 제품 구매 의사가 높아졌다는 것은 실질적인 해양레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순도 높은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제품 구매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8.5%에서 2.1%로 크게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용 문제’라는 비중도 낮아졌다. 이제 해양레저 활동을 위한 소비액이 우리나라 소득 범위 내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로 보인다.

이는 ‘향후 해양레저 활동의 장애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의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가 2019년 26.3%, 2022년 34.1%로 모두 가장 높은 응답결과를 보였으며, 2019년 두 번째로 높았던 응답이었던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는 23.7%에서 2022년 13.5%로 낮아지며 2019년 18.1%에서 2022년 21.5%로 증가한‘주변에 할만한 장소가 없다’와 순위를 바꾸었다. 사용자들은 시간이 부족할 뿐이지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과 소비력은 갖게 되었으며, 정작 해양레저 활동을 위한 장소가 없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년간 해양레저 활동 지출 금액
지난 1년간 해양레저 활동 지출 금액

향후 해양레저 활동 의향 응답은 61.4%에서 67.5%로 높아져

‘향후 해양레저 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2022년 응답이 67.5%로 2019년의 61.4%보다 높아졌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6.2%에서 25.2%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해양레저 활동을 하지 않겠다’라는 부정적 응답은 12.4%에서 7.3%로 낮아졌다. 이는 앞으로 해양레저 사용자의 증가가 예상되는 지표로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언제쯤 해양레저 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에는 2019년에는 ‘1년에서 3년 이내’라는 응답이 34.8%로 가장 높았지만, 2022년은 ‘6개월 이내’가 2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설문 문항에서‘1년 이후’의 응답은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보다 활동 의지가 있음에도 시기는 불확실한 반면, ‘1년 이내’로 응답한 사용자들은 연내에 해양레저 활동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으로써 실제 활동과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활동 시기를 ‘1년 이내’로만 좁히면 2019년 29.2%에서 2022년에는 44.6%로 매우 증가하였다.

또한 ‘향후 해양레저 활동 예상 비용은 얼마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중간구간인 연간 200만 원에서 1,000만 원 미만이 39.8%에서 44.5%로 높아졌으며, 50만 원 미만 구간은 14.5%에서 11.1%로 낮아졌다. 앞서 ‘지난 1년간 해양레저 활동 지출금액이 얼마인가?’라는 설문 결과에서도 3년 전보다 지출액이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향후 해양레저 활동에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겠다는 응답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향후 해양레저 활동 의향
향후 해양레저 활동 의향

해양레저산업은 일자리 창출에서 매우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 증가

해양레저산업은 특성상 먼저 소비 측면에서 산업 성장이 견인된다. 그렇기 때문에 장비의 완제품 및 부품 기자재 생산과 유지보수,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업이 이루어지는 전방위적 대규모 산업임에도 일자리 산업으로 보이지 않는 약점이 있다. 이 지점이 일부 어민들이 바라보는 생존과 유흥의 분기점이다. 반면 해양레저를 직접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점점 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2019년 22.6%에서 2022년 18.7%로 낮아진 반면, 기여 할 것이라는 응답은 71.1%에서 74.7%로 높아졌다.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수 문항에서 응답 결과가 바뀌었으나 1, 2위 순위가 변하지 않은 질문이 있었는데‘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는‘정부차원의 지원 및 육성’과 ‘국민인식 전환’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내고 있다. 성장 단계의 초기 산업 특성상 정부의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과 해양레저와 관계된 국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해양레저 사용자가 꾸준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이다. 뒤를 이어 ‘전시회 개최’와 ‘해양레저산업 발전법 제정’이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해양레저 일자리 창출 기여도
해양레저 일자리 창출 기여도

응답자의 약 40%는 최소 두 달에 한 번 여행을 즐기며 약 89%가 바다 여행

국민의 주된 관광지가 육지에서 바다로 바뀌고 있는 것에 대해 리조트의 신규 개장지역을 사례로 전월 호 기고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여행 횟수는 얼마인가?’에 대한 질문에 연간 5회 이상 여행을 한다는 응답이 40.2%, 10회 이상도 24.3%로 나타났으며, ‘작년 바다 여행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88.9%가 바다 여행을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국민에게 바다는 여행의 필수 여행지가 되고 있다.

‘지난 3년간 다른 어떤 레저활동을 하였는가?’라는 질문에는 캠핑, 등산, 자전거, 골프 등의 응답이 높았다. 캠핑은 ‘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라고 응답한 사용자가 즐기는 레저활동으로써 해양레저와 유사한 형태의 사용자 모델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골프도 같은 응답결과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경제적 수준이 중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제일 높게 나타났다. 골프가 보다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응답 결과이다.

국내 여행횟수 및 바다여행 경험
국내 여행횟수 및 바다여행 경험

국민소득 및 국가 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 수준은 향상되고 있다고 느껴

이번 경기국제보트쇼 만족도 조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국민소득 및 국가 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 수준은 어떠한가?’라는 문항이다. 일반 관람객과 참가업체가 다른 응답 결과를 보였다. 일반 관람객은 2019년에는 ‘낙후되었다’라는 응답이 33.6%로 ‘발전되었다’라는 응답 24.1% 대비 높게 나타났으나, 2022년에는 반대로 역전되어 32.3% 대 22.1%로 ‘발전되었다’라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기업들은 2019년은 53%대 14%로 ‘낙후되었다’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2022년은 43%대 15.2%로 그 격차가 약간 좁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낙후되었다’라고 응답하였다.

기대치에 대한 만족도는 다를 수 있으나 정부는 지난 20년간 꾸준하게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해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부터 추진한 1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을 2019년에 완료하고 2020년부터 2029년까지 2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며, 전담 부서인 ‘해양레저 관광과’를 2018년 신설하였다. 경기도는 300석 규모의 제부마리나, 200석 내외의 전곡, 아라마리나가 있으며, 2008년부터 경기국제보트쇼 개최, 2012년부터 네덜란드의 METS(Marine Equipment Trade Show)전시회 한국관 개설, 2016년부터 마리나 정비업의 모태가 된 해양레저 인력양성 사업 신설, 2020년 경기바다 해양관광 사업 등 지속적으로 해양레저 육성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변화를 일반인은 느끼고 응답한 것이 아닐까?

지금도 대한민국의 해양레저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인식과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사용자와 기업이 활동하는 동안 데이터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생성된다. 단지, 누군가가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지 않을 뿐이다. 해양레저산업이 소비 측면 뿐만 아니라 생산적인 가치가 높다면 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정부의 역할만은 아니며,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국민소득 및 국가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수준(기업)
국민소득 및 국가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수준(관람객)
국민소득 및 국가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수준(기업)
국민소득 및 국가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수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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