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54. 독수리
청봉의 새이야기 54. 독수리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2.02.17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평도에서 만난 독수리들
장산탐조대에서 내다본 임진강과 초평도
장산탐조대에서 내다본 임진강과 초평도

[현대해양] 임인년 이른 아침, 파주시 장산성 탐조대에 도착했다.

무척 추운 날씨였다. 영하 16℃에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체감기온은 영하 20℃로 느껴졌다.

새해 아침, 자연과 새들의 삶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새해 ‘새’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장산성 탐조대에서 큰 소리로 외쳐보았다.

70년 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은 임진강과 초평도의 자연 풍광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가을 추수가 끝난 임진강 주변의 땅에는 모래톱이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수심을 유지하고 있는 임진강은 언제라도 새 생명을 잉태할 수 있을 생동감을 느끼게 하였다.

임진강과 초평도를 배경으로 하늘 높이 날아오른 한 쌍의 독수리들이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 겨울철에 한반도를 찾아오는 독수리(학명 : Aegypius monachus, 영명 : Cinereous Vulture)들은 몸길이가 112cm, 날개의 폭이 3.0m, 체중이 14kg인 대형 맹금류이다. 독수리들은 맹금류 중 다른 수리(Eagle)와는 달리 스스로 먹이사냥을 하지 않고 동물들의 사체를 뜯어먹는다. 독수리들은 스페인에서 티베트, 몽골까지 넓은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에는 2~3세 이하의 어린 독수리들이 먹이 다툼에서 밀려 중국 남부지역이나 한반도로 남하하여 월동한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독수리는 약 2만여 마리로 그중 한반도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는 약 2천여 마리 정도이다.

한탄강 상공을 비행하는 독수리
한탄강 상공을 비행하는 독수리

한반도를 찾아온 독수리들은 시베리아 및 몽골 등 지역의 혹독한 추위 속 힘센 독수리들과의 먹이 다툼에서 밀린 어린 개체들이다. 한반도에는 11월~2월 사이에 해안선과 하천을 따라 1천여 km를 남쪽으로 이동하여 월동한다.

1960~1970년대에는 겨울철에 낙동강, 한강 하구 등 지역에서 독수리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의 매립과 개발로 서식지가 파손되어 줄어들었고, 농약 및 플라스틱 피해 등 생태환경이 악화되어 독수리들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수리를 천연기념물 제243-1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고,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야생동식물II급으로 선정되어 보호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