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명년 대림수산 전 회장
故 김명년 대림수산 전 회장
  • 현대해양 기자
  • 승인 2022.11.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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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으로 시작해 수산가공업 대부로
우리나라 2대 어보 번역하기도...
고 김명년 회장이 현대해양과 인터뷰한 장면

[현대해양] 김명년 전 대림수산(현 사조대림)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향년 98세로 세상을 떠났다. 수산업계의 원로 김명년 전 회장은 한국 수산업의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을 정도로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서 평가된다. 부산고등수산학교(현 부경대)를 졸업하고 해무청 수산국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해무청 수산국 제조과장과 농림부 수산국장을 거쳐 수협 부회장을 맡는 등 수산정책과 자금 흐름에 대한 굴지의 전문가로 성장했다. 또한 1969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한국협회 대표로서 ‘수산자금의 유통과정’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 역량을 펼치기도 했다.

김회장은 1962년 농림부 수산국장 시절 한일회담 어업대표로 참여했다. 1964년 국립수산진흥원장에 발탁된 상태에서 한일회담 대표로 참여하여 1965년 조약체결을 이끌어 냈다. 1966년 수산청 초대 차장을 거쳐 1968년 쾌속정 운영사인 한려개발 사장으로 민간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1979년부터 1995년까지 16년 동안 대림수산의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김 회장이 재직하는 동안 대림수산은 △1979년 당시 23억 규모 투자해 연안어선 14척 건조 △1985년 미국 수산물가공합장공장 건설(알레스카 현지합작법인) 추진 △1989년 대림 鮮어묵 출시로 수산물 가공품 산업 진출 및 종합식품회사로 토대 구축 △1992년 대림햄 생산 및 가공식품 해외 수출 도약(즉석국) 등의 성과를 이루며 한국 수산업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1981년 26명 중 24명이 사망했던 대림호, 1988년 원양어선 선원 집단 탈출 사건이 벌어진 라스팔마스항 등, 아픈 역사의 현장을 같이했다.

김명년 전 회장은 퇴임 후 자산어보와 함께 국내 3대 수산업 관련 고문헌에 속하는 서유구의 전어지와 김려의 우해이어보를 부분 번역했다. 1972년 4회에 걸쳐 <현대해양>에 번역문 일부를 기고했으나 바쁜 사업 일정으로 인해 중단된 뒤 35여 년 만인 2007년 한국어촌어항협회가 후원하여 전어지를 번역 출간했다. 출간 당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전문 한문번역가가 아닌 수산인의 시각에서 전어지를 번역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우해이어보를 번역 출간했다.

고인은 생전에 전세계를 돌며 수집한 물고기와 관련된 소장품 850점을 국립수산과학원에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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