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수협 - ‘당기순이익 3위’ 탈환
거제수협 - ‘당기순이익 3위’ 탈환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3.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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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선대책 '적중'
거제수협 냉동냉장공장과 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거제수협 냉동냉장공장

[현대해양] 경영개선권고조합으로 지정됐던 거제수협이 지난해 76억 6,3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국 91개 수협 중 여수수협-냉동냉장수협에 이어 당기순이익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2020년 239억 원 적자, 2019년 100억 원 적자를 감안하면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엄준 거제수협 조합장은 “작년에 89억 원(세전) 흑자를 냈고, 수협중앙회가 부여한 목표를 103% 이상 달성해 중앙회에서 지원하는 자금 10억 원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거제수협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거제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불황과 부실대출, 방만경영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조선업이 활기를 띌 때는 몰랐는데 조선업이 침체에 빠지자 부실대출건이 두드러지고 연체율이 높아졌던 것. 덩달아 경제사업의 부실도 도드라졌다.


과감한 구조조정
그러던 조합이 지난해 일취월장(日就月將)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던 데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임직원들의 자구노력이 있었던 것.

엄 조합장은 지난 2019년 3월 취임 직전 “거제수협은 전국 수협의 맏형으로 10여 년 전만해도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우량 조합이었다”며 “거제수협이 자본금 잠식의 위기까지 내몰린 데는 지도자의 도덕성 결여와 경영실패로 인한 이미지 추락, 이에 따른 주 수익원인 예금 이탈 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200억 원 적자 수협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직후 엄 조합장은 “껍질을 깨고 알에서 새 생명이 나오듯 완전하고 새로운 수협으로 탈바꿈할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불요불급(不要不急)의 예산을 통제하고 지역경기와 맞물려 발생되는 연체채권의 정리와 충당금의 회수를 위한 전략팀을 구성하고, 마트사업, 가공사업 등 경제사업의 수익 다변화를 위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해 조속한 시기에 조합이 경영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성적자 사업장 폐쇄
엄 조합장은 예식장, 마트, 위판장 등 일부 적자 사업장을 과감히 폐쇄하고 8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조합장 스스로 칼을 대기도 했다.

엄 조합장은 연봉 중 5,200만 원 가량을 매년 반납하고 있다. 옥포마트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임대사업으로 전환했다. 직영에 따른 만성적자 사업장을 임대료 수익으로 돌린 것이다.

방만경영에 따라 경제사업에서 매년 20억 원 가량 적자가 났고, 적자가 나기 어려운 상호금융 점포 중에도 만성 적자 금융점포가 두 곳이나 있었다. 특히 수산물 가공공장의 경우 설립 이후 줄곧 연 5억 원 적자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는데, 이를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작년에 드디어 1억 3,000만원의 흑자를 낸 것이다.

대출금 연체비율도 엄준 조합장 취임 당시 6%대까지 치솟던 연체비율을 계속 낮춰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2%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방만경영을 막고 적자요인을 없앰으로써 흑자기반 마련했다.

거제수협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수산물 판매 방식도 다양하게 변화시켰다. 거제시 대표 수산물인 대구를 홍보, 판매하기 위해 대면 축제가 아닌 비대면으로 거제대구수산물축제를 개최하고, 공영 홈쇼핑에서 손질한 대구(大口) 밀키트 제품을 직접 판매했다. 당초 홈쇼핑 측에서는 2,000세트도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3차에 걸쳐 1만 세트(3.2kg 들이)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지역 특산품 가격 안정과 어업인 소득 증대에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건멸치 경매를 시작해 거제에서 생산되는 멸치가 거제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었다.

거제수협은 지난해 9월 수협중앙회로부터 포상금을 300만 원을 받았다. 수협공제보험 가입 캠페인 우수 조합에 주어지는 포상금이다. 거제수협은 이 포상금 전액을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기부하며 선행을 실천했다.

엄준 조합장이 홈쇼핑에 출연하고 있다.
엄준 조합장이 홈쇼핑에 출연하고 있다.

 

수협 효시, 거제수협
11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제수협은 대한민국 수협의 효시로 잘 알려져 있다. 긴 역사만큼 수협중앙회장도 3명이나 배출했다.

1908년에 설립되었던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과 거제한산모곽전조합이 모태이며, 1972년 거제군어업협동조합으로 합병된 뒤 1989년 4월 1일 지금의 거제수산업협동조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거제수협에는 75개 어촌계, 3,800여 명의 조합원이 있으며, 15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12개의 상호금융 점포와 5개의 위판장, 9개 급유소, 1개 마트, 활어유통센터, 수산물 가공공장, 3개 냉동창고를 갖추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대형선망, 대형기선저인망어선 등 큰 어선이 접안, 상장할 수 있는 위판장이 없어 대단위 물량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 엄 조합장은 “선망, 저인망 등 큰 배를 처리할 수 있는 위판장이 없어 큰 배가 안 들어온다”며 “위판고 500억 이상 올라가야 적기시정조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될 때 돈 되는 바다를 만들어 놨어야 했는데, 조선업이 잘 될 때는 상호금융이 잘 되니 위판에 크게 신경 안 썼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제사업 역시 녹록치 않다. 연안어장 황폐화와 자원 감소로 위판액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 그 외에 환경오염과 바다 생태계 변화, 수산자원 고갈도 문제로 대두된다. 뿐만 아니라 어업인들의 고령화와 탈어촌 현상과 호망, 자망 등 업종 간 지역 간 분쟁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엄준 조합장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선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생산하고있는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엄준 조합장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선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생산하고있는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합장 취임 4년차, 4대 수협 위상 재현
이런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항상 가까이에서 어업인과 고락을 함께하며 어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것이 거제수협 임직원의 각오다.

특히 상부상조와 인적 결합체에 바탕을 둔 협동조합의 정체성 회복, 생산 주체인 어업인의 푸른 미래 창조를 위해 다각적으로 생산, 가공, 유통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한 미래 지향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어업인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복지수협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어업인과 조합원 그리고 지역주민 가장 가까이에서 동고동락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25만 거제시민과 지역의 힘이 되는 조합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다행히 지역경기도 살아날 전망이다. 조선업 경기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엄 조합장은 “조선업 경기 부활 첫해 임직원들과 조합원, 그리고 거제수협을 믿고 사랑해주시는 고객들과 마음을 모아 올해도 큰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엄 조합장 취임 4년차를 맞는 거제수협은 전국 4대 조합에 걸맞는 위상을 재현하는 데 전 직원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거제수협 올해 목표는 흑자경영을 이어가는 것이다.

올해 흑자 달성 목표치는 40억 원이다. 거제수협은 2022년도 슬로건으로 ‘힘모아 마음모아 다시 뛰는 거제수협, 더 변화하자 더 새롭게 2022년’으로 정하고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거제수협 성포위판장 경매. 협소한 성포위판장을 대체하기 위해 이 위판장 옆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새 위판장을 건립하고 있다.
거제수협 성포위판장 경매. 협소한 성포위판장을 대체하기 위해 이 위판장 옆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새 위판장을 건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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