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선저인망수협 - “대화퇴어장 개방 등 현안 해결에 최선”
대형기선저인망수협 - “대화퇴어장 개방 등 현안 해결에 최선”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5.16 2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합리한 금지구역선 해결해야

[현대해양] 대형트롤업계에서 동경 128도 이동(以東) 수역에서 한시적으로 시범조업을 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열어달라는 요구가 지난해 여름 해양수산부에 접수되자 동해안 어업인들과 지자체 단체장, 정치인들까지 반대성명을 내고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쟁이 가열됐다.

작년 대형트롤업계에서는 “조업금지구역선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 저인망어선으로부터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 어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었다”며 △어획물량 전량 강제상장 및 CCTV 설치 등 엄격한 조업감시체제를 바탕으로 한 TAC 엄격적용 △기타 채낚기 등 관련 업종의 지원, 요구사항 수렴 등의 조건을 걸고 한일중간수역 대화퇴 내 일정기간 시범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언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7일 대형기선저인망수산업협동조합(약칭 대형기저수협) 조합장 보궐선거에서 임정훈 후보가 조합장으로 당선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형기저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업계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조업구역 문제다. 특히 동경 128도 이동조업 규정에 걸려 황금어장인 대화퇴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업계의 주장이다. 대형트롤은 해양수산부령인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에서, 대형기선저인망어선은 대통령령인 ‘수산업법 시행령’에서 각각 동경 128도 이동조업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임정훈 대형기저수협 조합장은 “중국, 일본을 견제하고 어업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형트롤과 대형쌍끌이 어선이 한일공동수역 중 동경 133도 이동 대화퇴(북대화퇴)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훈 대형기저수협 조합장
임정훈 대형기저수협 조합장

 

불합리한 금지구역선 해결해야

중국의 불법조업 또한 문제다. 일부 중국 어선은 어업협상의 조업구역 위반과 불법조업으로 해양경찰과 어업지도선에 나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2003년 이후 북한에 입어료를 내고 동해에서 조업을 해온 쌍타망어선들이 최근에는 한·일 중간수역에 위치한 대화퇴까지 내려와 우리 어업인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대화퇴어장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동해 최고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린다. 제2차 한·일어업협정 당시 대화퇴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첨예한 협상을 진행했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대화퇴의 대부분은 일본 EEZ에 속하지만 북대화퇴 지역은 한·일 중간수역에 포함돼 한·일 양국 어선 모두 조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일본 저인망 어선은 한·일 중간수역에 속하는 대화퇴 지역에 언제든 들어가 조업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채낚기, 통발 어선 외에는 조업이 사실상 어렵다. 대형기선저인망과 대형트롤 어선들은 동경 128도 이동조업 금지조항에 묶여 동해에서 조업하지 못하고, 중형기선저인망은 어선 규모, 냉동시설 미구비 등의 이유로 대화퇴까지 진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기저수협에서는 중·일 어선이 조업하는 연 3~4개 월만이라도 대화퇴 어장 입어를 허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불합리한 대형기선저인망 금지구역선과 대형트롤 금지구역선 설정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임 조합장은 “중국 위망(선망), 유망(유자망) 어선들은 우리나라 서해, 북위 35도 이북 수역 중 영해선 외측 5해리 수역까지 들어와 조업하고 있는데 우리 어선은 우리나라 규제에 막혀 우리나라 수역 안에서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바라만 봐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중국어선이 조업하는 기간만이라도 한시적으로라도 열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서해안 조업구역 확대 요청 해역(붉은색)
서해안 조업구역 확대 요청 해역(붉은색)
동해안 조업구역 확대 요청 해역(한일중간수역 중 북대화퇴)
동해안 조업구역 확대 요청 해역
(한일중간수역 중 북대화퇴)

인력난에 유류난까지

또 다른 현안은 인력난이다. 대형기선저인망업계에서는 그 원인을 수산고 학생 부족을 꼽는다. 임 조합장은 “지금 우리나라에 수산고(해양과학고) 학생이 적다. 이는 우리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어장에 고기가 없다는 것이고, 물고기가 산란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고생들이 나와야 우리나라에 간부 선원들이 생긴다. 선장, 기관장, 통신사들이 배출돼야 우리 수산의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승선근무예비역제 적용을 선원 부족 대안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승선근무예비역제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가 일정 기간 이상 승선근무를 하면 현역복무를 마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임 조합장은 “쌍끌이, 트롤어선도 승선근무예비역제도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형기저수협은 현재 부족한 국내 선원을 보충하기 위해 외국인선원을 직접 들여오고 관리하기 위해 송입회사를 자회사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대형기저수협의 또 하나의 현안은 고유가, 즉 비싼 기름값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전 업종이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임 조합장은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 출어를 포기를 하든지, 성어기에만 서너 달 조업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외끌이, 쌍끌이, 트롤

저인망어업은 날개가 달린 자루 모양의 그물을 해저에 닿도록 해 끌줄을 오므리거나 해저를 끌어 대상물을 잡는 어법이다. 대형기저수협에는 대형외끌이, 대형쌍끌이, 대형트롤어업 선주(어업인)들이 조합원 110여 명이 가입해 있다. 그러다 보니 업종별로 입장에 조금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외끌이는 60톤 이상 선박을 이용하는 외끌이어업을 칭하는데, 톤수 기준 때문에 어구, 조업 방식이 같음에도 다른 수협 소속 조합원들보다 조업구역이 상대적으로 좁다. 대형쌍끌이와 대형트롤(139톤 기준)의 경우 전술한 것처럼 동경 128도 이동조업금지 조항 때문에 조업구역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게 현안이다.

대형기저수협은 보다 나은 경영을 위해 지난해 수협중앙회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그 결과 3년간 사업 규모 2조 원, 당기순이익 50억 원, 연체율 1%, 예대마진율 3% 달성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상호금융사업 영업경쟁력 강화, 전략적 조직관리와 인력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기저수협에서 생산하는 어획물로 외끌이는 참조기, 눈볼대 가자미, 아구 등이 주이며, 쌍끌이는 오징어, 삼치, 갈치, 병어 등이, 트롤은 오징어, 갈치, 민어, 병어 등이 주이다.

대형기저수협은 부산공동어시장에 본소가 있다. 남부민동 본점을 비롯해 충무동·당감동·안락동·반여동·남동·부곡동·덕천동·압구정·동판교지점 등의 상호금융 영업점도 두고 있다. 또 인천, 마산, 여수, 삼천포 등에는 지소가 있다. 대형기저수협만의 조직 특색이라면 현안 연구를 위한 어업경영지원연구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업경영지원연구원은 업계 발전과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현안 연구 등에 힘쓰고 있다.

임 조합장은 “현실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고 어업인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수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원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경제에 공헌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 수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훈 조합장이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을 둘러보고 있다.
임정훈 조합장이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을 둘러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