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해수산연구소 - 진해만~강진만 해역 수산현안 연구
남동해수산연구소 - 진해만~강진만 해역 수산현안 연구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6.2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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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 폐사 원인 등 밝혀

[현대해양] 작년 말 우리나라 굴 최대 생산지인 경남 남해안에선 원인 모를 굴 집단폐사가 발생해 어업인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당시 남동해수산연구소는 가뭄으로 해수 내 영양염류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 먹이생물의 발생 부족 현상이 일어나 굴이 폐사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통영시와 경남도는 피해 복구 계획을 수립했다.

양식 생산량 92% 차지하는 해역 담당

경남 통영시 산양읍에 위치한 남동해수산연구소(소장 임현정)는 진주만(진해만)에서 강진만에 이르는 남해 동부 해역의 해양환경, 식품안전, 양식기술 등에 대한 연구와 관할 해역 현안 해결에 관한 조사와 연구를 담당하는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우동식) 소속 연구소다. 이 연구소는 국립수산과학원 소속 15개 연구소 중 동해수산연구소, 서해수산연구소, 남해수산연구소, 제주수산연구소 등과 더불어 관할 해역 조사와 연구를 통한 어업인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진해만에서 강진만에 이르는 남해 동부 해역은 난류성 어종의 주요 산란장이며, 국내 양식 생산량의 약 92%가 생산되는 양식산업의 메카다. 이곳은 국내 최대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이 위치한 중요한 양식생산 단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패류 집단 폐사 등의 문제 발생으로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해역이다. 최근엔 굴 인공종자 생산량이 3년 내리 급감하고 있어 남동해수산연구소는 이 같은 수산현장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은 “굴 인공종자 생산량이 줄고 있어 원인 분석과 대처가 시급하다”며 “그 외에도 성(性) 성숙하지 않고 산란하지 않아 폐사율이 낮고 성숙이 빠른 3배체를 비롯한 우량 모패를 개발, 공급해달라는 어업인들 요구가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남동해수산연구소는 양식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 수산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공급하고자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남동해수산연구소는 △남동부 해역의 지속 가능한 수산업 실현 △특화된 양식 기술 개발 △자연재해 피해 저감 △수산물 안전성 강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어장환경·양식·식품안전 연구

남동해수산연구소 업무 분야는 크게 양식, 어장환경, 식품안전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양식 분야의 경우 굴, 가리비, 새꼬막 등의 양식 생산성 향상과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많아졌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어류 172건, 멍게 54건, 패류 408건 등 폐사원인 조사만 634건에 이른다.

남동해연구소는 어린 조개의 실내 사육을 위한 먹이생물 연구 등도 수행하고 있다. 남동해연구소는 저수온기 어류 절식 효과, 수온 상승기 어류 사료 첨가제 효과, 고수온기 조피볼락 사육 밀도에 따른 성장과 폐사율 조사 등 어류의 자연재해 피해 저감을 위한 조사와 연구에도 열중하고 있다. 또 남동해연구소는 멍게, 미더덕 등 피낭류의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양성 관리 방법의 개선과 관련된 과학적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식품안전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5위이자 패류 중 1위를 차지하는 굴의 수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유럽연합 등 수출국과의 위생협정 이행과 관련된 연구와 내수용 패류의 식품 안전성 보장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은 7개소, 3만4,435ha(EU 기준)에 이른다. 이 중 남동해수산연구소에서 관리하는 해역은 4개소, 2만 559 ha로 전체 60%에 달한다.

남동해수산연구소는 해수와 패류의 위생조사, 육상 오염원 관리, 하수처리장 배출수 영향 평가, 패류 채취 제한기간 기준의 평가를 위한 위생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어장환경 연구의 경우 남동부해역 어장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고수온, 저수온, 빈산소수괴 등 이상 해황과 적조, 해파리, 패독 플랑크톤 등의 유해생물을 예보해 관련 단체, 개인 등에게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 공유한다. 패독, 적조 플랑크톤의 조기탐색을 위해서는 분자검출기법 연구를 해야 하는 데 이 또한 연구소의 몫이다. 특히 남동부해역 연안 고수온 및 빈산소수괴 발생일 점차 증가하고 있어 조사 정점 또한 2009년 58곳, 2020년 62곳, 2021년 65곳으로 매년 늘려 가고 있으며, 올해 또한 조사 정점을 추가한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이 남동해수산연구소 관할 해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이 남동해수산연구소 관할 해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패류 대량폐사 원인 밝혀

이런 활동을 통해 최근 3년 간 △양식생물 대량폐사 발생시 폐사 원인 진단 △분자검출 기법을 이용한 패독, 적조 플랑크톤 조기탐색과 정량화 기법 확립 △굴 산란장 조성과 유생 확산 변동 예측 연구를 통한 자연채묘 굴 2,500만 연 확보에 기여 △고부가가치 굴 생산 위한 ‘개체굴 양식 현장가이드 북’ 발간, 배포 △해양 환경 변화에 따른 ‘멍게 성 성숙 과정 설명서’ 발간, 보급 △굴 인공종자 생산어업인에게 연간 70회 긴급 먹이생물 분양 △‘패류 정화 매뉴얼’ 발간, 보급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 △양식연구실 △어장환경연구실 △식품안전연구실 △연구지원실 △남해시험포(試驗圃, 남해군 상주면 소재)에 포진한 5명의 연구관(소장 포함), 10명의 연구사, 10여명의 선박직 등 약 60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더불어 남동해연구소는 효율적인 연구를 위해 소속 연구소 중 가장 많은 수산과학조사선 3척(탐구10, 17, 19호)을 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 지원 인력이 다른 연구소에 비해 많은 편이다.

지난 겨울 국립수산과학원은 남해안 양식굴 대량 폐사 원인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지난 겨울 국립수산과학원은 남해안 양식굴 대량 폐사 원인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이상해황 조사정점 확대

남동해수산연구소는 올해 연구 목표로 △특화된 양식기술 개발 △자연재해 피해저감 △수산물 안전성 강화 등을 설정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 실현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양식밀도에 따른 해만가리비 산소 소비율 분석 △양식 환경별 굴과 참가리비의 먹이섭취율 분석 등 양식생물의 기초 생리자료를 축적해 지속 가능한 양식을 위한 기준 마련 △굴 인공종자 생산에 어려움 극복을 위한 인공종자 배양장 모니터링 △모패 평가 위한 성 분화, 산란량, 난질 평가 실험, 양질의 먹이생물 생산 실험과 독성 세균(비브리오)이 유생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또 남동해연구소에서는 올해 이상 해황 조사 정점을 작년 65곳이던 것을 7곳 더 확대해 관련단체, 개인 등에 추가로 속보를 제공한다. 안정적 굴 수출 및 안전한 패류 대국민 공급을 위해 한국패류위생계획(KSSP)에 따라 지정해역(수출용)·생산해역(내수용) 위생조사 및 오염원·하수처리장 배출수 영향 평가를 철저히 수행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캐나다의 패류 위생관리 동등성 평가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굴 생산시기인 10월에서 이듬해 4월에만 오염원을 모니터링했으나 조사 빈도를 추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내년에 있을 미국 FDA 현장 점검 또한 본원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은 “자연재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연구가 어업현장에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수산자원은 식량자원이자 미래 산업 창출을 위한 자산인 만큼 남동해 어업인들의 고충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 소장은 “남동해수산연구소 직원 모두는 어업인과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하며, 젊은이들이 바다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남동해수산연구소 실험실
남동해수산연구소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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