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정비사 인력양성 시급
해양레저 정비사 인력양성 시급
  • 김귀백 영산대 해양레저관광과 교수
  • 승인 2022.08.10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귀백 영산대 해양레저관광과 교수
김귀백 영산대 해양레저관광과 교수

[현대해양] 해양레저산업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대표적인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알려져 왔다. 해양레저시장은 지난 10년간 13.5배 성장했으며 그 성장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힘든 시기에 사람들은 레저활동을 통해 힐링하고 있으며 이는 해양레저산업을 비롯하여 레저시장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해양레저산업은 제조, 판매, 교육, 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하나의 종합산업이다. 레저활동을 위해 장비와 기계를 사용하는 만큼 철저한 정비와 유지보수를 위한 전문인력이 없다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

 

국제보트쇼를 통해 본 해양레저 현장의 현실

지금 우리나라에 등록된 보트와 요트 등 동력수상레저기구가 3만 대가 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관련 제품들을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는 인력들이 있어야 안전하고 투명한 정비가 이루어지고, 소비자에게는 A/S에 대한 신뢰를 주게 됨으로써 제품판매가 되는 등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국제보트쇼는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제품과 정보가 모이는 허브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나 소비자들은 정비시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정비의 수리 형태와 수준 편차가 크고 수리 단가도 제각각이며 정비사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되니 보트 오너들은 ‘사전 정비’ 보다 문제 발생 후 ‘사후 수리’를 하는 습관이 고착되었고, 이는 우리나라 해상사고 1위가 기관 사고라는 상황을 만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기계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정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시장은 커지고 있고, 레저 보트와 해상엔진은 팔리고 있는데 이를 정비할 인력의 전문성과 인원이 부족하다면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산업 성장에 큰 저해가 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해양레저산업이라는 낯선 산업에 대한 인식 부재와 정확한 통계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상향식 사업이 정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지금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국내 교육과정 사례

경기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의 경우, 자동차 엔진 교수들과 해외에서 관련 교육을 받았던 이들을 중심으로 교재개발과 강사진을 구성해가고, 선외기 교육장을 경기테크노파크 내 100평 규모로 구축하고 선내기를 2행정과 4행정으로 각기 구비 하는 등 교육을 위한 기반을 갖춰나가기 시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강사진의 갈등, 교육장비 확보 절차의 복잡함, 교육장 음향 및 진동 문제, 커리큘럼 수준 및 강의자료에 대한 부족 등 수많은 문제가 도출되고 있는데, 담당 PM 여러 명이 중간에 포기하는 등 교육과정 구축에 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경기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에서는 선외기와 선내기를 3개월 동안 초급 시굴자로 양성하는 15명 내외의 해상엔진 정규반을 경기테크노파크와 아라마리나에서 연 2회, FRP 선체교육을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연 1회 시행하고 있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가 정비반’과 ‘해양 전문기관의 전문화 과정 위탁교육’을 연 8회 이상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는 이제 연간 정규반 40명 내외, 단기반 140명 내외 교육을 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교육생을 개소 6년 만에 약 500명 이상 배출했으며, 우리나라 각지 해양레저산업에 취업·창업한 사람들도 150명을 넘어섰다.

 

교육과정 구축의 난관

지역별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구축해나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 학교와 학과가 없으니 국내에 전공자가 없고, 커리큘럼과 교재도 없으며, 참고할 장비가 없는 건 물론이고 일단 가르칠 강사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 외국 학교와 협력을 통한 교육커리큘럼 도입 및 교재 선진화, 해상엔진 총판들과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는 ‘해양레저 인력양성 지원협의회’와 협력 네크워크 구축, 강사진, 교육훈련 파견 등을 통하여 교육 품질과 수준을 조금씩 발전 개선해 나가야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레저 부품기자제전으로 매년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는 ‘METS(Marine Equipment Trade Show)’가 부러운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기관과 단체, 협회, 학교 등에서 많은 관심과 참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해상엔진 정비를 위한 마리나 정비업 제도를 신설하고 마리나 정비사를 국가 자격으로 관리하는 법을 지난 2020년 제정하였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 시기는 좀 늦어질 것 같으나 자동차 정비처럼 해양레저 정비도 국가 자격증으로 관리되는 시기가 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에게 해상엔진 정비과정의 신뢰성을 주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정비사의 수준을 관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해양레저산업의 안전과 투명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훈련기관으로 지정되는 인력양성센터에서는 수자원환경진흥 기관 등과 함께 마리나 정비사 교육훈련에 역할을 잘 해 줄 것으로 앞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성장 받쳐주는 것은 ‘사람’

하나의 체계와 제도를 만들고 완성해가는 과정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수반한다. 하지만 그것이 공익과 안전을 위해 꼭 가야하는 길이라면 분명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더 많은 해양레저 인력을 양성 배출하고, 취・창업을 통해 우리나라 각지로 해양레저산업에 투입되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지리적 기술적 상황이 해양레저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결국 산업의 성장을 받쳐주는 것은 전문인력 등 사람이다. 이제는 대학에서 마케팅부터 기술까지 융복합된 해양레저학과가 필요한 시기이다.

해양레저산업에 우수한 인재가 많이 유입되고 그들을 전문가로 교육훈련 시킬 체계가 갖춰진다면 해양레저산업은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