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산교육의 진단과 개선
우리나라 수산교육의 진단과 개선
  • 박종운 부경대 수해양산업교육과 교수·한국직업교육학회 회장
  • 승인 2022.09.15 07: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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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부경대 수산과학대학장
박종운 부경대 수산과학대학장

[현대해양] 삼면이 바다인 나라, 바다 위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를 모두 염원하는 나라, 수산자원이 풍부하여 어디서든 식량자원을 구할 수 있는 나라, 삶의 터전과 소득의 원천이 바다인 나라 대한민국은 수산자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수산해양국가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수산·해운과 희노애락을 함께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수산해양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과 수산·해운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설계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산·해운업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은 저출산과 노령화로 인하여 선박을 운항할 해기사는 매년 380명씩 자연 소멸되고 있고, 수산·해운업에 대한 이미지가 3D업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수산·해운을 전문적으로 교육해야할 교육기관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전년대비 9.7% 증가한 6조 1,440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였지만, 수산업에 종사한 인구는 2021년 해운수산통계연보에 의하면 112만명으로 2013년에 비해 급격하게 감소하는 중에 있다. 위기에 놓인 수산·해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교육만이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한다.

 

수산업과 수산교육

수산업이란 수산생물을 활용하기 위하여 수계에서 활용도가 높은 수서생물을 생산하거나 생산된 수산물을 가공하는 산업으로 어업, 양식업, 어획물운반업, 수산물가공업, 수산물유통업 등을 말한다. 수계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강, 바다, 호수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수계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산업과 관련한 1차, 2차, 3차 산업과 연관이 있다. 최근에는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수중드론, 스마트항만, 자율운항선박 등에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산업의 특성과 중요성에 맞추어 수산업과 관련된 수산토목, 해양환경, 해양에너지 산업과 해양플랜트, 해양바이오, 해양레저 등의 분야도 수산업에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교육은 수산·해운업에 대한 신념과 긍지를 가진 학생들이 수산·해운업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수산·해운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능인을 양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최초 우리나라의 수산교육은 1915년에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되었으며, 해방 이후 1960년대 어업 구조의 개선, 1970년대 수산·해운업의 도약기, 1980년대 정체기, 1990년대 국제적 어업 질서 개편 등의 새로운 구조 조정을 거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도 우리나라는 수산·해운교육을 바탕으로 한 우수 인력 양성에 힘입어 세계 10위권 내의 수산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배타적 경제수역 200해리 선포를 비롯한 국내외적 어장환경의 변화는 수산·해운업을 위축시켰고,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보존이라는 중요한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 어촌 현상이 극대화되었으며 승선 및 수산·해운업 직종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되었다.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산전문인력 양성을 늘리고 지속적으로 교육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수산·해운교육정책은 매년 상대적으로 축소되었고, 일관성 없는 직업교육 정책에 따라 수산·해운계고등학교도 어려운 실정이다. 1986년 수산고등학교의 육성계획을 수립하여 수산·해운업을 합리적으로 자영할 수 있는 어업인 후계자 육성과 어촌에 정착시키고 지역발전을 선도할 인력양성을 목적으로 수산계열 고등학교 중 3개교(대천수산해양과학고, 완도수산고, 포항해양과학고)에 수산 특수 목적 학과인 자영수산과를 설치 운영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입학금과 수업료 면제, 기숙사비 보조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대다수의 특성화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지원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어, 더 이상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자영수산과만의 비교 우위를 설명하기가 힘들다. 또한 사회인식이 수산·해운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수산·해운업을 지망하는 청소년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수산·해운 전문인력 양성기관

현재 우리나라 수산업 전문인력 양성의 현황을 살펴보면 수산·해운계고등학교는 <표 1>과 같이 총 11개교가 있으며 그 정원은 약 2,838명(2021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마이스터고를 제외한 거의 모든 수산·해운계 특성화고등학교의 입학정원을 충족(82%)하고 있지 못하고. 일부 수산·해운계 특성화고등학교는 50%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수산·해운계고등학교 해기사 양성학과를 중심으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수산·해운계 고등학교 현황을 보면 다음 표와 같다.

우리나라의 전체 직업교육(농생명, 공업, 상업, 수산·해운업, 가사·실업) 특성화고등학교는 총 464개 학교이다. 그 중에 수산·해운계고는 6개교(1.3%)에 불과하며,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총 52개교 중 3개교(5.8%)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21교육기본통계).

대학의 경우는 <표 2>와 같이 2022년 기준 전국 11개 대학교에서 1만 3,551명이 양성 중에 있다. 외형적으로는 수산·해운계 중등교육기관에 비해 많은 인원이 양성 중에 있으나, 지방 중심 및 국공립 대학 중심으로 수산·해운계 대학 및 학과가 운영되고 있는 불균형이 있다. 또한 일부 학과들은 생명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공학대학 등에 편제되어 있어 전통성 있는 수산·해운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수산사회교육은 해양수산연수원에서 어선항해사 기관사, 상선 항해사 기관사를 양성하고 있다. <표 1>과 <표 2>에서와 같이 미래 대한민국 수산·해운업을 책임질 학생 수는 현재 수산업 종사자 대비하여, 중등 교육기관인 수산·해운계고등학교가 약 0.2%,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가 약 1.2%로 타 산업에 비해 기형적으로 적은 인원이 육성 중에 있는 큰 문제점이 있다.

