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경북 환동해지역본부장 “동해를 ‘힐링·창의의 바다’로 만든다”
김남일 경북 환동해지역본부장 “동해를 ‘힐링·창의의 바다’로 만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12.1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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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 비즈니스 벨트 조성
김남일 경북 환동해지역본부장
김남일 경북 환동해지역본부장

[현대해양] 환동해지역본부는 동해안권 지역과 관련된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타당성 확보와 현장에 맞는 정책 집행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된 경상북도청 소속기관이다. 강원도에 환동해본부가 있듯이 경북도에는 환동해지역본부가 있다. 강원도, 경북도 지자체 모두 동해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별도의 기관을 둔 것이다.

경상북도를 농도(農道)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역대 도지사 대부분이 경북을 농도로 소개하곤 했다. 이에 반기를 들고 바다에서 한 시간 거리는 모두 해양도시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그에게는 대구광역시도 해양도시로 인식된다. 바로 경북 환동해지역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김남일 환동해지역본부장이다. 그가 올해 다시 환동해지역본부장으로 돌아왔다. 경북도지사에게 둘도 없는 환동해지역본부장 적임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철우 경북지사 또한 대구를 해도(海道)라 말한다. “동해안 발전 없이는 경북의 발전이 없고,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동해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 지사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이가 바로 김 본부장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승하(昇遐) 뒤에도 용이 돼 외세로부터 바다를 지키겠다는 유조(遺詔)를 남기고 수중릉에 잠든 문무왕의 업적과 해양정신을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고, 나아가 해상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문무대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이가 바로 김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아이디어뱅크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바다, 동해안에 관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바다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바다의 날 행사를 경주(감포)에 유치하는데 앞장섰다.

김 본부장을 환동해지역본부가 위치한 포항에서 만났다. 김 본부장은 “경북 동해를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해양문화 비즈니스 벨트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2년 환동해지역본부 주요사업과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올해 주요사업 중 경북 해녀문화를 재조명하고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린 것이 가장 보람된 일입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광복 77주년을 맞아 과거 1950년대 울릉도 독도에서 실제 물질을 했던 해녀 4명을 포함, 50여 명의 제주해녀들을 초청해 독도를 직접 답사하는 등 독도 개척사를 재조명했습니다.

9월에는 제주도의 초대로 경북해녀들이 제주해녀축제에 참석했으며, 앞으로 양도의 해녀들은 해양인문 및 섬 생태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해 나갈 것입니다.

동해안의 해양보호구역 지정 확대와 국가중요어업유산 사업 본격추진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2014년 12월과 2021년 12월에 각각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울릉도 주변해역, 호미곶 주변해역에 이어 올해에는 울진 나곡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2021년 3월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 관련 사업은 보존관리계획 수립 용역이 한창 추진 중이며, 용역이 완료되는 내년 2월이면 유지·보전 대책 추진 등 다양한 사업들이 본격 추진됩니다.

그리고 포항해양과학고를 마이스터고로 승격시킨 것입니다. 이름도 한국해양마이스터고(Korea Marine Meister High School)로 바꿨습니다. 사람이 있어야 바다를 지킵니다.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화진해수욕장에는 경북대 해양캠퍼스를 만듭니다. 대학 실습선도 교육부에 요청했습니다. 인력 선순환구조가 될 것이라 봅니다.

 

올해를 경북 스마트 수산 원년으로 선포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난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스마트 양식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대에 국비 220억 원을 포함 총 400억 원의 예산으로 본격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 사업은 종전의 재래식 양식에서 탈피해 ICT,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업이 완공되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연어의 대량 양식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일본 등 수출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1시간 거리는 해양도시라고 했는데 경북에서 바다는 어떤 의미이며, 왜 중요한가?

경북의 바다는 신라의 바다였습니다. 신라가 1000년 동안 세계 3대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다가 있었기 때문이고, 바다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식 정보를 받아들이고 지중해(나라)와 교류했기 때문입니다.

