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해양바이오 산업,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창출 가능”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해양바이오 산업,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창출 가능”
  • 대담 송영택 발행인, 글·사진 정상원 기자
  • 승인 2022.06.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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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도약 목표

[현대해양] 지난해 11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3대 관장으로 취임한 최완현 관장은 취임식에서 “해양생명자원의 전략적 확보, 보전, 관리 고도화를 통한 해양생물자원 강국 실현과 해양바이오뱅크 기능 다변화를 통한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의 근간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완현 관장은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오래 가려면 같이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전했다”며 “이 속담을 토대로 직원들과 함께 합심해 해양생물자원관이 세계적인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최완현 관장을 <현대해양>이 만나봤다.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취임 6개월을 맞은 소감은?

국가 해양바이오산업의 육성 지원을 담당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으로 부임해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으로 업무를 시작한 지 벌써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26년간 해양수산부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공공의 영역에서 펼치는 시간임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먼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최고의 공공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 발로 뛰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기관 역량을 증진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설립한 지 올해 7년 차로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직원들과 하나 되어 더 열심히 뛰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며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취임 후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추진 상황은?

올해 1월에 조직개편을 현실에 맞게 최소한으로 진행했습니다.

먼저 해양바이오산업 전주기 지원을 위한 소재 개발, 공동연구, 정보공유 등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기획 및 산업화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해양생명자원전략센터’를 재편했습니다. 또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중대재해처벌법」을 적극 이행하고, 근로자 및 씨큐리움 방문 관람객의 안전 강화를 위해 ‘안전·보건·시설 단일조직’을 구성했으며, 이 외에도,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 이행을 위해 ‘ESG 전담부서’를 설치했습니다.

추가로 올해 연말에는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해양바이오뱅크 운영, 탄소중립 등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자원관에 가장 특화된 조직 모델을 설계해 정부의 해양신산업 집중 육성 정책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계획입니다.

연구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최완현 관장
연구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최완현 관장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역할과 해양바이오 산업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지난해까지 수산생명자원 책임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장으로 지냈는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명자원 책임기관으로 해양바이오산업의 육성을 지원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먹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연구한다면, 해양생물자원관은 먹지 못하는 해양생물까지 포함해 연구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물자원 즉 해양 동·식물, 미생물을 원료로 바이오기술을 적용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유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입니다. 건강기능성식품, 식품첨가제, 사료 등의 식품산업과 의약산업,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화학산업, 해양바이오매스, 바이오수소 등 바이오에너지산업 등 해양생물 유래 유용물질을 활용한 모든 산업 분야를 통칭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에서 살아가고 있는 해양생물 가운데 1% 미만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양바이오산업은 미래 유망 산업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데 해양생명공학기술은 연구·개발(R&D) 자체가 하나의 산업입니다. 가치사슬의 최종 단계인 제품의 판매뿐 아니라 기술창업, 기술이전, 연구개발 대행서비스 등 부가가치 창출이 무궁무진한 산업입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에는 어떤 것이 있나?

새로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도 담겨있듯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미션 중 하나가 해양 신산업, 즉 해양바이오산업 지원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현재 소재의 종류별로 구축돼있는 추출물, 미생물, 유전자원 및 미세조류 바이오뱅크에 더해 올해는 화장품 개발을 위한 화장품소재 바이오뱅크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내년 이후에는 대사질환염증소재, 항생제소재 등 바이오뱅크를 소재의 용도별로 확대하려 합니다.

