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수협 - “건강한 국민 먹거리 생산·유통에 최선”
굴수협 - “건강한 국민 먹거리 생산·유통에 최선”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6.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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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부산물법’ 제정에 기여

[현대해양] 지난 7월 21일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 법률(이하 수산부산물법)’이 시행됐다. 이 법 시행 이전에는 환경부 소관인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굴 패각을 비롯한 수산부산물이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보관·처리에 대한 제약으로 수산부산물이 악취 발생, 경관훼손 등의 문제를 일으켜 왔다.

특히 굴 패각은 연간 약 30만 톤이 발생하는 반면 일부만 사료・비료 등으로 활용되고 연간 약 23만 톤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적재·방치됐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굴 껍데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률 제정을 서둘렀던 것. 환경부의 입법 반대 입장에도 굴하지 않고 수산부산물법 제정이 가능했던 것은 지홍태 조합장을 비롯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굴수협) 관계자들의 입법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지 조합장과 굴수협은 ‘굴 양식업자가 굴을 수확해 알굴을 생산함과 동시에 제철소에 석회석 대체원료로 사용될 굴 패각을 생산한다는 목적이라면 굴 패각은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다’라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지 조합장은 수산부산물법 제정 외에도 굴 패각 자원화 시설 예산 확보, 굴 수출, 굴 위판액 확대 등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 3월 31일 수협 창립 60주년과 제11회 수산인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 조합장은 56년 전부터 어선어업과 굴 양식어업에 투신해온 경남과 통영 수산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지홍태 굴수협 조합장은 지난 3월 31일 수협 창립 60주년과 제11회 수산인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홍태 굴수협 조합장은 지난 3월 31일 수협 창립 60주년과 제11회 수산인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굴, 효자 수산물

영양가가 풍부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대표적 건강식품인 굴의 생산, 연구, 유통, 마케팅까지 관장하는 굴수협은 고부가가치 개체굴과 간편식 등을 필두로 내수에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굴수협은 경남 통영, 거제, 고성, 남해, 전남 여수 등 전국 굴 생산 어업인 1,000명이 조금 넘는 조합원으로 구성된 업종별 수협이다. 굴수협은 지난 2015년 통영시 동호동 시대를 마감하고 굴 생산지와 접근성이 높은 용남면 원평리 일대에 현대화 위판장을 갖춘 신청사로 이전했다. 전국 굴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통영에서도 생굴을 까는 박신장이 밀집해 있는 원평리 인근에 위치한 굴수협 청사는 수산물 위판장 등 판매시설이 갖춰져 싱싱한 생굴을 공급하고 있다.

굴은 통영의 효자 수산물이다. 굴 수확은 9월 중순부터 이듬해 6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굴은 1일 평균 100톤 정도로 위판되는데 하루 매출 규모가 보통 20억 원이 넘는다. 특히 겨울을 비롯한 알굴 집중생산 시기에는 통영, 거제 등 지역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굴 까기 등에 투입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요산업이다.

굴수협은 자체 연구실이 있을 정도로 종자 생산부터 유통까지 연구, 관리하며 우량종자 확보와 고부가가치 굴 품종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 인공종자 및 자연채묘량 변동이 심해 굴 종자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굴수협은 우량 우성 종자 확보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 조합장은 “우량한 어미굴 생산과 우량 종자 확보가 고품질 굴 생산으로 이어져 어업인 소득증대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우량 어미 굴 확보에 최선

굴수협은 굴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굴수협은 2019년 12월 경남수산자원연구소와 우량어미굴 생산품종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산자원연구소가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종자를 이용해 우량 어미 굴을 생산, 굴수협에서 조성한 굴 산란장에 제공해 자연산란으로 안정적인 우량 굴 종자가 채묘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특히 지 조합장은 수익이 좋은 3배체 개체굴에 관심이 지대하다. 개체굴은 일반 굴보다 크고 맛이 좋아 굴 전문점, 고급 레스토랑, 호텔 등에서 주로 소비되며 고가로 납품되고 있어 부가가치가 높다. 또한, 양식방식도 기존 방식보다 부표를 훨씬 적게 사용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이다. 굴수협은 경남도와 패류인공종자협회,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함께 2030년까지 경남 굴 양식의 30%를 개체굴 양식 산업으로 전환해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굴수협은 스마트양식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고령화 되면서 고부가가치의 굴산업에 2세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스마트양식과 개체굴 사업들이 큰 동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굴수협은 지도과에 지도선을 운영하며 유생(幼生) 조사를 직접 할 정도로 지도사업을 잘 하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지난해에는 수온 상승과 염양염류 부족현상으로 남해안에 굴 집단 폐사가 심각했다. 굴 양식장 표층 수온이 31℃까지 오르는 날이 1주일 가량 이어졌던 것. 이런 자연재해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굴 폐사는 곧 어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하루 평균 5,500 상자 거래(위판)되던 것이 폐사로 인해 하루 1,000개 가량 거래가 줄고 가격도 2만 원가량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지 조합장은 “자연재해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성이 강한 우수 종자 개발·보급사업의 활성화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산업 육성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처방을 내놨다.

굴 폐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지홍태 조합장(사진 왼쪽 첫 번째)
굴 폐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지홍태 조합장(사진 왼쪽 첫 번째)

내년 수산물처리저장시설 준공

굴수협은 수산물 처리저장시설 준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굴수협 수산물 처리저장시설(자동화창고)은 통영 법송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며, 내년 3월 준공 목표로 지난 2월 28일 착공에 들어갔다. 이 사업에는 3년간 도비 등 1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설 안에는 보관 물품별 최적 온도 유지, 혼적(混積) 방지, 초저온 동결 등의 핵심 기능 수행을 위한 냉동·냉장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다.

그동안 굴 생산 업계는 냉동 굴 저장시설(냉동 –20℃, 동결 –40℃) 부족으로 부산을 비롯한 외지 냉동·냉장창고에 냉동 굴을 위탁 보관해 왔다. 이에 물류비 및 보관 수수료 부담과 보관 중인 굴이 다른 수산물과 혼합 적재되어 품질이 저하되는 등의 불편함이 발생했다.

굴수협 수산물 처리저장시설이 건립되면 굴 생산 어업인들의 보관에 따른 경영비 부담을 완화하고, 냉동 굴의 활용도를 높여 생굴 위주인 국내 소비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단순 보관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화된 주차타워처럼 신선품을 적재적소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 쉽고 빠르게 신선도를 유지하며 유통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에너지 절약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는 경남 유일의 자동화 시설이다.

 

다양한 굴 제품 개발에도 박차

굴수협은 대부분 생굴로 소비되는 현재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굴 요리와 해외에서도 인기인 훈제굴 등 가공식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 조합장은 “신선하고 안전한 국민 먹거리 확보와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다의 우유 굴제품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지 조합장
바다의 우유 굴제품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지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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