珍島, 행복의 섬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珍島, 행복의 섬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4.08.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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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로 소이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더도 덜도 말고 8월 한가위만 같아라’고 염원(念願)했던 우리 조상들의 소박한 꿈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여름 내내 땀 흘려 가꾼 오곡백과(五穀百果)를 차례상에 올려 놓고 조상님께 감사드리는 우리 민족의 겸손과 순리(順理)의 미덕(美德)에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그러나 9월 늦더위 속에 맞는 올해의 추석은 우리들 마음 한 구석에 슬프고 안타까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벌써 5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10명의 희생자를 수습하지 못한 슬픔으로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정치권과 이해집단 사이의 「아귀다툼」은 우리 국민들을 한없이 슬프게 만든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 들불처럼 타올랐던 국가개조, 국민의식개조에 대한 순수했던 열망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정치집단, 이념집단 간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추악한 정치싸움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이 보다 더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정치불신,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는 회복불능의 상태로 추락하고 말았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 스스로가 신뢰와 원칙과 법치(法治)의 한계를 식은 죽 먹듯이 허물어 버리고 말았으니 우리 사회가 어떻게 온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대한민국에는 법(法 )위에 떼법이 존재한다는 비아냥을 그냥 들어넘겨서는 안된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바보 취급 당하는 현재와 같은 사회 풍토 속에서 국격(國格)을 논하고 선진국 타령을 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지나지 않는다.

세월호사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막혀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가 질식상태에 빠져있다. 세월호 특별법에 발목이 잡혀 민생법안, 경제활성화법안, 국민안전 관련법안들 마저 국회에서 단 한건도 처리되지 못했다. 9월 정기국회도 문제다. 두 번에 걸쳐 실시하기로 했던 국정감사는 이미 물건너 갔고, 내년도 예산안 심의도 수박겉핥기식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정치싸움판에서 죽어나는 것은 서민들 뿐이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정치집단, 이념집단의 말 등에 올라타지 말았어야 했다. 이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순수성마저도 많은 국민들로 부터 폄훼되고 의심받는 세상으로 변해 버렸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양산(量産)되는 세상, 여당도 욕먹고 야당은 더 욕먹는 세상, 부자도 불행하고 가난한 자는 더 불행한 세상, 가해자도 욕먹고 피해자는 더 욕먹는 세상…이것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진면목이다.

지난 8월 우리나라를 다녀가신 프라치스코 교황은 성경의 말씀대로 일곱 번을 용서할 것이 아니라 일흔일곱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남겨주셨다. 지금 절망감에 빠져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나 간절하고 소중한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용서하는 자(者)도 용서받아야 하고, 용서 받는 자(者)도 용서하는 그러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탓 큰 탓이로소이다”를 끝 없이 되뇌어야 할 때다.

위기의 진도 어민, 살릴 길은 없는가 ?

이주영장관이 수염을 깎고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지치고 고달팠던 심신(心身)을 추스르기위해 서울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이장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검진(檢診)을 한다 해도 마음에 쌓인 슬픔과 고뇌를 떨쳐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지난 달 18일 추석 명절을 앞둔 시점에, 세월호 참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도 주민을 도와달라는 공문을 130여개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발송했다. 추석 선물은 진도에서 생산된 수산물로 해달라는 호소문이었다. 옛날부터 진도해역은 물살이 빨라 여기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특히 육질이 단단하고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사고 이후 진도군이 겪고있는 경제적 손실액만도 900억원을 넘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확인해 봐야 되겠지만, 진도군 범도민대책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까지 관광· 어업분야 피해액이 약 9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진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수산업의 피해가 가장 컸다. 세월호 사고 이후 진도 해역에서의 연안조업활동은 거의 중단된 상태에 빠졌고, 설상가상으로 사고수습이 지지부진하면서 비극의 후유증이 수산물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진도라고 하면 세월호 비극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국민들의 마음 속 상처가 너무 깊고 크다는 얘기다.

지난 7월15일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발표한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피해자 가족과 진도 주민들에게 지원된 지원금 규모는 약 219억8,800만원에 이른다. 이가운데 진도주민에게 지원된 자금을 보면, 진도 지역주민 생활안정자금으로 1,190세대 10억 1,500만원, 수색참여어선 보상금로 165척에 42억8,600만원, 진도지역 어가 특별영어자금 145억 4,300만원등, 총 198억 4,4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해서 피해액을 조사하게 될 것이고, 진도 주민들의 생계안정을 위해 특단의 지원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진도=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를 해소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지, 그리고 이러한 연상작용에 따라 앞으로 진도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될지, 그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추석용 선물이나 제수 음식으로 진도산 농수산물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전국 주요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에 진도산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판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여야 정치권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솔선수범하여 진도를 우리나라 제1의 관광명소, 행운의 섬, 행복의 섬으로 가꾸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가난이 대물림되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불행과 슬픔도 확대 재생산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추석 명절을 맞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증오와 극단적 이기심을 말끔히 털어내고 사랑과 화해와 행복이 흘러넘치는, 그러한 나라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프라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 따라 서로 용서하고,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로소이다.”라는 커다란 울림이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8월 한가위, 큰 명절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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