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위축되는 수산거래 정상화에 초점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위축되는 수산거래 정상화에 초점
  • 글_정상원 기자, 사진_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3.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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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경쟁력 확보하겠다”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현대해양] 지난 1월 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에 문영표 전 롯데마트 대표가 임명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17대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취임사를 통해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 속에서 지속 발전 가능한 공사와 도매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공사 임직원과 함께 도매시장을 ‘미래 유통환경을 선도하는 시장’, ‘공감과 신뢰 회복으로 상생하는 시장’,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친절한 시장’, 그래서 ‘언제나 오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어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통과 협력,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조정자 역할로 현안사업을 해결해 온 그는 취임사를 통해 ‘현장에서의 소통’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문 사장을 <현대해양>이 만나봤다.

 

공사 사장으로 취임한지 2개월이 됐다. 취임 이후 어떻게 지냈나?

생동감이 넘치고 매일 우리의 새벽을 여는, 뜨거운 삶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도매시장에 오게 되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도매시장 현장을 돌아보고 가급적이면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70여 분의 유통인 단체장을 만났고 주 1회 야간 현장 방문을 하면서 현장에서 유통인분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현장 속 한편에는 그분들 삶의 애환이 들어 있었고, 또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과 과제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의견들은 제가 앞으로 공사 사장을 수행하는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의 출발과 중심은 현장에서부터’라는 예전부터 갖고 있던 제 소신대로 앞으로도 한분의 이야기라도 빠짐없이 더 듣기 위해 현장에 갈 생각이며,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서로를 신뢰하는 원팀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취임사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취급하는 부류, 영업 규모 및 형태 등에 따라 각자의 처한 입장과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우리 모두는 도매시장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며, 외부의 거센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합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 최고, 최대의 도매시장으로서 농수산물 도매 유통의 허브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 유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도매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도매시장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며, 향후 도매시장이 가야할 방향과 비전에 대해 공유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소통이란 말의 라틴어 ‘communicare’의 어원은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정책이 왜 필요한 것인지, 그로 인해 어떤 편익이 생기며 그것이 공동의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충분히 공유하고 인식해야만 적정한 합의점과 대안을 찾을 수 있으며, 이해와 양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제 임기 동안 공사에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공기와 물처럼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문영표 사장은 취임식에서 현장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도매인제 도입과 관련 도매시장 내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공영도매시장이 성장, 발전하고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현재의 경매제와 이를 운영하는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이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매제 중심의 거래제도만으로는 급변하는 유통시장 환경에 대응하여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고 미래를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전국 농산물 생산량은 매년 0.1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락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과일부류의 경우, 3.9% 감소 추세이며, 채소부류의 경우, 1.7% 감소 추세를 보 였습니다. 수산부류 역시 1995년 20만 톤 대비 현재 9만 톤의 거래물량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매시장이 활성화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기대에 부합하여 고객이 다시 찾는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 물류 체계를 혁신해 효율화하고 저온·저장시설, 소분 가공시설을 확충해야 합니다. 또한 도매시장에서 다양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거래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출하자와 구매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도매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산 부류는 유통 구조와 상품의 특성을 고려한 거래구조의 다양화와 시설 확충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다만 거래제도와 관련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므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 이해관계자 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중재할 수 있는 공사의 조정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매시장 경쟁력 확보와 활성화’라는 대명제 속에서 합리적 대안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수산물 상장예외 품목 지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매시장에서는 도매시장법인을 통한 상장거래가 원칙이나 연간 반입비율이 3% 미만이거나 중도매인이 소수인 품목, 개설자가 상장거래에 의해 농수산물 매입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사에서는 수산부류 유통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 상정, 심의를 거쳐 개설자(서울시)가 상장예외품목을 지정하였으나 이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여 갈등이 심화되고 일부에서는 이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상장예외품목을 지정하는 것은 상장거래를 보완하여 도매시장이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거래제도와 실제 거래와의 간격을 줄여 유통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지정 요건이 모호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상장예외 품목 도입의 입법 취지를 반영해 허가 조건을 보다 명확히 구체화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수산 부류의 거래실태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해서 개선점을 찾아야 합니다. 

공사에서는 앞으로도 법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거래 품목을 지정하고 사전에 이해관계가 조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근본적으로 모호한 법 개정을 바탕으로 갈등의 소지를 해소하고 이해당사자 간 소통, 중재하는 공사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현대화사업의 추진 방향과 특히 새롭게 건립되는 수산동의 특징이 궁금하다

새로 건립되는 수산동에 대해 설명하는 문영표 사장
새로 건립되는 수산동에 대해 설명하는 문영표 사장

가락시장은 최대, 최초의 공영 도매시장으로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의 선도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개장 후 37년이 경과되면서 시설이 노후화되어 안전 및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초 설계용량인 1일 4,680톤을 약 1.6배가 넘는 7,600여 톤이 반입되면서 거래물량이 포화되고, 냉장 냉동 창고, 정온 경매장 등 저온 저장시설 등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은 총사업비 9,853억 원, 부지면적 54만㎡에 연면적 51만㎡ 규모로 가락시장을 효율적인 물류시스템과 친환경 시설을 갖춘 도매시장으로 바꾸기 위한 재건축 사업입니다. 시설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것 못지 않게 제가 끊임 없이 고민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그릇안에 무엇을 담을 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외부 환경에 대응해 도매시장 물류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다양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해 도매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중 수산동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수산 거래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수산부류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제한된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입체적 시설로 건설하여 공간 활용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또한 수산물 소비 패턴 변화 및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콜드체인 기반의 원물 수산물을 소분, 가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저온 창고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경매장, 중도매인 점포에 온도를 관리하는 ‘정온(定溫)시설’ 등을 도입해 쾌적하고 효율적인 유통환경을 만들 예정입니다.

 

수입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데···

공사는 식품의 안전성 검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최초 지정받았으며, 2020년에는 ‘안전성 검정기관’으로 추가 지정되어 무기성분, 유해물질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영국 식품환경연구청(FERA)에서 주관한 '잔류농약 국제 분석능력 평가‘에서는 모든 부문의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수입수산물은 통관단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안전성 검사기관이 현장검사와 정밀검사를 실시해 부적합수산물을 걸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품의 안전성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공사에서는 시장 내 반입되는 수입수산물에 대하여는 방사능 간이검사를 실시하여 검사실적을 가락시장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송파구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원산지표시 단속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사에서는 수입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표시,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하여 시민의 기본권인 ‘먹을거리 안전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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