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사와 HMM의 오늘
글로벌 해운사와 HMM의 오늘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2.09.12 08: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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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본격 진행 논의 나와

[현대해양] 해운업의 초호황이 끝나가는 이 시점, 글로벌 해운사들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나라 선사 HMM은 지금 어떤 방향, 어떤 속도로 변화하고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계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HMM이 사실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느리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해양>은 글로벌 빅3 해운사라고 할 수 있는 머스크(Maersk), MSC, CMA-CGM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국적선사 HMM을 향한 전문가의 조언을 모아봤다.

머스크 컨테이너선
머스크 컨테이너선

HMM 민영화 공식 추진

고운임 기조는 최근 들어 계속 하락세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월 25일 1년 만에 4000P 아래(3996.77P)로 떨어졌으며, 한 달 뒤인 지난달 26일에는 3154.26P까지 떨어졌다. 어디까지 하락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더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의 관계자도 동의했다.

HMM은 지난 20여 년간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은 기업 중 하나다. 1997년 한진해운 사태 당시 파산 직전에 정부의 선택을 받은 HMM은 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으며 부활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예상치 못한 코로나 특수로 인해 역대급 호황을 누린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 사상 최대 7조 3,775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적 갱신은 올해 1분기까지도 이어졌다. 반면 주가는 어떨까? 2021년 5월 말의 HMM 주가는 최고점인 5만 6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주가는 반 토막 이하인 2만 3,200원으로 종가했다.

지난달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공식적으로 HMM 민영화를 언급했다. 이번 정부의 HMM 민영화 추진은 단계적 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보였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정부에서 지금 주장하는 단계적 매각이 아닌 단기적 매각이 진행되길 바라며, HMM은 국가 공공기관이 아니니 민영화라는 단어는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해운사 “이미 해운기업 아니다”

최근 글로벌 해운기업의 주요 사업 방향은 △물류 통합 △디지털 플랫폼 구축 △친환경선박 확보 △전용항만터미널 확대 등으로 보인다.

우선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사업영역 확장은 대부분의 메이저 선사가 선택한 방안이었다.

양창호 성결대 특임교수(전 KMI 원장)는 “지금 글로벌 8대 선사 중 HMM을 제외한 모든 선사는 이미 단순한 해운기업이 아닌 종합물류기업이라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이들은 해상 운송은 물론 터미널 운영과 포워딩, 내륙·항공 운송 등 공급망을 관리하는 수직적 계열화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며 커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소비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한다. 출발 지점에서 도착 지점으로 물류를 이송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던 해운업은 이제 풀필먼트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하게 된 것이다. 운송업이란 화주에 대한 서비스업이기에 해상 운송을 넘어 모든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해운 시장의 변화다.

머스크는 지난해 항공물류, 전자상거래 등의 업체 6개를 인수하고, 물류창고 85개를 확보했다. 지난 9월 28일에는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코레일과도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철도와 선박 간 화물수송이 바로 연결되는 ‘인터모달(Inter-modal) 원스톱 운송체계’를 구축해 철도화물 수송 분담률을 높이고 저탄소 물류 교통체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CMA-CGM 역시 지난 7월 스페인 철도운영사인 컨티넨탈 레일(Continental Rail)을 인수했다. 컨티넨탈 레일은 스페인의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복합운송에 특화된 기업. 특히 , CMA-CGM은 지난 2월 ‘CMA-CGM 에어카고’라는 항공화물 운송 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5월에는 ‘에어프랑스-KLM’의 지분 9%를 인수하며 10년간의 화물운송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 교수는 “HMM은 글로벌 8대 선사 중 유일하게 해상 운송업에만 특화된 기업이지만, 이제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가야한다”며 “그래야만 나중에도 화주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7월 HMM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경배
지난 7월 HMM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경배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구축

디지털 플랫폼 구축 역시 글로벌 선사들의 최근 사업 방침 중 하나였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머스크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글로벌 IT기업 IBM과 함께 글로벌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구축했다. 지난 2020년 MSC와 CMA-CGM도 트레이드렌즈에 가입을 완료했다. 트레이드렌즈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선사・항만터미널・세관 등의 정보를 제공・공유한다.

