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미래 위한 우리 자산, 어촌
지속 가능한 미래 위한 우리 자산, 어촌
  • 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
  • 승인 2022.10.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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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
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은 1966년생으로 강릉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박 이사장은 국립해양조사원장, 해수부 해운물류국장, 해수부 수산정책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한국어촌어항공단 제13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현대해양] 조선시대 후기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저술한 「자산어보(玆山魚譜)」는 현재까지 해양생물학·수산학 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영화로도 개봉된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어업인들에게는 더욱 남다른 작품이다. 정약전이 후대에 전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어류 등 수산자원 그리고 어업의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약전이 남긴 「자산어보」는 지난해 2월 24일 국립중앙과학관에 「동의보감」 등과 함께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되기도 했다. 디지털 혁명, 첨단과학의 길을 달리는 이 시대가 2세기 전 실학자의 성과물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처럼 어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며 인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책임진 역사이자 훌륭한 자산이다.

특히 현대 인류사회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이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며, 탄소 중립을 위한 육류 생산과 소비 감축이 요구되고 있다. 육류 생산은 공장식 축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반면 수산자원은 저탄소 청정 바이오 에너지원 개발의 주 연료로 해조류가 활용되듯이 환경보호 측면에서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나아가 미래 먹거리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어업, 수산자원의 가치

이처럼 수산자원이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에까지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지만, 문제는 어촌도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45년 어촌의 81.2%가 소멸 고위험지역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2월 1일 기준 어가 인구는 9만 4,000명으로 2020년 대비 3.4%(3,3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2.8%(3만 1,000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세 이상이 25.6%(2만 4,000명)를 차지했다. 60대와 70세 이상을 합친 비율이 58.4%로, 어촌 인구 10명 가운데 6명이 60세 이상이라는 의미다. 초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어촌 인구의 고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어촌 소멸 현상과 어촌 인구의 고령화는 비단 어촌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도 마이너스 요소가 크다. 만일 어촌 소멸 현상과 어촌 인구의 고령화가 더욱 심화돼 어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심지어 중단된다면 우리는 수산자원의 먹거리로서 가치, 에너지원으로서 가치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당장 우리의 식단에서 어류 등 평소 즐겨 먹던 수산물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거듭 강조하지만, 어업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을 위해, 그리고 지속가능한 국가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자산이다. 따라서 어촌을 살리는 것이 곧 국가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다.

 

국정과제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정부는 어촌과 어업의 중요성을 인식,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을 선정했으며, 해양수산부는 지난 9월 23일 어촌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활력 넘치는 어촌, 살고 싶은 어촌 구현’을 비전으로 향후 5년간 300개 어촌에 총 3조 원을 맞춤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촌 규모와 특성에 따라 어촌경제 플랫폼 조성(어촌경제거점 25개소 조성에 총 7,500억 원 지원), 어촌생활 플랫폼 조성(자립형 어촌생활권 175개소에 총 1조 7,500억 원 지원), 어촌안전 인프라 개선(소규모 어촌 100개소의 최소 안전 확보에 총 5,000억 원 지원)을 추진한다.

어촌경제 플랫폼 조성은 수산업의 기반이 되는 지역을 어촌의 경제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어촌생활 플랫폼 조성을 통해서는 도시에 나가지 않아도 편의로운 생활이 가능한 어촌을 만드는 것이고, 어촌안전 인프라 개선을 통해서는 소규모 어촌에 필수인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내용이다.

 

어촌, 어업의 성장에 대한 소임

이에 발맞춰 어촌어항공단에서도 어촌 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어촌어항공단은 ‘어촌・어항법’ 제57조에 따라 1987년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어촌·어항·어장 분야 사업을 다양하게 시행하며 ‘활력 있는 어촌’, ‘쾌적한 어항’, ‘풍요로운 어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에 따라 특히 올해는 어촌관광 활성화 및 특화 프로그램 개발 등 어촌 유입 인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또한, 귀어귀촌 단계별 맞춤형 공공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어업인 대상 수산·어촌 교육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수산·어촌 교육은 수산공익직불금 지급자 대상 교육과 수산식품 산업 육성을 위한 가공 분야 미래 인력 양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촌어항재생사업을 통한 어촌 정주 여건 개선과 어항시설 점검 및 유지보수를 통한 안전성 제고 등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 어촌은 우리 공단의 사업과 해양수산부의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추진 방안’이 시행과 더블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경제활동의 거점으로서,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살기 좋은 지역’, ‘일하고 싶은 지역’, ‘미래와 희망이 있는 지역’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촌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자산이자 국가의 경쟁력이다. 또한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어촌과 어업의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 항상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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