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이산화탄소 순환에 대해 모른다
우리는 아직 이산화탄소 순환에 대해 모른다
  • 송하준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부교수
  • 승인 2022.06.0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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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부교수
송하준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부교수

[현대해양] 탄소는 지구상의 생물권, 암권, 수권, 기권 사이에서 순환을 하는데, 과거 지구의 온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였다는 것은 고기후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는데, 이 중 약 25%는 해양에 흡수됐고, 그 중 약 40%는 남극해에서 흡수한다고 알려져있다. 남극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더디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기와 해양의 이산화탄소 분압차로 인해 대기-해양 사이의 이산화탄소 교환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남극해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남극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정체 또는 감소한다는 연구(Le Quéré et al.(2007), ‘Saturation of the Southern Ocean CO2 Sink Due to Recent Climate Change’)가 발표됐다. 연구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지목하며, 남극해의 이탄화탄소 흡수력이 향후 더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몇 년 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의 기법을 통해 더 많은 이산화탄소 자료를 분석해 보니, 남극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Landschützer et al. (2015), ‘The reinvigoration of the Southern Ocean carbon sink’)가 발표됐다. 2002년에 남극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다시 늘어나는 반전이 발생했으며, 2009년~2011년에는 기대한 것 이상으로 남극해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수의 학자들은 남극해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에 반전이 일어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하여 기후변동성 및 역학적 접근방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후 남극해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2011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연구(Keppler and Landschützer (2019) ‘Regional Wind Variability Modulates the Southern Ocean Carbon Sink’)가 발표됐다. 이러한 연구들은 우리가 대기와 해양의 이산화탄소 교환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방증한다고도 할 수 있다.

한편 2014년 이후에는 무인관측장비를 통해 남극해의 탄소분압을 관측하기 시작했다. 약 3년 가까이 모인 자료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남극해는 알려진 것보다 약 10배나 적은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배가 다니기 어려운 겨울철에는 탄소를 담고 있던 깊은 곳의 물이 해수면 근처로 올라오면서 오히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 후 남극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다시 계산해보니 기존 연구에서 발표한 흡수능력의 약 75%정도라는 연구(Bushinsky et al. (2019), ‘Reassessing Southern Ocean air-sea CO2 flux estimates with the addition of biogeochemical float observations’)가 발표됐으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우리는 이 값이 또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기후변화가 날로 중요해지는 지금, 우리는 아직 남극해의 탄소순환에 대해 아직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좀 더 잘 알아가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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