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계 로비력
수산계 로비력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2.05.03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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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지난 3월 거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권력구조 개편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례 이때가 되면 각계각층에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책결정자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게 됩니다. 해양수산계에서도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 장관후보자 또는 정당으로 줄을 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나라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로비(Lobby)’라 하여 정·관계로 접근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것을 합법적인 활동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전문지식을 가지고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로비스트’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로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정책 결정력을 가진 권력층을 향한 접근활동은 해당 산업계에는 부득불 꼭 해야 할 업무입니다.

우리 해양수산계의 로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통적으로 해운업계의 로비력은 정평이 나 있습니다. 업계의 중지를 모으는 오래된 단체가 있어 체계적이고 주요 인맥관리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모 정치인이 해운업계의 지원을 받아 성공의 발판을 삼았다는 후일담이 유명하기도 합니다. 항만업계도 덩치가 큰 만큼 관리체계가 잘 잡혀있는 것 같습니다.

수산계는 정권 교체기마다 아우성을 치곤합니다. 실제로 해수부의 정책, 인사, 조직 배분을 보면 배려가 부족해 보입니다. 이는 수산계가 세분화되고 산업세가 약한 것도 원인이겠지만 로비력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산업특성상 예산과 인·허가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행정 권력을 견제하며 업계의 이익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명분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전달해야 하나 지금은 제각기 살아나갈 방도를 꾀하는 형국입니다.

수산계 대표단체들을 살펴보아도 수산계 로비력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 보입니다.

가장 큰 조직인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을 수혈 받았고 정부위탁사업도 많이 시행하다보니 큰 목소리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또 수산계 전체 문제보다는 조직 내부 이익에 더 천착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수산산업을 포괄적으로 융복합하겠다며 설립한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가 있지만 태생부터 수협중앙회가 주도하여 그 그늘을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한국수산회가 있습니다. 1965년 설립, 수산단체, 수산회사, 일선수협을 아우르는 수산단체 연합체로 예전에는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 등 업계 대표가 수장을 맡기도 하며 수산계 중지를 모아왔던 곳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는 정부위탁사업이 늘어나며 역사의 무게만큼 수산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 전국수산단체장협의회를 이끌고 있으나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 포함되어 있는 등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현재는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수산현안에 대해 그나마 목소리를 내고는 있습니다만 조직성격상 수산계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중지를 모으지 않고 각자 입장에서 정책 결정자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 다 수산계를 대변한다고 접근하겠지만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따로국밥이라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수산계 주요 단체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은 제대로 된 로비력을 갖추는데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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