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60주년과 수협운동의 대전환
수협 60주년과 수협운동의 대전환
  • 정만화 수협중앙회 전략 담당 부대표
  • 승인 2022.03.28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만화 부대표는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 수산경영학과를 거쳐 부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을 수료했다.1996년부터 수협중앙회 비서실장, 연수원장, 감사실장, 상호금융부장, 기획관리부장, 조합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원장, 중국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만화 부대표는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 수산경영학과를 거쳐 부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을 수료했다.1996년부터 수협중앙회 비서실장, 연수원장, 감사실장, 상호금융부장, 기획관리부장, 조합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원장, 중국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대해양] 오는 41일이면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창립 60주년이 된다. 협동조합은 시장의 과대한 파워와 시장 실패로 인한 국가위기에 대응하는 체제이다.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조합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다. 세계 최초인 로치데일 협동조합(Rochdale Co-operatives)의 결성도 저질 상품과 높은 가격에 맞서기 위함이었다.

수협은 자본주의의 총아인 기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기구도 아니기 때문에 태생의 한계를 지녔다고 자조하는 구성원도 많았다. 관점을 바꾸어 이 둘의 장점을 취해 융합 연결하면 상상 이상의 무한한 성장과 가치증대가 가능하다고 본다. 조직 내부의 자율성은 창의로 이어져 협동조합의 본질을 구현하고 외적규제는 투쟁의 힘으로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수협 60년의 역사는 자율과 처절한 투쟁위에서 쓰였다. 자율이 투쟁이 되고 투쟁이 자율로 되는 건 마치 머리가 꼬리가 되고 꼬리가 머리가 되는 이집트의 신화적 동물인 오우로보로스(ouroboros)와 닮았다. 이는 자기 자신을 희생시키며 삶을 이어가는 영원회귀와 같다. 니체는 과거는 모든 미래의 꼬리를 문다고 했다. 그 뱀의 대가리를 물어뜯듯이 그렇게 물어뜯고 다시 깨어나는 지속의 문화가 수협이었다.

 

자율적 성취와 투쟁의 성과

자랑스러운 자율적 성취는 어촌지도원 양성과 100억 원 자체자금 조성운동이다. 1966년 공채로 입회한 어촌지도원은 협동운동의 진정한 정신을 어촌 구석구석에 심고 어촌사회에 수협의 중요성과 역할을 널리 알린 선구자였다.

1969년부터 시작된 ‘100억 원 자체자금 조성운동은 어민에 대한 수산자금 확대공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풍요로운 어촌사회 구현의 원동력이 되었다. 어민을 위한 수협으로 만들겠다는 직원들의 자율적인 행동은 협동조합의 가치를 증대시켰다.

지칠 줄 모르는 투쟁의 성과는 인수부채 청산과 대한어업협력자금 공여, 유류 직배사업, 수산물 군납, 공적자금 투입, 노량진 수산시장인수, 바다모래 채취 반대 등이다. 수협중앙회는 창립과 동시에 대한수산중앙회 및 각 도 어업조합연합회의 업무를 인수하고 재산을 청산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구 수산단체의 부채는 수협의 대내외적인 이미지와 공신력을 실추시켰다. 수협은 정부에 수산업협동조합의 인수부채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제정을 촉구함으로써 36,600만 원의 과거부채를 정리했다.

한일어업회담도 부산 등지에서 일어난 어민들의 반대 데모로 중단된 바 있다. 12,000만 달러의 어업협력자금은 수산정책의 변화는 물론 한국 수산업의 근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61년부터는 유류직배사업을 위한 범 어민운동을 전개하고 196414일에는 전국어민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였으며, 226일에는 전국 조합장의 어민권익 보장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하여 19651월 수산용 유류직배사업이 실시되었다.

수산물 군납은 왜 수협에서 해야 하는지를 국방부 등 유관 정부부처를 방문하여 역설하였으며, 수협의 주장과 논리에 공감하여 196918일 수협중앙회장과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산물 군납협정을 체결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지원받을 수 있는 공적자금 지원 대상에서 수협이 제외되는 사태가 발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임직원의 결기로 마침내 2001425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여 협동조합 초유의 공적자금 11,581억 원 지원받았다.

노량진수산시장은 2001년 정부의 공기업 자회사 민영화 방침 발표로 공익법인의 성격이 짙은 수협의 인수참여가 정부의 민영화 원칙에 상반되었으나 기업들의 부동산 투기대상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 조성으로 매각조건에 수산물 도매시장 기능을 유지한다는 단서조항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수협은 20011023일 인수자로 최종 확정되었다. 바다모래 채취는 전국 항포구에서 전 어선이 울리는 뱃고동 소리로 중단되었다.

 

대전환 필요한 수협운동

향후의 수협운동은 이제와는 전혀 다른 대전환이 필요하다. 수협의 존재를 확인하는 3가지 구성요소는 어민, 어촌, 어업이다. 이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어민의 고령화와 어촌소멸 그리고 어업자원 감소 등 수협 존립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비대면과 AI, 탄소중립과 ESG CPTPP 등의 글로벌 시각, 해상풍력문제 등 대내외 과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책목표는 식량산업인 수산업을 생존과 직결되는 무기로 인식하여 수산업의 중요성과 수산물의 필요성에 두어야 한다. 향후 수협운동의 방향은 기존의 운동인 자율과 투쟁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는 물론 위험과 공포에 대처하는 용기를 더해야 한다. 내부는 핵심자본인 투명과 공정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답습의 허물을 벗는 고통을 즐겨야 한다. 수협이 죽어야 새로운 수협이 태어난다. 자기만 옳다는 확신은 운동의 문을 닫고 수산의 미래를 가로막는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고칠 수 있지만 확신하는 사람은 고칠 수가 없다고 한다. 더 이상 극복할 게 없다는 것보다 위험한 자만은 없다. 전설의 오우로보로스도 허물을 벗지 못하면 파멸한다. 그땐 우리는 모두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