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식품’ 수출 1위 ‘김’ 위상 높여야
정부, ‘K식품’ 수출 1위 ‘김’ 위상 높여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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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1년 농수축산식품 통틀어 수출 1위 품목은 ‘김’이다. ‘K-food’ 수출 100억 달러 1등 공신으로 수산식품 김이 등극한 것이다.

김은 전 세계 114개국에 6억 9,300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수출 1위 품목이 외화가득률 100%라는 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비중도 매우 높다. 수산식품 총 수출액 28억 달러 중 약 25%가 김이다.

지난달 19일 전남 목포에서 제11회 김의 날 기념식이 한국김산업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다가 3년 만에 어렵게 열린 것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김 수출과 김산업 발전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이었다. 그런데 최고의 영예는 해수부 장관 표창. 이어 국립수산과학원장, 전남도지사 표창으로 끝났다. 훈장도, 포장도 아닌 장관 표창이 최고의 영예라니 많은 이들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수산단체 전국대회에 대통령 표창이 수여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해수부 장관 표창 수여자(授與者)는 차관. 장관 축사도 차관이 대독했다. 참석자들은 마치 지자체 주최 소행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김의 날은 2011년 3월 해수부 부활 이전 농림수산식품부가 김 수출 1억 달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지정됐다. 이후 김 수출은 꾸준히 늘었으며, 2015년 3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듬해인 2016년 김의 날 기념식에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참석해 3억 달러 수출 달성을 축하했다. 2017년엔 5억 달러 수출을 목표보다 앞당겨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7억 달러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린 것. 그것도 K식품 통틀어 1위로.

지난 정부부터 수출이 중요하다며 어업인들이 극렬히 반대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왔다. 이처럼 수출을 중시하는 나라에서 K식품 최고 수출품목인 김의 날 기념식을 대하는 태도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듯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전남도는 수협과 손 잡고 10억 원을 투자해 김 활성처리제 개발에 나섰다. 산(酸) 처리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을 불식시키고 김 품질을 더욱 높여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함이다. 중앙정부에서 하지 않으니 지방정부와 민간이 직접 나섰다.

지난달 11일 취임한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수산을 홀대할 것이라는 우려에 1주일에 2회는 어업인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김 생산어업인들은 김의 날 행사에서 장관을 기다렸다고 한다. 설사 장관이 초대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먼저 찾아 나서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 김은 거침없이 세계를 향해 달리고 있는데 정작 정부의 관심은 점점 멀어져 김을 전남 어업인들만의 것으로 전락시킨 느낌이라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식품 수출 1위 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정부와 해수부는 K식품 수출 1위에 대한 관심과 위상을 높여달라는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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