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의 미래는 해기전승에 있다
원양어업의 미래는 해기전승에 있다
  • 정초영 군산대 해양산업・운송과학기술학부 교수
  • 승인 2022.06.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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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영 군산대 해양산업・운송과학기술학부 교수
정초영
군산대 해양산업・운송과학기술학부 교수

[현대해양]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양어선에 취업한 선원은 2005년 2,535명에서 2020년 1,232명으로 15년 동안 1,000명 이상 감소하였다. 전체 선원 중 대학을 졸업하고 원양어선에 취업하는 3등항해사의 경우 2005년 말 79명에서, 2020년 말 38명으로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자료가 방증하듯 어업 계열 대학을 졸업하고 원양어선에 승선하는 항해사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 현장에 있는 필자가 느끼는 현재 상황은 해기전승(海技傳承)이 어려울 정도로 원양어선 취업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군산대학교의 경우 매해 어업 계열 졸업생이 약 20명인데, 해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 중 승선하는 졸업생이 10명 정도다. 여기서 원양어선에 승선하는 졸업생은 5명 이하로 전체 졸업생의 20%를 약간 상회한다. 문제는 군산대학교가 어업 계열 대학 중 승선하는 학생이 가장 많다는 점과 그나마 승선했던 졸업생 대부분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하선한다는 사실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어업 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이 감소하고, 어업 계열 학과가 미충원에 따른 구조 개편 대상이 되는 등 해기전승 문제의 악순환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원양어선 해기전승을 위한 과제는 첫째, 어업 관련 학과의 정원을 정책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원양어선 소요 인력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학에서 인력을 꾸준히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합의하여 정원을 유지하는 제도를 구축하고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선원 문제를 교육 시장에만 맡긴다면 국내 어업 관련 학과는 머지않아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에서 간호학과 정원을 관리하듯 해양수산부 역시 어업 관련 학과의 정원 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해양수산부는 ‘원양어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원양어업을 전문으로 배워 원양어선에 승선하고 향후 어업을 연구하는 인력 배출될 수 있도록 원양어업 전문인력 양성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안전하면서도 어획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최첨단 원양어선 개발이 필요하다. 선원의 노동 강도를 낮출 수 있도록 원양어선에 자율운항선박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어로 작업이 가능하도록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원이 3D 직업이라는 부정적 인식 역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라벨을 중시하는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청년들이 만족할 만한 근무 여건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년 이상의 장기 승선을 지양하고 6개월 이하로 승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청년들의 생활 방식을 고려하여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보장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역시 구성해야 한다.

원양어선 해기전승 문제는 우리나라 해양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시급한 당면 과제다. 따라서 원양어선 해기전승 문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인력 수급을 위해 대학과 해양수산부 그리고 국가가 함께 비전을 그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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