최근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기존의 블루카본인 해초류, 염생식물, 맹그로브에 더해 새로운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는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의 특성 연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잘 발달한 갯벌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경상북도 영덕군에 들어설 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 건립을 위한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25년에 개관을 목표로 자원관의 기능과 영역을 확장하는데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해양바이오 국산화 타깃 산업소재 표준화 사업’에 선정됐다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최근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 국산화 타깃 산업소재 표준화 사업」 중 알긴산 국산화 대체를 위한 대량생산 및 공정 표준화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됐습니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의 갈조류에 포함된 다당류로 역류성 식도염, 점안제 등의 의약품 및 상처의 지혈·방수 등 의약외품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다이어트제를 포함한 다양한 건강기능성 식품에 이용되고 있어 해양바이오 산업소재 중에서도 수요 증가 폭이 가장 큰 해양 소재입니다. 그러나 국내 대량생산 및 공정 표준화 기술 부족으로 인해 95% 이상을 해외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알긴산 소재 안정성 평가, 규격화, 생산공정 표준화, 제품화 등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사업을 통해 알긴산 소재 생산기술력과 관련 산업시장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양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는 무엇이 있나?

세계 해양바이오시장은 2019년 3,800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4,680억 달러로 연평균 약 6%의 높은 성장잠재력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은 소재 대량 확보 및 상용화 지원이 미흡해 산업적 성과가 저조합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으로부터 유용소재를 발굴하고 제공하는 4개의 뱅크(추출물, 유전자원, 미생물과 미세조류)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추출물에 대해서는 소재의 선택이 용이하도록 효능의 활성도에 따라 등급화(A∼C등급)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부터는 미백·주름개선(화장품), 항균 특성(항생제) 기초연구 수행을 통해 기능별 뱅크 확대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은 미래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유용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수요자 중심의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지원함으로써 해양바이오 산업화의 최대 걸림돌인 소재 문제 해결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들어선 충청남도 서천지역은 바이오 분야의 지역기업이 형성돼 있지 못한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 충청남도가 서천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국가 단위 해양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해양바이오’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해양바이오 연구 기반 강화를 위해 충남도와 함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협력해 해양바이오 지역혁신 클러스터 구축의 중심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영세한 우리나라 해양바이오 산업을 세계시장으로 선도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지난해 2030년까지 해양바이오시장을 1조 2,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먼저 해양바이오산업 강화를 위한 전략자원 확보를 위해 산업계 요구를 반영한 수요자원 확보, 블루카본 해양생물 발굴, 미개척 지역인 극지 및 심해로부터 자원 확보 등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산업적 가치 창출의 기반이 되는 소재은행인 해양바이오뱅크의 고도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미생물, 미세조류, 천연물, 유전자원과 같은 실물형 자원 위주의 뱅크에서 산업체에서 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의약품산업에 이용될 수 있도록 목적형 뱅크로 확대해 운영하려 합니다. 그리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보유하고 있는 유용 소재에 대해 소재 설명회를 개최하고, 해양바이오포럼 및 기업간담회를 개최해 기업이 요구하는 소재 및 기술을 고부가가치로 연결할 수 있도록 소통 채널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찾아가는 씨큐리움’을 대전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씨큐리움’이란 SeaQrium = Sea(바다) + Question(질문) + Rium(공간) 의 합성어로 바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전시·교육의 공간을 말합니다. ‘찾아가는 씨큐리움’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No Plastic–11일 동안의 메뉴」를 이동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한 전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에서 구조·치료된 개체 및 인공부화된 바다거북을 매년 방류하고 있는데, KOR0093은 2018년 제주도에서 방류됐다가 11일 만에 부산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부검 결과 무수히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위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우리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해양생물이 위협받고 있으며, 무분별하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2020년도 서울시, 2021년도 세종시에 이어 올해는 대전시까지 3년 차 순회 전시를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해양환경과 관련해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완현 관장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최완현 관장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개관 7주년을 맞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타 기관에 비해 역사는 다소 짧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해양바이오산업을 주도해가는 해양생명자원 전문기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로 국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입니다.

해양바이오 연구 분야가 현재 연구비, 연구인력 등의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나 기존 바이오 시장과 접목을 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생명공학 연구자들이 해양바이오와 별개로 움직일 것이 아니라 모두 유기적으로 참여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많지 않은 해양바이오 연구 분야 연구자들 또한 학제 간의 벽에 쌓여 자신이 혼자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바이오 분야의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해 응용화와 실용화 케이스를 발굴하면 타 분야에 해양이 투자할 가치가 있음을 설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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