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여객선 이용이 가장 힘들어!”
교통약자, “여객선 이용이 가장 힘들어!”
  • 김홍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안전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승인 2022.09.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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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안전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
김홍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안전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

[현대해양]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교통약자 인구는 약 1,540만 명으로 총 인구대비 약 29.7%의 비율이며, 교통약자 유형 중 고령자가 과반수인 55.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객선 이동편의시설 부족

2006년부터 시행 중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 제25조에 따라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5년마다 1회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2021년도엔 전국을 대상으로 교통약자 현황 및 이동실태, 교통수단·여객시설·보행환경의 이동편의시설설치 및 관리현황, 교통약자의 만족도 등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지난 6월 발표된 2021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객선의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37.8%로 철도(98.9%), 도시·광역철도(96.0%), 버스(90.0%), 항공기(73.7%) 등 타 교통수단에 비해서 매우 낮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여객선은 지역과 무관하게 설치율이 낮아 이동편의 향상을 위한 시설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여객시설과 교통수단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일반인과 교통약자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이동편의시설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여객선은 71.3점으로, 철도(80.2점), 도시·광역철도 (79.0점), 항공기(76.7점), 시내버스(73.5점), 고속·시외버스(72.7점) 등 타 교통수단에 비해서 낮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여객선 개선 한계 있어

「교통약자법」이 시행된 2006년에 비해 현재의 사회적 환경은 많이 변화했다. 「교통약자법」 개정안 지속 증가추세에 따라 교통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육상에서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의무화(2022.10) 및 ‘제1차 국가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2022~2026)’이 수립되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2020년부터 연안여객선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설치를 통한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연안여객선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객선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이동편의 개선의 한계로 인해 획기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연안여객선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차도선의 설치율이 28.%로 타 선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차도선은 여객과 화물(차량 등)을 동시에 수송하는 특성으로 차량구역과 승객 진입로가 명확히 구분이 되어 있지 않으며 선내 공간이 협소한 특징이 있다. 또한 승무원의 도움 없이 휠체어 사용자의 승선이 불가능하며, 전용화장실 설치 및 출입구 통로의 개선에 한계가 존재한다.

 

여객선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대책

최근 마무리 중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을 위한 5년 단위 국가계획인 ‘제4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안)’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2017년 고령사회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등 교통약자의 지속적 증가에 대비한 중장기 이동편의 증진계획 마련하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 증진정책의 기본방향 및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계획(안)에서는 해양 교통수단의 특성, 이용 만족도 및 선박의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여객선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 타 분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이동편의 수준으로 나타나므로, 이동편의시설의 개선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필요

△ 향후 교통약자의 증가와 해양관광 확대에 따른 선박 이용 증가 추세를 고려한 장기적 측면에서 이동편의 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목표 설정

△ 교통수단 중 여객선의 이동편의 시설 설치율 및 만족도가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하여, 추가 예산 확보 및 시급한 시설 중심으로 교통약자 접근성 개선

△ 여객선의 구조적 특성과 안전성을 반영한 이동편의 시설 설치기준 보완 및 교통약자의 여객선 이동편의를 위한 여객선 시설 개선 가이드라인 개발 관련 R&D 발굴 필요

△ 여객선 이용을 위한 정보시스템 혹은 예약시스템에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정보 제공 및 유형별 이용가능선박 안내

 

공공교통 연안여객선 강화 정책 필요

2020년말 기준 연안여객선의 여객수송 현황은 약 1,060만 명으로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와 코로나19로 인한 감소를 제외하면 증가 추세에 있다. 연안여객선은 도서지역 주민들과 섬 관광객의 이동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엄연한 공공교통의 인프라이다.

또한 연안여객선은 철도, 항공기, 지하철, 버스 등의 다른 교통수단이 가지는 이동수단의 역할 뿐 아니라, 도서지역 주민들의 의료, 문화생활을 위한 권리행사의 측면과 교통약자의 해양 관광을 위한 이동편의 개선 측면에서 보다 더 세밀하고 강화된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로 현재 실시 중인 연안여객선 준공영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여객선과 육상 교통수단을 연계 이용할 수 있는 연계/환승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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