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수협 - 변화·혁신 통한 새 가치 창출
경주시수협 - 변화·혁신 통한 새 가치 창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12.14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기 극복 위해 노력

[현대해양] 목포에 항구가 있듯 경주에도 항구가 있다. 흔히들 내륙으로 알고 있는 경주에는 승하 뒤에도 용이 돼 왜(倭)로부터 동해를 지키겠다는 유조(遺詔)를 남긴 문무대왕이 잠든 수중릉이 있는 문무대왕면(옛 양북면)을 품고 있다. 그 옆 유명한 감포읍이 천년 고도 경주시에 속해 있다. 감포항의 등대는 가운데가 첨성대 모양으로 비어있다.

경주시수협(조합장 이영웅)의 업무구역은 감포읍과 양남면을 포함한 경주시 일원으로 관할 해안선 44.5km를 따라 13개의 어항과 16개 어촌계로 구성돼 있고, 조합원은 약 850명이다. 주요 어업 기반시설로는 선어위판장, 활어위판장,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제빙·냉동공장, 급수·급유시설, 수산인회관, 어선수리소 등이 있다. 이 지역 특산품으로는 한류와 난류가 연중 교차하는 청정해역 동해에서 생산돼 특허 등록된 참전복, 미역, 싱싱한 멸치로 가공한 감포멸치젓, 김장새우(동백하), 오징어, 가자미, 청어 등이며,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작지만 튼튼한 수협

감포항에 지난 1925년 설립된 경주시수협은 경영실태평가 1등급으로 국회 농해수위에서 보고된 전국 수협 중 순자본 비율 최상위권, 10년 연속 조합원 배당을 법률이 정한 상한선까지 배당한 내실있고 튼튼한 수협이다. 또 어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과 풍요롭고 살기 좋은 복지어촌 건설을 위해 어업인에 대한 지도사업과 경제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다. 상호금융 점포는 감포항 본점을 비롯, 총 5개에 이른다. 조합원을 비롯한 어업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챙기고 조합을 이용하는 준조합원에게도 경영잉여금을 이용고 배당으로 환원하고 있다.

감포항은 달 감(甘)자와 같은 모양의 포구라 하여 감은포로 불리다가 오늘날 감포로 명칭이 전해지고 있다.

감포항은 1920년 개항 이후 동해 남부의 어업전진기지로서의 명성을 지켜오고 있다. 감포항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일찍부터 현대화된 곳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일본인들을 위한 각종 휴양시설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감포항은 예나 지금이나 경주 수산업을 대표하는 항구이며, 감포항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은 근해채낚기, 정치망, 연안자망, 동해구저인망, 동해구트롤 등 160여 척에 이른다. 이들 어선이 지난해 말 감포항에 위판한 양은 1만 1,660톤, 금액으로는 362억 원의 위판액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 122억 원의 위판액을 기록했다.

감포항 위판장 새벽 경매
감포항 위판장 새벽 경매

오징어 위판량 줄어

그런데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요즘 걱정이 많다. 이곳 주요 어종인 오징어 위판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이후 오징어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 급기야 올해는 작년의 1/3 수준도 안 된다는 것. 평소 위판액 수준이 370억 원 정도인데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 지난해 오징어 위판액이 약 110억 원, 가자미 위판액이 50억 원 수준인 반면 올해 많이 줄었다는 것이 수협 관계자의 전언이다. 양으로는 지난해 감포항에 위판된 오징어는 활오징어 127톤, 박스오징어(20미) 371톤, 선동오징어 845톤 가량이다.

올해 오징어 위판액 예상치는 60~70억 원 수준이다. 이처럼 생산량이 급감한 이유는 자원이 감소한 이유도 있지만 러시아 어장 입어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어장 입어가 안 된데다 유류비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조업일수도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 당기순이익도 떨어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1억 원에 비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흑자이긴 하지만 2억 원에 그쳤다. 하반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도 높지만은 않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역 특산품이자 경주 시어(市漁)인 가자미가 금어기를 제외한 연중 어획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감포 바다에서 잡히는 기름가자미는 동해 바닷바람을 맞고 꾸덕꾸덕 말리면 구이로 먹어도 좋고 탕에 넣고 끓여도 좋아 밥반찬으로 자주 찾는 어종이다.

