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전문가들이 할 일
해양 전문가들이 할 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8.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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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지난달 14일 강원도 속초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해양과학기술협의회 소속 과학자들이 사회 현안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볼 수 없는 전문가 집단의 봉사이자 재능기부, 나아가 사회적 책임활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이 행사를 주최, 주관한 곳은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 대한조선학회, 한국항해항만학회, 한국해안·해양공학회, 한국해양공학회, 한국해양학회 등 6개 학술단체가 회원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였다. 이날의 사회적 책임활동 워크숍은 이 법인에서도 20여 년의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행사였다.

이날 주제는 동해안 속초시민들이 질문한 해안침식 완화 방안과 겨울에 영랑호가 반만 결빙되는 이유 등이었다. 시민(국민)이 던진 질문에 전문가인 해양과학기술자들이 답하는 자리였던 것. 특강과 주제 발표에 나선 4명의 전문가 모두 열띤 발표를 했다. 특히 돋보인 것은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대안이 아님이 이미 입증된 잠제(수중 방파제)를 여전히 고집하는 이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해결책 제시였다. 왜 일부 학자들과 담당자, 공무원들은 아닌 걸 알면서도 그것을 고집하는지까지 알게 된 자리였다. 통쾌하기까지 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대적으로 알리지도 않았는데 관심있는 이들이 각지에서 모였다.

물론 이 자리는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는 아니었다. 과학자들이 사회적, 공익적 역할을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비용을 받는 것도 아니면서 시간과 열정, 에너지를 쏟는 자리였다.

회원들이 사회적 현안에 대해 집단지성을 발휘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던 주최 측의 자기비판도 돋보였다. 지구 온난화, 기후위기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과학자들이 답을 할 때가 된 것도 사실이다. 예산이 많이 투입되고 사익에 도움되는 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관행 등에 대한 비판도 적절했다고 본다. 현안을 풀기 위한 지혜를 모으고 공론화의 자리를 마련해 진지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해안침식 문제는 어느 국가나 비슷한 사회의 문제 속에서 진행됐고, 그 형태도 비슷했기 때문에 후발 주자인 우리는 그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음에도 시행착오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용기 내지 않으면 힘든 행동이었다.

인간의 과도한 개발이 기후비상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기후변화를 불러온 것처럼 해안침식문제, 영랑호 환경파괴 또한 주원인은 인간의 과한 욕심이라는 지적을 이끌어낸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일부 지자체 단체장들과 공무원들의 가시적 실적 위주의 난개발 추진을 막는데 과학자, 시민단체, 언론인 등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 도출도 의미 있었다. 다음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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