포항의 포스코, 경주의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본사도 모두 바다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입지해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바다의 은혜입니다. 따라서 현재 경북의 발전도 바다의 은혜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문무대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립선부해양문화교육단지 설치와 운영기관인 (가칭)한국해양문화교육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해양문화교육단지와 한국해양문화교육진흥원 설립은 대통령 당선자 공약사업인 ‘글로컬 경북 웰니스 문화관광 산업벨트 조성사업’ 중 ‘환동해 역사문화 생태계 조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국립선부해양문화교육단지 사업은 금년도 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내년도에는 200억 국비를 들여 본격 추진될 예정입니다.

(가칭)한국해양문화교육진흥원은 해양교육문화법상 기관입니다. 전국의 해양교육을 검증하고 연계하는 기관으로 해양교육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해양수산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미역인문학’ 책을 냈는데 미역 등 동해안 해조류의 가치는?

동해안 해조류는 블루카본이라는 생태적 가치도 있지만 산업적인 가치 또한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전국 300여개 자치단체 중 공기가 제일 좋은 곳이 동해안 울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산림 숲의 영향도 있지만 해조숲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역맥주, 해조류를 활용한 화장품, 의약품 개발 등 산업화에도 힘써 지속가능한 바다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동해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있는 김남일 본부장. 동해안 해조류와 블루카본에 관심이 많은 그는 ‘미역인문학’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동해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있는 김남일 본부장. 동해안 해조류와 블루카본에 관심이 많은 그는 ‘미역인문학’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환동해블루카본센터 설립과 R&D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연안해역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새로운 탄소흡수원으로 블루카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내 해조류 생산량은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해조류 활용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자연산 미역의 경우 53%가 경북에서 생산되고 있어 블루카본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산업화를 위해 포스코를 비롯한 산학연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북도가 지난 10월 독도 수호의지를 밝혔는데…

경상북도는 매년 10월을 독도의 달로 지정해 독도를 문화예술의 섬,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도발에 대응함은 물론, 독도주민숙소, 독도관리선 운영, 홍보물발간 등 독도 수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땅 독도를 지키는 것은 비단 경상북도만의 일은 아닙니다. 전 국민이 독도홍보대사가 되어 미래세대에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고, 독도지킴이로서 독도사랑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광복 77주년 기념 제주해녀 독도 초청 행사. 1950년대 독도에서 물질했던 제주해녀들은 독도 개척 및 수호에 큰 이바지했다. 이를 기념해 경북도가 지난 8월 제주해녀를 독도로 초대했다.
광복 77주년 기념 제주해녀 독도 초청 행사. 1950년대 독도에서 물질했던 제주해녀들은 독도 개척 및 수호에 큰 이바지했다. 이를 기념해 경북도가 지난 8월 제주해녀를 독도로 초대했다.

 

바다를 통한 치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바다를 통한 치유 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진에 해양치유센터와 해양치유소재연구센터를 건립하고, 이를 후포 마리나 항만 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해양치유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해양치유 힐링관광을 활성화 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양치유센터는 2020년부터 2024까지 5년간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 일원에 2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문치유센터와 휴양시설로 건립되며, 해양치유소재연구센터에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사업비 300억 원을 들여 해양머드 등을 연구하는 해양치유소재 R&D연구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내년 주요사업목표가 궁금하다.

포항 호미반도 일대의 국가해양정원, 영덕의 국립해양종복원센터, 울진의 해양치유센터와 유네스코 세계역사도시인 경주, 세계적 생태섬인 울릉도를 연계해 경북 동해를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해양문화 비즈니스 벨트로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사람이 있어야 바다를 지킬 수 있습니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등학교가 내년 1월에 출범하고, 영덕 화진해수욕장에 경북대 해양캠퍼스가 들어서면 해양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돌아오는 바다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동해바다가 ‘착취와 소비의 바다’가 아닌 ‘힐링과 창의의 바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남일 본부장이 경북 동해안 발전 방안을 밝히고 있다.
김남일 본부장이 경북 동해안 발전 방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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