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리를 아십니까?
백미리를 아십니까?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2.03.02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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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어촌 소멸 위기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화성 백미리의 성공사례가 눈에 띄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백미리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인구 320명, 어촌계원 수 120명의 작은 어촌입니다. 수도권 내에 있다고는 하나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상업시설도 없어 주민들 대다수는 농어업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의 변화는 지난 2008년 새로 선출된 젊은 어촌계장이 어촌체험마을 사업을 유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갯벌체험과 망둥어 낚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는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남달랐습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고 삼성생명 등 기업 200 여 곳과 자매결연을 맺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농림부, 문체부, 경기도의 농어촌관광 사업을 적극 유치하여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농어촌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백미리는 해양수산부 자율관리어업 공동체 육성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이 사업으로 건립한 수산물 가공공장은 마을에서 설립한 영어조합법인에서 운영하며 HACCP 시설을 갖추고 꽃게장과 새우장 등을 생산해 연 25억 원의 매출과 2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귀어귀촌인 유치에도 과감했습니다. 마을에 거주한 지 1년만 지나면 어촌계원이 되도록 어촌계 진입장벽을 낮추었고 지난해에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경영이양직불제를 도입, 14명의 젊은 귀어인을 한꺼번에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백미리 전체 어업인 중 30%가 귀어인인 젊은 어촌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백미리는 어업생산에도 적극적입니다. 바지락, 낙지, 김을 주로 생산하여 고소득을 올리면서도 남해안에서 성행하는 새꼬막 양식에 5년 전부터 도전했습니다. 몇 년간 시행착오를 겪다 지난 겨울에 총 500톤을 생산, 30여 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관광, 어업, 가공 사업들을 종합해 마을 공동수익은 연 25억 원에 달하고 주민 개인 소득은 평균 6~7천만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1월 백미리는 2019년 선정된 어촌뉴딜사업을 타 어느지역보다 조속히 마무리 짓고 준공하여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백미리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사업을 유치하고 사업의 목적에 맞게 훌륭하게 운영하는 힘을 갖추고 있습니다.

백미리의 이러한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어촌계장을 18년 째 맡고 있는 김호연 씨(58세)는 수산업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사업운용 능력이 탁월합니다. 무엇보다 투명하게 관리되는 마을사업 운영체계를 만들었다는 것을 높이 살만합니다. 어촌계장의 리더쉽 못지않게 참여하고 따라주는 주민들도 백미리 성공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 숙달된 운영진들과 우수한 사업관리 시스템도 훌륭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의 적절한 정책사업의 유치지원도 큰 몫을 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백미리 사례를 홍보용으로만 이용하지 말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어촌소멸 대응에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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