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디자인 봉사단체가 함께 만든 오이도항 가꾸기
주민과 디자인 봉사단체가 함께 만든 오이도항 가꾸기
  • 이새건 기자, 김비도 기자
  • 승인 2022.10.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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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선착장 주변 환경 개선 정비, 새로운 방식 접근 시도

[현대해양] 빨강등대로 유명한 오이도항(경기도 시흥시 정왕3동 소재)이 새단장을 했다.

지난 14일 오이도어촌계는 오이도항 어촌체험마을 사무실 앞 광장에서 디자인 봉사단체 눈빛디자인나눔과 오이도항 가꾸기를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오이도항 경관개선사업을 16일까지 3일간 진행했다.  

어촌뉴딜300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오이도항 경관 가꾸기는 오이도어촌계, 정왕3동 주민들과 디자인 봉사단체, 벽화 전문가들이 함께 오이도항 일대 노후화된 시설물과 벽면을 오이도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산뜻한 디자인으로 재도색하고 방치된 폐기물들을 치우는 일이 진행됐다.   

당인상 오이도어촌계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어항환경개선 사업으로 오이도항이 아름다운 어항으로 되살아 날 것 같다앞으로 어업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어촌체험시설 환경 정비와 어구 적치물 제거 등 깨끗한 어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현실 눈빛디자인나눔 이사장은 100여 명에 이르는 눈빛의 예술가 회원들과 함께 오이도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깨끗한 어항 만들기를 하고픈 바램이 있다” 며 "이번 오이도항 프로젝트에서는 우리 회원들 뿐만아니라 살사댄스 동아리도 참여하여 주민, 관광객들과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 이사장은 "앞으로 아름다운 오이도항 경관 유지를 위해 눈빛디자인나눔이 계속해서 지원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시흥시 해양수산과 이정수 과장은 이번 오이도항 가꾸기를 통해서 낙후된 지역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하게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어촌뉴딜300사업 시설사업이 잘 마무리 되면 깨끗하고 활기찬 오이도항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오이도항 가꾸기를 시작하기전 관계자들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이도항 가꾸기를 시작하기전 관계자들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당인상 오이도어촌계장과 강현실 눈빛디자인나눔 이사장이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인상 오이도어촌계장과 강현실 눈빛디자인나눔 이사장이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컬러로 어촌을 바꾸다

오이도 어항 가꾸기업무제휴 협약체결 이후 3일간 진행된 이번 오이도항 가꾸기에서는 어촌체험마을 시설물과 주변 제방벽면, 녹슨 창살 출입문 등의 도색 작업이 진행됐다.  

가을 햇볕이 따겁게 내리쬐던 주말 내내 봉사단 작가들은 페인트 수십통을 선착장 한켠에 놓은 후 페인트 자국이 잔뜩 묻은 옷을 입고 머리엔 수건을 두른 작업복 차림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미대생으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부터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 아저씨까지 10여명의 남녀노소 봉사자들이 한데 어울려 여기저기 바래진 시설물 표면에 색을 입혔다. 주말 오후 바람쐬러 나온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 행사장은 혼잡했지만 오이도항은 활기가 넘쳤다.

작가들이 오이도항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작가들이 오이도항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정왕3동 민수현 통장을 비롯한 주민 20여명이 힘을 보태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 페이트칠을 하기 전 때를 벗겨내는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각자 붓을 들고 작가들이 밑그림을 그린 곳에 칠을 하기도 했다. 녹슨 쇠창살을 페인트 칠하던 중년의 남성 주민이 여기 노랑색 한통 더 칠해야 해요라며 건너편 동료에게 말을 걸고는 즐거운 듯 환한 표정으로 붓질을 했다.

오이도항에서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는 어촌계의 한 주민은 작업을 하기엔 변변치 못한 환경인데, 낡은 시설물에 페인트 색칠을 하고 벽에 밝은 그림을 그려주니 항구가 몰라볼 정도로 깔끔해졌다고 말했다.

 

오이도 주민들이 나와 페이팅을 하기 전 작업을 하고있다.
오이도 주민들이 나와 페이팅을 하기 전 작업을 하고있다.

 

디자인의 힘은 대단했다. 황량하게만 보인 회색 벽면이 불과 이틀만에 화려하게 바뀌었다. 화사하기 그지없는 밝은 톤의 디자인이 쨍한 색을 입고 벽에 덧입혀졌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봉사단 중 살사댄스 동아리 회원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벽화 작업장이 순식간에 멋진 춤판으로 바뀌었다. 벽화를 그리던 주민들과 오이도에 놀러온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주민 일부는 같이 춤을 추기도 했다.

그림을 그리던 봉사단이 살사춤을 추고 있다.
그림을 그리던 봉사단이 살사춤을 추고 있다.

 

밤이 왔다. 새로 디자인하고 도색한 깔끔한 어촌체험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건너편 오이도 방파제에 모인 관광객들은 새로 그린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주민이 스스로 깨끗한 어항 만들기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진정한 어촌뉴딜

어촌뉴딜300사업 주민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오이도항 가꾸기는 경관개선의 새로운 접근임이 분명했다. 낡은 공간에 그림만 그려주고 끝나는 기존의 벽화사업과 달리 어항공간과 환경색채의 연관성을 중요시하여 도안을 만들었으며 디자인 자체를 면으로 나눠 망가진 부분이 발생시 보수가 수월하도록 했다. 또 어촌계원 중 한 명을 지정해 따로 관리교육을 진행하여 향후에도 자체 관리가 되도록 했다. 무엇보다 디자인 봉사단과 업무제휴를 통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보수에 전문가들이 참여하도록 유도시켰다

휴일을 맞아 현장에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벽화를 그리는 현장 주위에 구경꾼이 삼삼오오 모였다. 벽화를 그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그림이 마무리되어 가던 마지막 날 오후 어촌계 강흥모 사무국장이 "어항 내 적치물을 싹 치우고 앞으로 시설물들을 깨끗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하며 흐뭇해 한다. 주민을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진정한 어촌뉴딜이다.

벽화 그림을 완성한 후 모습
벽화 그림을 완성한 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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