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부수협 - 미더덕 군납사업으로 지속 성장 기반 마련
창원서부수협 - 미더덕 군납사업으로 지속 성장 기반 마련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2.07.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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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알찬 수협

[현대해양]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서 생산되는 미더덕은 우리나라 미더덕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진동지역 대표 특산물이다. 미더덕의 ‘미’는 ‘물’의 옛말로,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 해서 이름 붙었다. 향긋한 바다 내음을 풍기는 미더덕은 모양도 울퉁불퉁 재미나게 생기고, 입 안에서 오도독오도독하고 씹히는 소리도 나는 독특한 바다 먹거리 중 하나다.

국내 미더덕의 약 70%, 연간 3,500여 톤 정도의 미더덕이 생산되는 마산합포구 진동면에는 창원서부수협이 있다. 미더덕 수협이라고도 불리는 창원서부수협은 미더덕을 위주로 취급하긴 하지만 판로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 나가고 있다. 창원서부수협이 작지만 알찬 수협이 된 이유를 들여다봤다.

창원서부수협 전경
창원서부수협 전경

작지만 알찬 수협

창원서부수협은 1935년 진동어업조합으로 창립해 2002년 진동수협으로 개칭됐으며, 2010년 기존의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가 통합 창원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2011년 명칭을 변경했다. 2005년 광암지소 활·선어 위판장 및 냉동·냉장공장을, 2013년 어업인복지회관 및 면세유류 저장시설을 준공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 창원서부수협은 8개 어촌계, 43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창원서부수협은 연간 30여만 명이 다녀가는 지역 대표 수산물 축제 ‘창원진동미더덕축제’를 주관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1999년 미더덕이 양식 품종으로 지정된 이후, 미더덕은 진동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산물로 자리 잡게 됐고, 이에 특산물인 미더덕과 오만둥이의 판매를 촉진하고 홍보하기 위해 창원진동미더덕축제가 2005년 처음 개최됐다. 축제는 매년 4월경 진동면 요장리에 위치한 창원서부수협 광암위판장 옆에서 열리고 있다. 2006년부터는 불꽃 낙화 축제와 통합해 ‘불꽃 낙화·미더덕 축제’라는 명칭으로 개최됐으며, 2011년부터 다시 창원진동미더덕축제로 개칭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는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개최됐지만, 창원서부수협은 온택트 홍보에 집중해 지역 대표 수산물 브랜드 이미지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각인시키고 코로나로 위축된 수산업계를 활성화하는데 노력했다. 창원진동미더덕축제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진용 조합장은 “미더덕은 고혈압, 성인병 예방, 노화 방지, 항암 치료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향과 맛 또한 일품으로 2020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며 “올해 미더덕축제는 작년에 이어 온라인축제로 개최됐지만 내년에는 다시 진정한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면 축제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용 조합장이 미더덕 양식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진용 조합장이 미더덕 양식장을 소개하고 있다.

미더덕 판로 확대, 수산물 가공품목 개발 추진

이 조합장은 진동면어업인후계자(수산업경영인) 회장, 마산수협 대의원, 창원서부수협 대의원, 창원서부수협 어촌계장 등을 거쳤다. 2015년 창원서부수협 4대 조합장으로 처음 뽑힌 그는 2019년 3월 치른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내건 대표 공약은 △HACCP 가공시설 운영으로 수산물(미더덕·오만둥이) 가공 품목 확대 △군 급식용 미더덕 공급 물량 증대 등이었다. 진동 지역에는 미더덕이 많이 나지만, 미더덕 생산과 유통은 조합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창원서부수협 사업은 금융과 냉동창고, 활어 유통이 전부였다. 그런데 2017년 취임한 이 조합장이 미더덕 군납 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 조합은 안정을 찾게 된다. 이 조합장은 2018년 83톤, 2019년 73톤, 2020년 41톤, 2021년 22톤 등 누적 230톤에 달하는 물량의 미더덕을 군에 납품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급감했다고. 진동만 미더덕은 지난해 고수온과 빈산소수괴(산소가 없는 물덩어리)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절반에 못 미치는 약 1,500톤의 미더덕이 생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이 급감하면서 미더덕 1kg 가격은 지난해 8,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뛰었다. 창원시는 미더덕 유생을 채묘할 때 수온이 높았고 성장기에도 고수온이 지속돼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 조합장은 “올해는 고수온 때문에 미더덕이 없어서(안 나서) 군납을 못 하게 됐다”며 “그러나 평년처럼 수확량이 회복되면 지역 특산물인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활용한 대량 납품 및 가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 급식과 미더덕, 오만둥이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진용 조합장
이진용 조합장

조합의 지속 성장 일궈 나가

이외에도 이 조합장은 △2016년 동결실 신축사업 △2018년 냉동공장 기계교체 사업 등을 통해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수급, 조절해 어업인 편의를 증대시켰다. 개보수를 마친 창원서부수협의 냉동·냉장공장에는 미더덕을 손질하고 가공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6월 말, 7월이 되면 멸치 잡는 권현망배가 하나둘씩 진동으로 들어오는데, 그 시기가 되면 공장은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진동면 광암항에도 이 조합장의 손길이 닿아 있다. 국가어항인 광암항은 어선접안시설이 부족하고 수심이 낮아 선박이 접안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창원서부수협은 어업인들의 이러한 불편사항을 시에 지속해서 건의했으며, 현재는 광암함 정비공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은 254억 원 규모로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조합장은 “광암항 정비공사가 끝나면 수산물 유통, 판매, 보관시설을 건립해 수산물 유통을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창원서부수협은 수산종묘방류사업, 부녀회를 통한 불우이웃돕기, 환경정화 활동, 매년 조합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조합원을 위한 지도사업을 펴고 있다. 특히 수산종묘방류사업은 수산자원의 회복과 어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 자율관리어업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수협중앙회 경영컨설팅을 받고 오는 2023년까지 총사업 규모 600억 원, 순자본비율 6% 달성 목표를 제안 받았다. 구체적으로 중앙회는 창원서부수협에 △상호금융 세일즈 역량 강화 △상호금융 영업점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이전계획 마련 △찾아가는 서비스 강화를 통한 상호금융 실적증대 △HACCP 가공시설 수익성 강화 △조직 변화관리 방안 마련 △조합 신뢰 구축 활동 강화 등 상호금융·경제·조직 부문별 맞춤형 전략을 제시했다. 이 조합장은 “우리 수협은 어촌지역 고령화와 어획량 감소로 위판사업이 부진하고 규모가 작은 조합이라 사업 규모 확장에 어려움이 있어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직원 모두가 솔선수범해서 알뜰한 조합 운영을 한 결과 2021년도 전국수협 연체감축캠페인에서 우수조합으로 선정돼 2억 원의 흑자를 달성했다”며 “안정적 지속성장을 위한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질 미더덕 가공 작업
손질 미더덕 가공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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