이 외에도 머스크는 ‘머스크 스팟(Maersk Spot)’, ‘머스크 플로우(Maersk Flow)’, ‘트윌(Twill)’, ‘캡틴 피터(Captain Peter)’ 등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머스크 스팟은 스팟 화물의 부킹・선복・운임견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머스크 플로우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관리 플랫폼으로 구매주문관리・부킹관리・화물추적・분석기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트윌은 머스크의 디지털 포워드를 지원하며, 캡틴 피터는 콜드체인 운송을 위한 리퍼 컨테이너 원격관리를 위해 컨테이너의 내부온도·습도 등을 체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CMA-CGM 역시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MA-CGM의 이솔류션즈(eSolutions)는 계획 조회・운송 예약・실시간 화물추적・정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솔류션즈는 외부 시스템과 연계 기능도 오픈돼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HMM도 지난 6월 국내 해운업계 최초의 온라인 예약 플랫폼 ‘하이 쿼트(Hi Quote)’을 론칭했다. 하이 쿼트는 선박 일정・출발/도착지・화물의 종류・컨테이너 수량 등을 선택해 견적이나 선복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HMM은 하이 쿼트를 한국발 유럽・동서남아・남미・호주 등 4곳의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양 교수는 “글로벌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상용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당장 HMM에게 머스크와 같이 항공화물까지 시작할 것을 기대할 순 없지만, 글로벌 플랫폼으로 세계적인 운송 네트워크와 함께하면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도 더 잘 보일 것이며, 방향성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머스크가 구축한 플랫폼 '트레이드렌즈'
머스크가 구축한 플랫폼 '트레이드렌즈'

친환경 선박 확보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11월 중 전 세계에 발주된 527척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23.3%인 123척이 LNG 등 이중연료추진시스템을 갖춘 선박이었다. 이는 2019~2020년 2년동안 발주됐던 33척을 세 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머스크, MSC 등 글로벌 해운사는 2018년 탄소중립을 선언, 친환경 선대 구축에 앞장섰다.

비용 문제로 LNG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 운반선 중심으로 적용됐던 이중연료추진시스템이 지금은 모든 선종에 적용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현대중공업과 1만 6,000TEU급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1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MSC는 지난 7월 1만 5,600TEU급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선 6척의 계약을 국내 조선사와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운사 전용항만터미널 확대

항만터미널은 선복량과 함께 해운사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불황일 때 항만터미널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선박의 정시성을 높이고, 이것이 하역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최대 선사 HMM의 항만터미널은 2020년 7개에서 8개로 1개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글로벌 해운 3사는 항만터미널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머스크는 2020년 59개에서 2021년 75개로 16개의 항만터미널을 확대했고, MSC는 39개에서 42개로 3개를, CMA-CGM은 41개에서 50개로 9개의 항만터미널을 확대한 것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교수는 “부산 신항의 모든 선석 중에서 단 1개 선석만 유일하게 우리나라 기업(한진터미널)이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는 PSA, 허치슨, 두바이월드 등 외국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해운기업들이 돈도 없겠지만 투자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사들도 컨테이너 터미널을 거점별로 확보해 자사의 화물을 원활하고 저렴한 원가로 본선 작업이 가능하게 해야 하고 완전 무인자동화 터미널에도 투자해 중국, 네덜란드, 롱비치 등 완전무인컨테이너 터미널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이 지난7월 28일 서울 용산구 한국 머스크 본사에서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 머스크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종선 코레일 물류사업본부장(오른쪽)과 애덤 파머(Adam Farmer) 한국 머스크 대표이사
코레일이 지난7월 28일 서울 용산구 한국 머스크 본사에서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 머스크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종선 코레일 물류사업본부장(오른쪽)과 애덤 파머(Adam Farmer) 한국 머스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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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mh 2022-09-12 19:19:58
사장이라는 사람이 밥 만 먹고 눈치보고 줏대가 없어

스트롸이더2 2022-09-12 15:34:18
해수부.해진공.HMM사장으로 연계된 호양회 조직들이 본인들 주머니 채우는데만 혈안이되어, 나라 국적선사가 세계흐름에 발맞추어 투자하고 발전하는 길을 쳐막고있으니 뭐가 되겠는가?? 수출로 먹고사는나라 국적선사 정상화를 쳐막고 있는 저것들이 진정 매국노 아닌가! 기회는 얼마없다. 빠른행보로 매각을 단행하여, 세계 해운사들과 발맞출수있는 민간기업의 광폭적 투자가 필요하다. 공무원근성으로 무슨 세계화를 하겠나? 공무원 근성으로 삼성 운영 가능하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