 

FPC에서 기름가자미 손질, 유통

경주시수협의 자랑은 가자미 외에도 FPC가 있다. 경주시수협FPC는 국비 등 60억 원을 투입해 수산물 유통·가공시설과 위판시설, 업무시설로 건축 연면적 2,479.37㎡(750평) 규모로 2017년 건립됐다.

이곳 FPC에서는 감포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가자미로 생산한 (반건조)기름가자미를 손질해 전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경주 기름가자미는 맛이 달짝하며 고소하여 본래 회, 구이, 찜, 탕, 식혜 등으로 인기가 많으며, 특히 반건조 기름가자미는 구이나 찜으로 애용되는 생선이고, 당일 수협 위판장에서 잡은 싱싱한 자연산 기름가자미를 내장을 제거한 뒤 세척하여 건조한 상품으로 살이 쫄깃하고 단단하여 씹는 맛이 일품이다. 기름가자미는 명절 용품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덕장이 부족해 내년에는 덕장을 확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덕장이 확충되면 가자미, 오징어를 대량건조해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 경주시수협의 계획이다.

경주시수협 중매인들이 위판장에 진열된 수산물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경주시수협 중매인들이 위판장에 진열된 수산물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변화 모색

경주시수협은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경주시수협은 지난해 9월 수산융복합산업화센터를 준공했다. 시비 등 사업비 19억 원을 들여 기존 수협 노후건물수협 노후건물(3층, 면적 2138.21㎡)을 리모델링하고 판매시설·어업인 지원사무실 및 교육장·홍보관 등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1층에 판매시설 △2층에 어업인 지원사무실과 홍보관, 휴게실 △3층에는 어업인 교육장과 회의실 등이 조성돼 지역 어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노후화된 제빙·냉동공장 정비사업도 진행했다. 압축기・응축기 등 주요기계를 교체하고 동결실과 옥상 방수작업, 캐노피 개선작업 등을 실시했다. 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수협FPC에서는 감포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가자미를 가공한 ‘감포 반건조 기름가자미’ 전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경주시수협FPC에서는 감포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가자미를 가공한 ‘감포 반건조 기름가자미’ 전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중앙회 경영컨설팅

경주시수협은 변화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을 위해 지난해 수협중앙회로부터 경영컨설팅도 받았다. 이를 통해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직원과 비상임 임원들은 경주시수협의 비전, 경영목표, 전략방향, 추진과제를 수립할 수 있었다. 수협중앙회는 ‘변화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 ‘조합원에게 신뢰받고 함께 성장하는 경주시수협’이라는 비전과 2025년까지 △순자본비율 8% 이상 달성 △상호금융사업 대출금 2500억 원 △공제사업 60억 원 △경제사업 500억 원 등의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전략 방향으로는 △소통과 동기부여를 통한 행복한 조직문화 구축 △실행력 강화를 통한 상호금융 수익성 증대 △경제사업 규모 확대 및 경쟁력 강화 등이 제안됐다.

경영컨설팅 종료 이후에도 3년간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목표이행을 위한 선순환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사후관리 컨설팅을 추진해 전략과제 재점검을 통해 컨설팅 효과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렇게 제시된 경영목표와 전략과제를 전 임직원들은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강한 수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우량수협으로 성장하는 과정인 것이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본향에서 1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경주시수협은 △지역 특산물인 미역 브랜드 육성 및 전국적 판매망 구축 △주상절리와 연계한 실질적인 소득증대 방안 마련 △활어 위판 활성화를 통한 어선 및 어촌계 소득증대 △수도권 상호금융 점포 개설 △월성원전 온배수 피해 보상 △감포항 정비를 통한 업종 간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수협 조합장과 지도과장이 새로 마련될 덕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주시수협 조합장과 지도과장이 새로 마련될 덕장을 둘러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