수산업 전문인력의 양성의 문제점은 선진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산업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여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AI, 빅데이터, 금융업과 서비스업 등 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회와 격리된 해상 근로 기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원 인력, 특히 해기사는 수산업과 해운산업의 중심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이며, 경제적 기반이 기술인력 중심의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산·해운산업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 하게 될 해기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중등교육기관을 늘릴 필요가 있다. 중등학교에서부터 전문기술인으로서 선박현장에서 요구되는 직업윤리와 지식을 습득하는 것 뿐 아니라 책임감과 협동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인성을 조기에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의 개선과 함께 병역문제와 임금격차를 고려한 새로운 재구조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농산업의 경우에는 현재 농업과 축산 원예 등의 품종 개량과 연구 개발을 통해 유기농 작물과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어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 중에 있으며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을 받고 있다. 우리 수산업도 어선 어구와 어법의 개발, 스마트 양식 기술, 바이오산업과 해양에너지 개발 등을 통한 고부가 가치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개발과 연구에 의한 발전을 가져오더라도 이에 종사하는 수산·해양인적자원을 개발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수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선박 분야, 어업 분야, 기타 분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산교육이 나아갈 방향

선박 분야의 경우 상선과 어선 모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여 동남아 선원들로 보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물류 수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박의 경우에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있는 선박에서 요구되는 선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선원 및 해기사가 많이 부족하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자연 소멸되고 있는 해기사가 매년 380여명에 달한다. 국제적인 해기사 양성 기준은 높아지고 있는 외부환경에 비해, 국내에서 양성하는 고등학교와 대학은 학생들의 수요가 부족하고 국가적인 지원이 부족하여 수산·해운계고등학교에 실습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가 대부분이며 위탁실습을 통해서 승선실습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한 대학교의 경우에도 졸업 후 승선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인해 해기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어업 분야의 경우 선원의 고령화, 초급해기사의 낮은 임금과 복지혜택 부족으로 인한 승선을 기피하고 외국선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원양·연근해 어선의 승선근무예비역제도에 따른 병력특례를 현 수준보다 더욱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외국인 선원의 혼승 비율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외국인 선원의 재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수산식품산업이 지역 특화 아이템 발굴·선정·생산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수산·해운정책이 필요하며 수산식품 가공분야의 수산제조기능사, 수산물품질관리사, 생선회조리사 등 수산식품 가공 및 마케팅분야의 수산전문 인력양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수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세계수산대학을 부경대학교에서 시범 시행하는 등 향후 지속적인 세계수산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수산식품의 소비가 증가고 있으며 수산바이오식품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냉동·냉장, 수상레저산업 및 수산기자재산업에서도 수산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곧 다가올 국민소득 4만불 시대에는 동력수상레저기구 정비사, 수중용접기능사, 잠수기능사, 해양레저스포츠 전문가 등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에 대한 대비는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선박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수상안전지도사, 아쿠아관련 전문가, 수산기자재 등 수산업 전 분야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전문 중견인력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2조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2030세계엑스포박람회 부산 유치하기 위해 모든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노력하고 있지만, 부산의 경우는 부산해사고등학교가 유일한 해운업 고등학교로 2030 엑스포 개최 예정지에 걸맞은 국제적인 수산해운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산·해운 관련 학과를 운영할 수 있는 수산마이스터고등학교가 필요하다. 수산식품가공유통과, 동력수상관광레저과, 해양생산안전과, 냉동공조플랜트과, 해군부사관과 등 부산의 산업과 연계되어 부산을 떠나는 청년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수산바이오분야와 동력수상레저분야에서 요구되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수산·해운계 산업과 교육이 위기적인 상황임에 교육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수산·해운계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지원을 하고 있어 절망적인 상황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최근 수산·해운계고등학교는 신입생 자원감소, 기초학력 부족, 실습선 및 기자재 부족, 지역사회로부터의 불신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역 특성에 맞는 특성화학과를 운영하고 계열별 코스제를 운영하고 기숙사를 건립하고 실험·실습 시설을 개선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활성화방안은 교사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교사의 양성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수산·해운계열은 소수교과라는 이유로 교원임용시험의 주기가 4∼5년에 걸쳐서 임용되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부족으로 인하여 교육과정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증이다. 또한 수산·해운업의 기피현상으로 인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인재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개발하여 학생들이 흥미있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수산·해운업을 보호학문으로써 육성하여 수산·해운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나라 미래의 식량은 수산에 큰 비중이 있고, 우리나라 산업 기반을 위한 자원은 해운물류를 통해 이루어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에 식량자원의 급등을 유발하면서 식량주권과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나라는 개발 초기부터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OECD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79.4%로 미국의 35.5%, 일본의 34.1%에 비해 매우 비중이 높다. 세계는 점차 자국우선주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가 간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우리 수산해운 교육의 미래를 위해 인재양성에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수산해운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적으로 아낌없는 도움을 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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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묵 2022-09-16 16:33:27
부산이 말로만 대한민국 해양수도지, 우리 아들 어업관련 고등학교 가고 싶다는데 경남 남해나 전라도로 보내야 된다니 문제입니다.

해운왕 2022-09-16 16:13:28
헐~~ 교원 임용이 5년이면 잘못하면 청춘 끝

용호동호랑이 2022-09-16 16:09:25
교원 임용이 4~5년은 충격적이네요, 인재양성만이 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