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경제학과 경제학의 차이
수산경제학과 경제학의 차이
  • 정성문 쌍끌이선주협회장
  • 승인 2022.09.07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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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쌍끌이선주협회장
정성문 쌍끌이선주협회장

[현대해양] 수산경제학에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 △생산의 불확실성 △생산물의 강한 부패성 △어장, 수산물의 공유재산적인 성격 △노동과 자본의 비유동성 등 이 네 가지 주요 요인은 일반 경제학에는 거의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 수산업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면 위의 네 가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을 간과하고 일반 경제학으로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일반 경제학은 수산경제학의 특징에 반하여 △생산의 연간 순환성에 대한 예측 가능 △공산품의 경우 제품의 비변질 비변형성 △생산품의 배타적 권리 △노동과 자본 공급의 안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수산어업에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학문 내지는 관료의 자리를 독과점할 목적으로 접근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수산어업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선진국형 어업과 후진국형 어업, 특히 미국이나 유럽 유학파들의 큰 문제점이 있다. 이들은 속칭 선진국형 어업이라는 감성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 어업인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미국은 어업을 거의 하지 않는 나라이다. 상무부 식품 담당 부서에서 수입식품으로 생선을 관리하는 나라이다.

서유럽의 국가들은 어업을 하지만 대부분 대서양 어장의 어업권을 팔아서 어민들에게 보상해주고 있다. 어업인의 어로 활동은 어업권을 지키기 위한 권리의 행사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집약적이고 대량생산을 지향해야 하는 후진국형 어업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생산과 소비의 구조로 되어있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서 선진국형 어업을 추구한다는 것은 중국 고사에 “백성들 먹을 쌀이 없습니다” 하니 왕이 “쌀이 없으면 고기를 먹여라” 하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외국어 강의 수강하기

한국말을 완벽히 구사하는 대학생이 한국말로 강의하는 교수의 강의를 소화해낼 수 있는 비율이 얼마나 되겠는가? 집중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절반 정도 소화를 하고 나서 완전한 자기의 지식으로 축적하기 위해서는 강의 3회분 정도의 복습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 등 외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의 강의실에서 영어 등의 강의를 소화할 수 있는 양은 전체 강의의 10% 남짓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들은 인문학적 접근방법이 아닌 통계학적 접근방법의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한다.

통계학은 인문학적 단어와 문장이 필요치 않다. 그저 숫자와 방정식 함수의 기호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귀국하여 비어있는 많은 수산어업 관련 대학이나 국책연구소 등에 연구원의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통계적 기법으로 수산업을 연구한다. 통계적 기법으로 수산업을 연구한다면 수산물 생산, 어물 생산을 증대시키는 방법을 연구하여야 하나 그들은 경제학을 우선한 학문관 속에서 ‘수산경제학’ 보다는 ‘수산 경제학’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자원관리를 통계학적으로 검증(檢證)하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에 자원관리를 우선하며, 정작 학문의 대상인 인간의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생산활동을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물고기보호학자가 되어라

학문이 잘못되었다. 수산경제학 또는 수산경영학자들은 학문의 대상과 영역을 바꾸어야 한다. 학문의 대상은 물고기로, 학문의 영역은 물고기 보호인 환경학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들은 물고기에게 연구비를 받고 물고기에게 보답하라. 그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를 위한 학자가 되어라.

나는 많은 수산업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지만 인문학적 자료를 인용한 논문을 접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어업 수산업 관련 학자들은 어업생산성을 추구하는 학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업생산성을 저해하는 생산량 축소를 통한 자원을 관리하는 자원경제학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원을 생산함으로 인간의 향상된 삶을 추구하고 보다 많은 양질의 생선을 생산할 목표를 세워야 하는 것이 수산경제학의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어업경영학과 경영학의 차이

경영학은 경제 현상에 대하여 특정한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물고기와 관련한 기업의 경영을 수산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고기를 잡는 어업 이외의 물고기를 양식하거나 보관 유통 가공하는 기업은 잡는 어업과는 별개로 위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수산경제의 네 가지 특성에 크게 해당되지 않고 일반적인 경제학의 현상을 연구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기업에 통하는 경영의 3요소가 있다. 첫째 수주(受注)이다. 생산할 제품을 주문받아야 한다. 물론 불특정한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기업같은 경우는 주문이 필요 없다. 매년의 경제지표를 파악하여 생산량을 결정한다. 두 번째 수행(修行)이다. 주문받은 제품을 생산하는 계획과 행위를 포함한다. 공정관리와 품질관리등을 통하여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세 번째 수금(收金)이다. 생산한 제품을 주문처(일반소비자)에게 납품하고 대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의 행위를 경영의 3수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잡는 어업활동을 영위하는 어업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일반적인 경영의 3수의 원칙이 필요 없다. △주문량도 주문처도 존재하지 않는 불특정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식량의 공급이기 때문에 무조건 생산량만 증대하면 되는 것이다. △수행행위는 주사무소에서 원거리인 바다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것을 현장의 총지휘자인 선장에게 일임할 뿐이다. △ 생산한 어물을 위판장에 위탁하면 경매절차 후에 즉시 현금으로 입금되기 때문에 수금행위의 노력조차도 필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업경영은 거친 바다에서의 사고의 위험성. 생산원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대의 불안정성 등 많은 위협요인이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경영자는 물고기 보호정책에 맞서서 어업생산성 확대를 위한 정책개발과 어장확대 등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어업생산성을 추구하는 연구자와 학자, 정책담당자, 어업기업경영자가 출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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