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은 우리 수산업의 미래전략
전환기 맞은 우리 수산업의 미래전략
  • 정영훈 한국수산회 회장
  • 승인 2022.05.0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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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회장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부경대(부산수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해양정책학 석사학위, 부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정 회장은 1987년 기술고시 22기로 수산청 수산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립수산과학원장, 해수부 수산정책실장 등을 거친 후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1일 한국수산회장에 취임한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수산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영훈 회장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부경대(부산수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해양정책학 석사학위,
부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 회장은 1987년 기술고시 22기로 수산청 수산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립수산과학원장, 해수부 수산정책실장 등을 거친 후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1일 한국수산회장에 취임한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수산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해양] 우리 수산업은 100만 명이 넘는 어업 관련 종사자들의 삶의 터전이자 국민들에게 고급 단백질을 공급하는 중요한 식량산업이다. 그러나, 2016년을 기점으로 연근해 어획량이 100만 톤 이하로 줄어들고, 어가 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더하여 지금 우리 수산업과 어촌은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및 어촌 인구소멸 위기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러면 이러한 전환기를 맞은 우리 수산업의 미래전략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첫째, 특단의 수산자원 회복 프로그램 마련하자

한때 200만 톤에 육박하던 연근해 어획량은 지금 반 토박이 난 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금까지 펼쳐왔던 수많은 수산자원 관리 및 조성 정책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특단의 수산자원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 고갈상태에 있는 수산자원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수천에서 수만 개의 알을 낳는 수산생물자원의 특성을 고려해 산란장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해역별 어종별로 자원상태 및 자원이용 실태를 면밀히 파악한 후 실질적인 자원회복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포괄적인 수산자원관리가 아닌 회복 대상종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자원남획 징후가 있으면 시스템에 의해 회복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황금어장이라 일컫는 어장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바다의 서식환경 개선을 위한 관계 부처 간 협력강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편협한 경제논리를 내세우며 무분별한 바다모래 채취, 풍력발전 건설 등 어장 파괴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스마트 산업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수산분야는 농업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미래산업으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크지만, 우리는 여전히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1차산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산업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수산업도 어업의 데이터,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효율적인 수산자원 관리뿐 아니라 가공 및 유통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특히 국내 양식산업의 현안을 해소하고 양식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아쿠아팜 4.0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쿠아팜 4.0은 스마트양식 관련 각종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관련 기술을 표준화하는 한국형 스마트양식사업이다. 해양수산부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의 협업이 요구된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자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산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언택트 소비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소비자들이 비대면 소비의 편리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변화된 소비형태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많은 유통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물류체계의 발달과 신선식품 배송전문 업체의 등장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더불어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수산물도 이러한 시대변화에 부응한 새로운 유통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 2년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어촌체험마을을 비롯한 해양관광산업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억눌렸던 관광수요가 급증하면 바다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촌관광을 어업외 소득원으로 연결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식량안보를 위한 관리체계를 구축하자

우리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면서 세계적 재난 발생시 가장 먼저 식량안보가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대부분 OECD 국가들의 식량자급률은 100%를 상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수산물 자급률은 70%대에 머물며 식량 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필요한 경우 수입해 먹으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인식을 바꿔야 한다. 어업 부분별 지속가능한 적정생산량을 바탕으로 수산식품 자급률을 설정하여 관리해 나가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추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자급률 관리의 전제조건으로는 수급 관련 통계의 정확성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현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작성하고 있는 농수산물 수급관련 데이터베이스인 ‘식품수급표‘를 수산부문만 독자적으로 작성・활용할 수 있도록 독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함께 대전환기를 맞은 수산계의 미래전략 수립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수산업은 인류와 역사를 함께 해 온 생명산업이지만 그동안 경제논리에 밀려 그 중요성이 간과돼 왔다. 어촌도 국민들의 정주 공간이자 힐링 공간이면서 해양영토의 최일선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동안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새 정부 출범에 즈음하여 수산업과 어촌의 미래전략 수립에 정부와 단체, 어업인이 다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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